안양지역얘기/담론

[이명훈]재래시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안양똑딱이 2016. 6. 30. 14:25
[이명훈]재래시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2005/05/14 석수시장프로젝트 총감독]

 

안양 석수동에 위치한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supplement space stone & water)는 ‘생활 속의 예술’을 표방하고 2002년 6월에 설립되었다. '보충대리(supplement)'란 '부족' 혹은 '결핍'을 '보충'하고 '대리'한다는 개념으로 스톤앤워터는 지금까지 생활 혹은 일상과 멀어진 예술을 다시 생활 속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서울 중심의 문화로부터 지역(변방 곳곳의)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기획행사들을 펼쳐왔다.

석수시장 프로젝트는 “예술의 지역성, 일상성, 공공성의 결합”이라는 2005년 스톤앤워터의 아젠다가 반영된 프로젝트 예술로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고 동시에 공공-지역문화를 활성화한다는 사회적 아젠다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상생과 관용의 가치를 가지는 문화적 담론과 대안이 무한경쟁, 실리추구 라는 경제적인 그것에 밀려 공동체적 미덕이 차츰 상실해 가고 있는 시대에 재래시장의 침체문제는 서민경제의 몰락이라는 문제의식에 앞서 근본적으로 전통문화와 지역문화, 서민문화를 담지하고 있는 소지역의 열린 문화공간의 상실이라는 관점에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거대 자본, 다국적 기업에 의해 지역에 앞 다투어 건립되는 대규모 할인마트와 백화점은 재래시장의 몰락과 깊은 연관이 있듯이 오늘날 우리의 정신, 문화 역시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재래시장에 점포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 석수시장 프로젝트는 이런 문 닫은 빈 점포를 문화예술의 컨텐츠/프로그램으로 (재)오픈하자는 대안적 성격의 프로젝트이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앞으로 재래시장은 물론 재래문화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실험의 장으로써, 예술가들의 아이디어 창고로써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다양한 아이디어 교류의 계기가 되어 지역민과 예술가들이 협력하는 지역단위의 새로운 문화프로그램과 공공예술의 새로운 이해와 접근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2005-05-14 0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