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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공공디자인 열풍, 정부와 지자체에 거세다

안양똑딱이 2016. 6. 3. 17:25
[최병렬]공공디자인 열풍, 정부와 지자체에 거세다

[2007/05/07 오마이뉴스]


 

공공디자인 열풍, 정부와 지자체에 거세다
시민을 중심에 두고 있는 지 새삼 확인하는 정책 요구된다

최근 공공디자인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면서 신문.방송 등 각 언론에는 공공디자인이 화두로 떠올라 공공디자인과 공공미술 특집과 컬럼, 국내외 사례들이 등이 연일 보도되고 정부와 각 자치단체들도 공공디자인 법안과 조례 제정 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변화와 움직임은 도시와 조화롭고 아름다운 건축물, 걷고 싶은 특색 있는 거리, 도시공동체의 삶을 담을 수 있는 공원, 역사, 문화 환경과 공존하는 도시, 지역주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도시경관의 형성이 도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디자인을 통한 도시경관 개선 효과는 거주자의 삶의 질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일상의 생활시설들이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단순히 시각적 효과의 개선에 머물지 않고 경제적 효과 및 미래지향적 도시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란 기대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 공공디자인은 비전문가인 공무원이 즉흥적으로 디자인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고 디자이너가 참여할 시스템도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거의 무관심의 영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나 이제 공공의 공간을 공공디자인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문화관광부는 지난 2005년 공공디자인 업무 전담의 공간문화팀을 발족시키고, 서울시는 2006년 도시디자인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으며, 경기도는 전담팀을 만들었고 안양시는 2007년 1월 공공예술재단을 출범해 도시 얼굴을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서울시는 수도답게 공공디자인 개혁 실험에 나서 시장 직속에 디자인총괄본부를 지난 1일 발족하고 국내에 공공디자인 화두를 던진 서울대 권영걸 교수를 본부장(부시장급)으로 영입하여 공공디자인을 통한 전면적인 도시 개조에 나섰다.

경기도 또한 공공디자인 도입에 나서 최근 정책기획심의관실에 공공디자인팀을 신설하고 공공디자인 종합계획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며 지난 3일에는 국회 공공디자인문화포럼 회원을 대거 초청하여 세미나'를 통해 경기도가 공공디자인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광주시도 공공디자인 조례 제정과 '문화수도 광주 디자인도시'를 선언할 계획이며 대구시는 지난해 말 야간경관, 색채, 건축 등 7개 경관의 기본틀을 짤 도시경관자문위원회를 출범하고 부산시도 공공디자인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초지자체도 마찬가지로 김해시는 2000년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하고 성남시의 통합가로환경 구축, 목포시의 해안선 야간경관조명 디자인 개발과 함께 구미. 김천. 구리시는 공공디자인 태스크포스팀 구성과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자그만한 영월군도 공공디자인 거리 및 공공시설물 디자인 개선사업 시범도시로 선정되는 등 전국으로 확산중이다.

특히 기초단체중 공공디자인 사업을 경쟁적으로 가장 앞선 도시는 안양시와 파주시다.

안양시는 2002년 아트시티 사업을 시작으로 2005년 공공예술프로젝트(APAP 2005)를 통해 안양유원지를 예술공원으로 변모시켜 주목받고 이어 도심 광고물의 재정비와 공공예술재단을 통해 도심 가로환경을 바꾸는 APAP 2007을 추진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파주시는 '깨끗한 파주 만들기, 공공디자인 운동' 슬로건 아래 시의 도시 경관 일체를 공공디자인 사업을 통해 시각적으로 새롭게 꾸민다는 계획아래 지난 4월30일 홍익대학교와 '도시 시각물 디자인 개발 및 적용 사업'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나섰다.

국회 공공디자인문화포럼의 박찬숙 국회의원은 "공공디자인은 도시경쟁력과 국가브랜드를 강화하는 매개체로 고유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 궁극적으로는 공공디자인을 통해서 지자체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새롭게 눈 떠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입법 과정에서 부처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드러나며 산업자원부 '디자인산업진흥법' 개정과 문화관광부 주도의 '공공디자인법' 제정이 동시에 추진되고 두 법안 내용이 거의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하고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공공디자인, 공공미술(공공예술)이 도시 얼굴을 바꾸고 삶의 질을 높일 중요한 열쇠로 마치 열풍처럼 번지고 관심이 커지고 있으나 시민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관 주도 사업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민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큰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는 제도적 장치와 정책이 정비되어야 하지만 법령과 행정적 지시에 의해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정책제시가 필요하며 시민은 도시경관의 공익성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인 참여와 의식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도시는 채우기보다 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시의 비워진 공간은 기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활동으로 채워진다"는 서울시 부시장급 디자인총괄본부장에 임명된 권영걸 교수(서울대)의 말이 귀에 들어온다.

특히 "관이 주도해서 규제 일변도로 하는 게 아니라 간판주나 점주 등 시민사회가 자율적으로 중심이 돼서 디자인에 변화가 일어나고 시는 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방법론에서 '민간 자율'을 강조한 그의 말은 타산지석으로 삼을만 하다.

2007-05-07 18:5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