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명소/동네맛집

안양6동 두꺼비집의 부대찌게

안양똑딱이 2016. 5. 5. 17:16
[맛기행]안양6동 두꺼비집의 부대찌게


음식이야기/김치와 햄·소시지는 ‘찰떡궁합’
안양6동의 두꺼비식당의 부대찌게

서양 음식은 그 재료가 가공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전문적인 조리기술 없이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음식은 그렇지가 않다. 아파트생활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는 하지만 한 가족을 단위로 각기 자신들의 취향이나 형편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 먹는 습관만큼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재료가 주·부식 모두 가공하지 않은 생것이 대부분이고 조리법과 상차림까지 가족들의 몫이다. 심지어 음식에 들어가는 기본 간과 양념까지도 직접 만들어 저장해놓고 사용한다. 그래서 주부들의 솜씨와 집안에 전래해오는 관습에 따라 그 집의 맛이 정해진다.

따라서 어느 집이나 자신들의 고유한 맛이 따로 있게 마련이다. “장맛이 음식맛”이라거나 그 집의 음식맛으로 여인네들의 덕목을 가늠하는 기준을 삼아온 것도 이같은 음식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특성은 우리 음식문화의 가장 독창적인 자랑거리가 되기도 한다. 더욱이 눈썰미가 뛰어나고 맛에 대한 감각을 타고난 주부들은 그 재주를 한껏 발휘할 수 있었다. 그들의 손길은 단풍이 노랗게 든 콩잎이나 생선을 다듬고 난 부산물까지도 간과 양념을 자유자재로 조율해가며 별미로 둔갑시켜 버리는 것이 없었다. 또 이들은 맛의 대모(代母)격으로 마을의 큰 잔치나 특별한 상차림에 불려다니며 마을과 고장의 음식문화를 꽃피운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부대찌개의 원조집인 의정부의 ‘오뎅식당’ 허기숙(65)씨는 6·25전쟁 이후 어렵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짜투리 먹을거리들을 모아 우리 양념과 김치, 신선한 야채들을 넣고 누구든 감탄하고 남을 별미 찌개로 탈바꿈해놓은 의정부 부대찌개의 ‘대모’다.

당시만 해도 햄과 소시지, 베이컨 등 아직 우리 입에 낯선 서양 음식을 잘 익은 김치와 야채를 결합시켜 한국의 별미식으로까지 뿌리내려 놓았다. 전쟁을 겪은 중노년 세대들에게는 향수어린 음식으로, 젊은 세대들에게는 별미찌개로 환영받는다. 의정부시는 허씨의 음식점을 비롯해 골목 안 10여곳의 부대찌개집들을 한데 묶어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관광지구로 지정해 갖가지 홍보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모인 고객들로 테이블을 일일이 기억해내지 못할 정도로 비좁고, 주는 대로 돈을 받다 보면 “앞에서 냈으려니, 뒤에서 내려니” 하고 그냥 먹고 가는 고객들이 한두 가족이 아니라고 한다.

허씨는 당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짜투리 음식들 중에서 소시지와 햄 등을 골라 고춧가루와 야채를 넣고 볶아 술안주로 내고, 나머지는 꿀꿀이죽(부대고기잡탕)을 끓여 식사로 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국물을 넉넉히 붓고 야채와 감치를 넣고 고추장양념을 해 찌개를 끓여냈더니 고객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찌개는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잘 나갔고, 마땅한 이름이 없어 부대고기로 끓인 찌개라는 의미로 “부대찌개”라고 자연스럽게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당면과 흰떡, 라면사리가 들어가는 등 내용은 다소 바뀌었지만 기본이 되는 소시지와 햄, 베이컨, 통조림콩, 마카로니 등은 그대로이다. 잘 익은 김치와 고추장 속으로 녹아들며 한없이 부드럽고 달콤하게 감치는 맛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경지를 자아내고 있다.


이름난 부대찌개집들
1, 안양6동 두꺼비식당 - 구 안양시청을 비롯 관공서가 주위에 있던 관계로 점심시간이면 자리가 없을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던 집으로 허스름한 건물이 지금은 넓은 주차장과 함께 번듯한 집으로 바뀌었다. 안양에서는 내력이 오랜 부대찌개이다. 찌개 속에 라면사리를 추가로 내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맛과 함께 라면사리를 건져 먹는 맛이 특히 별미다.
안양6동 만안로변 상공회의소 근처로 근처 골목안에 자리잡고 있다.

2003-05-31 14:2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