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 박달동 더푼물 주막집의 추억 주막거리에는 주막이 있어야 하는데...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하여간 주막이라기보다는 구멍가게 같은 가게가 있었는데 그 주인이 문산댁이었다.가게의 벽 쪽 바닥에 항아리가 묻혀있었고 그 항아리에는 더푼물 술도가에서 만들어 내려보낸 막걸리가 들어 있었는데 아버지를 비롯한 술꾼들이 열린 가겟문 앞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한잔씩 마시고 고린내 나는 곤단걀을 하나씩 깨먹으며 퇴퇴 병아리 털을 뱉고 일어나 나가면 행주로 대충 훔치고 그 행주를 빤 개숫물을 먼지가 폴폴 날리는 신작로에 냅다 뿌렸다. 그러면 힘들게 벌 쪽에서 올라온 버스가 다시 뽀얀 먼지를 날리며 지나서 서씨네 집 앞 굵은 플라타나스 나무 밑에 엄마와 함께 몇 사람을 내려주고는 다시 폴폴 먼지 날리며 더푼물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