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뉴스/안양

[20250216]FC안양 K리그1 첫경기, 디펜딩 챔피언 울산에 승리

안양똑딱이 2025. 2. 17. 12:29

 

프로축구 K리그1 승격팀 FC 안양이 1부 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무너뜨린 대이변으로  2025 시즌을 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안양은 1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울산과의 원정 개막전에서 1 대 0으로 이겼다. 후반 추가 시간 터진 모따의 극적인 결승골로 웃었다. 울산의 뜨거운 막판 공세 중 왼쪽 측면에서 높이 올라온 안양 야고의 크로스를 모따가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까지 천안시티 FC에서 뛰다 이번 시즌 승격한 안양의 최전방에 선 모따는 자신의 장기인 헤더로 팀 창단 후 첫 K리그1 승리의 결승골 주인공이 됐다.

 

안양은 경기 내내 밀렸지만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안양은 야고의 왼발 크로스를 모따가 헤딩으로 마무리해 파란을 완성했다. 울산문수경기장에 모인 1만8718명을 열광시킨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안양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뻐했다. 승격팀으로 창단 이후 첫 K리그1 경기에 나선 안양이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강력한 우승 후보 울산을 잡은 순간이었다.

 

2013년 창단 뒤 첫 1부 리그 승리다. 안양은 지난해 K리그2에서 우승하며 올해 처음으로 K리그1에 올라왔는데 첫 경기부터 거함을 잡았다. 구단 역사에 남을 경기였다. FC 서울은 안양을 연고지로 쓰다가 2004년 서울로 옮겼다. 이후 축구팀이 없던 안양은 2013년 시민 구단으로 창단해 2부 리그로 참여했다. 12년 만에 1부 리그 첫 승점과 승리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단 첫 승격을 이룬 안양이 리그 4연패를 목표로 하는 강팀 울산을 꺾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안양은 울산전 점유율 32%-68%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도 후반 추가시간 역습에 이은 모따의 헤딩 골 한 방으로 울산을 쓰러뜨렸다.  안양 선수들은 넘어지면서도 공을 놓치지 않으려 했고, 울산 선수들을 거칠게 상대하며 물고 늘어졌다. 끈질긴 수비로 상대를 괴롭히는 ‘좀비 축구’ 색깔이 확연히 드러났다. 

 

객관적인 전력상 절대 열세로 평가받는 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경기장 환경적인 부분과 상위 리그의 높은 강도, 빠른 템포에 대비하는 데 신경 썼다”며 “상대가 강하다고 물러설 계획은 없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유병훈 감독은 안양의 창단 첫 K리그1 승격 직후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높은 무대에서 질 수도 있지만, 계속 쓰러져 있을 수는 없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버티고 일어서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넘어져도 끈질기게 일어나는 '좀비'가 되겠다"며 1부 무대에서의 축구 컨셉을 한 단어로 정리했다. K리그2에 비해 경기 주도권을 잡는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의도적으로 라인을 내리기보다는 전방 압박으로 시작해 전체적으로 끈적한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다.

 

유병훈 감독은 결국 첫 경기부터 팬들에게 한 약속을 제대로 지켰다. '좀비 군단' 안양이 개막전부터 디펜딩 챔피언을 잡으며 다른 상대들에 공포심을 심어줬다.

 

FC안양 구단주인 최대호 시장은 울산문수구장 현장에서 FC안양 팬들과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최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우리는 함께, 우리는 안양! 문수구장을 뒤흔든 '안양폭도맹진가'. 그 함성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다. 11년의 기다림, 그 간절함과 투혼이 만든 뜨거운 외침"이라고 했다.

이어 "서포터즈 RED와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그 열정은 선수들의 심장을 더욱 뜨겁게 뛰게 했다. 모따의 역사적인 결승골! 공이 골망을 가르는 순간, 모두가 숨을 멈췄고, 그 순간부터 문수구장은 안양의 것이 되었다"며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최 시장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1-0으로 제압. 누군가는 '대이변'이라 했지만, 우리는 실력으로 증명했다. K리그1 첫 경기, 첫 승. 역사는 새롭게 기록되었다"며 "이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낸 선수들, 치열한 전술 싸움을 이끈 코치진, 그리고 오직 안양을 위해 목이 터져라 외친 여러분. 이 승리는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더 강하게, 더 뜨겁게, 더 높이 올라갑니다! 우리는 흔들리지 않습니다.우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함께 가자, 끝까지! 우리는 FC안양!"이라고 했다.

 

한편 안양의 다음 일정은 더 흥미진진하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원정 2라운드에서 FC서울을 만난다. 안양과 서울의 사상 첫 맞대결은 K리그에서 가장 스토리가 풍성한 ‘연고이전 더비’다. 

안양이 2013년 창단한 이유가 바로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가 2004년 서울로 떠나 안양 연고 축구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유병훈 안양 감독은 서울을 저격이라도 하듯 시즌 각오를 말하면서 "2004년 2월 2일 안양 LG가 서울로 연고 이전하며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이에 김기동 서울 감독이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연고 이전이 아닌 연고 복귀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안양 주장 이창용은 지난해 K리그2 우승 후 인터뷰에서 새 시즌 서울과 만나게 되는 소감을 묻자 “안양에 선수가 새로 입단하면 구단 역사가 담긴 영상을 보여준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담겨 있는 그 영상을 보면 마음이 이상해진다”고 했다. 안양 소속 선수라면 서울에 대한 감정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는 걸 설명한 것이다. 

유병훈 감독 역시 “서울을 상대로 경기하는 건 안양 팬의 염원이었다. 홈에서 최소 한 경기는 잡아서 팬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