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성명

[20240131]무차별 나무 벌목 규탄 및 지속가능한 하천관리 촉구

안양똑딱이 2024. 2. 3. 14:37

안양천과 삼성천 생태계를 훼손하는 무차별 나무 벌목 규탄 및 지속가능한 하천관리 촉구 성명서

 

1999년부터 꾸준히 벌여온 안양천 살리기 운동의 결실로 생명이 사라진 안양천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겨울에는 수천 마리 가까운 철새가 날아들고 흰목물떼새, 물총새, 백로, 원앙이 살아가는 하천으로 변모하였다.

전국 최악의 오염하천으로 악명 높았던 안양천에 과연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천변의 주차장과 도로들, 콘크리트 옹벽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갯버들, 물억새, 고마리, 창포가 자라는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자는 하나 된 민·관 협력의 결과였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하천관리 방식은 홍수 시 범람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방을 높이고, 하천의 통수단면을 넓히고, 반복적으로 준설공사를 하고, 사행하천을 직강화하는 치수개념의 배수로 역할이 하천의 가장 주된 기능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환경선진국의 생태적 하천관리 기법인 자연형하천복원의 개념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 안양시가 1999년부터 안양천 둔치의 콘크리트를 걷어내 수변식생으로 복원하고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하여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자연형하천으로 거듭나게 했다. 안양천을 다시 살린 공로를 인정받아 2009안양시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SBS 물환경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2019년 안양시가 홍수 예방 목적으로 학의천 나무를 베어낼 때 환경단체와 전문가와 함께 학의천 전 구간을 걸으며 베어낼 나무를 정하는데 협의하는 등 무차별적인 벌목을 방지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그러나 이번에 안양시는 지역 환경단체나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하천 통수면적을 확보해서 홍수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갯버들과 수변 나무, 제방 사면의 나무들까지 잘라버렸다. 하천의 치수기능만 고려하고 환경기능은 깡그리 무시한 독단적 행위이다.

 

2022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의 시설물이 파손되고 갈대와 물억새가 물에 쓸려가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를 입었고, 안양시는 수문 관리에 소홀하여 일부 지역에 물이 범람하여 재산상의 큰 피해를 입었다. 이 때 발생한 안양시민의 재산피해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

이를 복구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둔치와 제방의 키 큰 나무, 키 작은 나무는 대부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알록달록한 원예종으로 하천 생태계와 결이 맞지 않은 것으로 둔치를 채웠다. 하천 수변식생과 나무에 의지해 터전으로 살고 있는 곤충과 새들은 갈 곳이 없어 작년 안양천 모니터링 시 곤충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반면 하천의 시설물은 재빠르게 원상복구를 하고, 하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혀 이수 기능을 강화했다. 안양시는 하천의 3대 기능 중 환경기능은 무시하고 치수와 이수기능에만 집중하여 하천 관리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월 초 학의천 상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 배설물 흔적을 발견했다. 수달의 활동영역거리가 평균 10km임을 감안하면 학의천을 거쳐 안양천 본류까지 충분히 올 수 있는 거리다. 안양시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인공 꽃밭 확장을 중단하고 물억새, 갈대 등 수변식물로 식재하여 야생동물 이동통로와 쉴 곳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하천의 준설과 자생수목의 벌목을 모두 반대하지 않는다. 도시의 하천이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수변 나무 및 수변 식생 제거 시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 주기적인 하천 준설이나 벌목이 홍수 방지, 재해 예방 등 하천관리의 지속 가능한 답이 될 수 없다. 안양시는 남은 나무를 보존하고 둔치를 갈아엎고 꽃밭을 만드는 사업을 중단한 후, 환경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생물다양성과 경관을 고려한 하천관리 정책을 펼칠 것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안양시장은 안양천과 삼성천의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훼손한 무차별적인 나무 벌목을 사과하고 원상복구하라!

 

둘째, 안양시는 기후위기시대에 걸맞는 지속적이고 생태친화적인 하천 관리 방안을 수립하라!

 

셋째, 안양시는 안양천에 각종 인공구조물, 꽃밭 등 지속가능하지 않는 시설 확장을 중단하라!

 

2024. 1. 31.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