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김영희]안양방송사 소송을 전개하기까지

안양똑딱이 2016. 5. 3. 16:47
[김영희]안양방송사 소송을 전개하기까지

안양YWCA회장


 

<안양방송불공정행위시정을 위한 상임대표, 안양YWCA회장>지난 7월말 소비자고발센터로 들어온 시민들의 민원으로 시작된 안양방송의 문제가 결국 소송으로 결론지어졌다. 안양지역 유일의 방송사로서 지역문화를 창출하고 시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왔던 안양방송이기에 시청자로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이 제살에 흠집을 내는것같아 소송 진행까지 시민단체들은 짧은 기간동안 참으로 많은 심사숙고를 하고 신중에 신중을 더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YWCA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안양방송사가 9월11일 발표한 대시민사과와 재계약 이행약속을 환영하면서, 지역언론이자 기업으로서 안양방송이 현재 팽배해있는 시청자불만을 해소하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자 했다. 그러나 7,8월요금 환급이외의 재계약실시 및 의무형 안내에 관한 사항은 거의 이행되지 않았고 2달이 경과한뒤, 재계약 미실시로 인한 9, 10월분의 환급을 다시 요구하게 된 것이다. 당시에 안양방송에서 보다 성실한 대화 및 설득의 자세를 가졌더라면 아마도 소송까지 검토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형사적인 책임까지 묻게되지는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안양방송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크리스마스를 며칠앞둔 강추위속에서도 서명에 동참하던 시민들의 열기를 확인하면서, 시민단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보낸 공문에서처럼 환급에관한 민사소송을 검토하게 되었고, 소송이 거론되자 안양방송은 그간의 태도와는 달리 무척 적극적으로 시민단체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안양방송이 올바른 지역방송으로 자리잡기를 바랬던 시민단체이기에, 뒤늦은 감이 있었지만 우리는 성실히 대화에 응했다. 그러나 안양방송은 회사경영상문제를 비롯해, 안양방송뿐만아니라 전국케이블방송에서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었다는 이유등을 나열하며 어떠한 대안도 없이 막무가내로 정상참작해달라, 양해해달라, 시민단체가 대신해 소비자들을 설득해달라라는 말도안되는 협조요청을 반복하기만했다.“사회적환급”의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환급할 금액을 시민단체에게 공익기금으로 기부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공익기금의 미명으로 받는다해도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야 할 금액을 시민단체가 기부받는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법적으로 유선요금이 인상되었다고 안내한 뒤 케이블 보급형 요금을 청구한 것은 말하자면 시청자에 대한 ‘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 소비자행동의 이번 소송은 단순한 금전상의 환급을 넘어서서 시청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운동이다. 또한, 안양지역만의 문제를 넘어서 전국의 케이블방송시청자들의 문제이기도하다. 대표소송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집단소송이 전국의 모든 시청자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우나, 시청자의 선택권한을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제 소비자는 방송사에서 보여주는대로 보고, 청구되는대로 요금을 납부하는 시청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변화시키는 소비의 주체가 되어야할 것이다.

2003-05-28 09:4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