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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9]봄봄봄! 가장 아름다운 연두(軟豆)의 계절입니다

안양똑딱이 2021. 3. 22. 14:52

2021.03.19/ #안양 #동네 #골목 #봄봄봄 #연두/ 학의천. 구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연두(軟豆)의 계절
봄날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걸, 이즈음의 연둣빛 천지에서 느낀다. 흐드러지는 목련과 개나리의 시절에 앞서 더 내 마음을 사로잡는 건, 하천과 야산, 들판을 촘촘히 바림질하는 아름다운 연두의 풍경으로 무단히 잊었던 사람을 그립게 하는 빛이다.
연두에는 초록(草綠)이 가진 싱싱한 생기가 2% 부족하다. 겨우 살아낸 아슬아슬함이 느껴진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낼까 조바심도 보인다. 빛깔 속에 아직 내놓지 않은 빛깔이 있는 듯 수줍지만, 호기심으로 바깥 세상을 살피는 마음의 투명눈망울 같은 것이 그 안에 있는 듯 하다. 생(生)이 서툴지만, 서두르진 않는다. 그 개결한 결로 불안하게 그냥 아름답다. 갓난아이가 싼 물기많은 똥처럼, 냄새도 나지 않는 푸르른 빛. 연두에서는 지금 막 시작하는 생명의 서러움 같은 게 있다.
날이 따뜻해져서 집을 탈출해 외출을 나온 이들은 아른아른 숨었다가 사물사물 나타나는 푸르름이 눈호강을 감당하기 어렵다.
연두 앞에 서면, 아무라도 함부로 사랑할 것처럼 싱숭생숭하다. 캄캄했던 얼마전과 푸르를 얼마뒤 사이, 잠깐 풋마음처럼 감도는 객기의 시간을 오래 잊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