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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6]각 지자체 가을 미션 "악취 은행 열매를 수거하라"

안양똑딱이 2019. 10. 16. 23:32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가을 악취의 대명사 ‘은행열매’로 인해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안양시 동안구가 지난 15일 가로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은행나무 5262그루 중 시민왕래가 빈번한 지역의 암나무 1800그루에 대해 열매를 채취 및 수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을철 악취 주범인 은행나무 열매가 인도 곳곳에 떨어진데다 지나다니는 행인들에게 짓밟혀 악취를 내뿜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태풍 영향으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많은 열매가 떨어지면서 ‘가을악취’가 일찍 찾아왔다.“은행열매 악취는 매년 찾아오는 골칫덩어리다. 행여 은행 열매를 밟은 손님이 실내 공간으로 들어오기라도 하면…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할 정도라 말한다. 자연적으로 생기는 열매를 막을 수도 없고, 각 지자체는 매년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보호수임과 동시에 도시에선 주요 가로수종으로 이용돼 왔다. 생명력이 강해 가지를 잘라도 금방 다시 새순을 틔우고, 병충해와 공해에 강하며 무엇보다 미세먼지와 차들이 내뿜는 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를 흡수하는 훌륭한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은행나무의 존재는 각별하다. 마을 입구에 식재돼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주고, 천년목이라 불리며 절이나 서원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은행나무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면서 동시에 생명력이 가장 긴 나무 중 하나이기에 가로수로 선호되는 수종이다.

이러한 이유로 안양시의 경우 시 전역에 심어진 가로수 1만9천846그루(만안구 7,448+동안구 12,398) 가운데 은행나무는 6천508그루로 33%를 차지하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은행나무는 안양시의 시목으로 상징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매년 열매를 맺는 시기가 되면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 각 지자체에서는 악취 민원을 줄이기 위해 사전 열매 채집 등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바람 한번에 우수수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은행 열매로 인해 중과부적(衆寡不敵)인 상황이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사랑받지 못하게 된 이유는 그들이 가을이면 내뿜는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이 냄새는 열매 과육에 함유된 은행산과 빌로볼(bilobol) 때문인데, 가을이면 열매가 익어 떨어지고 밟혀 노출된 과육에서 냄새가 나게 된다. 그즈음이면 동사무소와 구청 등에는 은행 냄새가 지독하니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초기에는 열매를 수거해 해결했지만 그것으로 안 되자 일부 지자체들은 2013년부터는 아예 열매가 익기 전 한여름부터 아직 익지 않은 녹색 열매를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여름 풍경이다.

 

 

또 지난해 몇몇 지자체에서는 악취 민원을 줄이고자 열매 낙과를 방지하기 위한 그물망을 설치해 일부 효과를 거두며 환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개당 수십만원에 은행나무 전체에 이를 설치할 경우 막대한 예산 소요에 따른 예산낭비 지적과 미관상으로도 그다지 좋지 못하는 등 실효성이 낮아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않은 곳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악취 민원을 해결할 만한 획기적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악취 민원에 각 지자체마다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하는 일이 점차 줄고 있다. 워낙 생장을 잘해 수고가 높고 잎이 무성해 주변 상가의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가을이면 낙엽이 많이 떨어져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불만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나무가 병충해에 강해 잘 자라는 것과 더불어 그늘 효과·단풍으로 도심경관 등이 뛰어날뿐 아니라 근래에 들어서는 미세먼지 저감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는 점도 외면할수 없어 각 지자체의 고민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