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최병렬]공공미술로 시민곁에 선 사람들

안양똑딱이 2016. 6. 3. 17:14
[최병렬]공공미술로 시민곁에 선 사람들

[2006/08/23 시민연대]공공미술프리즘


 

공공예술 공공미술, 공공디자인 등 풍요로운 도시와 시민 삶의 질 문제가 주요 화두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낯선 것으로 인식되어 온 미술이 일상 생활속으로 접근하고 시민곁에서 시민과 소통하려는 움직임과 이를 만드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하나의 사례가 미술을 일상적으로 즐기자는 취지로 수도권에서 2003년 공공미술 활동을 시작한 '공공미술 프리즘(대표 유다희)'으로 일산의 한 중소기업 독지가 도움으로 창작 작업실을 마련하고 시민들 곁으로 다가서 함께하는 활동을 전개해 눈길을 끌고있다.

빛이 프리즘을 거치면 무지개가 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미술로 펼치겠다는 의미로, 지금은 5명의 상근 활동가와 10여 명의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이들은 "음악·영화처럼 ‘대중미술’로서 편하게 느끼도록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안양천프로젝트를 통해 안양과도 첫 인연을 쌓았던 이들은 지난 2005년에는 '동네와 일터에 우리가 만든 족구장'이라는 주제로 군포시 한세대 체육관에서 족구장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족구 프로젝트'를 한세대의 족구부 학생들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3월부터 경기문화재단 후원으로 파주 맥금동에서 헤이리마을을 거쳐 서울 합정동을 오가는 시내버스의 내부를 '갤러리'화하여 60여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부르릉! 작가와 함께 출퇴근 버스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중과 소통한다.

회화, 사진, 일러스트, 만화, 염색 등 장르도 다양한 '미술이 있는 버스'는 인기를 모으면서 "내 버스에도 작품을 실어달라"고 운전기사들이 '떼'를 쓰는가 하면, 국내에서 가장 큰 고속버스회사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내 놓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버스의 좌석 커버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작품에는 '여러분이 작가라면….'이라는 수첩이 달려있어 승객들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이나 그림, 낙서 등 '실력'을 발휘하고 의견은 작가에게 전달되는 등 작가와 승객이 마음을 소통한다.

`공공미술(Public Art)`은 대중에게 노출된 장소에 미술작품을 설치, 전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해와 예산 부족 등으로 실현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게 현실이다.

애당초 공공미술이라는 용어는 1967년 영국인 존 윌렛이 '도시 속의 미술'에서 처음으로 고안한 개념이다. 그는 미술작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즐기는 데서 벗어나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공공미술의 개념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를 계기로 건물의 장식품쯤으로 여기던 작품이 일상속으로 파고들면서 공공의 개념이 장소보다는 대중과 환경·공간의 공공성 등의 의미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작가나 설치자 중심에서 보는 사람과 공간 환경 등 수용자 중심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공공미술은 범위가 넓다. 빌딩앞 조각품부터 각종 기념조형물, 가로등이나 보도블록 같은 각종 공공설비 디자인, 그리고 공공적 내용의 퍼포먼스 미술까지 포함된다. 일반 미술과 달리 과정 자체가 중요하고, 시민들과의 소통과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들어 우리나라 자동차 번호판에는 왜 미국처럼 컬러풀한 그림이 들어가 있지 않을까? 도로표지판과 가로등, 우체통, 가로수, 벤치는 더 멋스럽게 만들 수는 없을까?
'공공장소의 여러 장치나 장비를 보다 합리적으로 꾸미자'는 공공 디자인에 대한 일각의 고민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 문화포럼'이 만들어지기 까지 했다.

이는 공공디자인이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창의력의 원천이며 더 나아가 국가브랜드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법과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자'는 취지이자 공공디자인 개념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모두들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2006년 1월에는 문화관광부 예술정책과의 공공미술 태스크포스팀이 근간이 되어 공공미술추진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이같은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전문가들로 짜인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실제 사업을 통해 공공미술 정책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끌게 된다.

그동안 공공미술이란 개념 자체에 무관심했던 지자체들도 공공미술이 삭막한 도시를 살맛 나는 도시, 문화도시로 만드는 대안을 추진중이다. 기초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안양유원지를 예술공원으로 바꾸고 있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미술은 도시 전체의 품위와 멋을 높이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세계 선진국의 주요 도시들은 공공미술 자체를 중요한 사회인프라로 인식하고 도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거주의 질을 높이는 데 공공미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투자를 늘려가는 추세다.

하지만 전통, 공간적 정체성을 반영하려는 지자체의 지상 목표는 문화로 먹고 살고 즐기는 문화를 수단으로만 보는 관청과 활동가, 시민 사이의 인식 격차, 반사이익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멍에들에 둘러싸여 '문화 도시'로 가는 길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따라서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 또한 예산의 가장 큰 비중이 공적영역의 시설물을 설치·관리하는데 사용되고 있지만 공공디자인 담당 소관기관이 제 각각인데다 문화 예술적 마인드가 부재한 실정으로 앞으로 이를 타결하는 일도 우선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공공미술은 상업 논리에 매몰된 도심의 빈 공간을 시민과 호흡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자는 취지로 이제 우리 사회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참여를 바탕으로 사회적 비판과 비전을 제시하는 공공미술의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공공미술은 사람들이 외로울 때, 지치고 힘들 때, 어떤 곤경에 빠져 도움이 필요할 때, 이런 이들에게 말을 거는 미술이 되었으면 한다. 사람들 처지와 마음에 안부를 묻고 고민과 갈등을 치유하고 대변하는 사회적 역할도 곁들이며 금상첨화가 아닐까.

버스도 학교담도 족구장도…모두가 캔버스
도심 곳곳 공공미술 바람
부르릉! 작가와 함께 출퇴근 버스를
공공미술프리즘 홈페이지

2006-08-23 17:3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