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성명

[20180626]안양동안서 몰카범죄 수사에 대한 안양지역 여성단체 성명

안양똑딱이 2018. 6. 26. 12:09


<안양지역 여성단체 공동성명서>

 

  최근 안양시 동안구에서 발생한 ‘화장실 불법촬영 미수’사건 대응에 관한 경찰관의 성인지 관점 없는 태도를 규탄하며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불법촬영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이후 화장실, 탈의실, 지하철 등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많은 여성들이 불법촬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공중 화장실에 들어가면 구멍이 있나 없나를 찾게 되고,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을 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벌어지는 불법촬영에 의한 피해는 2015년 전체 성폭력범죄 건수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찍힌 불법촬영물이 성적 음란물이 되거나 모르는 사이 온라인에서 유통되기도 하는 등 성적욕망의 도구가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무섭고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이버 성폭력 근절을 위해 정부는 강력한 처벌을 약속하며 장관들까지 나서서 사이버폭력 예방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보도가 불과 며칠 전의 일이다.

  그런데 2018년 6월 23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소재 한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여성 화장실에 몰래 침입해서 여성이 이용하는 칸으로 스마트폰을 들이밀어 불법촬영하려는 걸 화장실에 있던 여성이 목격하고 그 남성을 뒤쫓아 가는 영상이 CCTV에 찍혔다. 이 여성은 후에 안양동안경찰서에 신고를 하였으나 어이없는 수사관의 언행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피해상황을 겪은 여성을 불안으로부터 안정되게 하고 이후 수사과정을 설명하여 안심하게 해야 할 경찰이 “옷을 벗은 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수치스러운 일이냐”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피해여성은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도움을 받을 줄 알았던 경찰서에서 오히려 그 정도는 큰일이 아니다라는 듯이 보는 인식에 더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것은 그냥 경찰관 한 개인의 태도와 인식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경찰이라는 특수 신분으로서 가장 우선시되는 덕목은 윤리적 태도와 피해자 보호 및 범죄 수사의 적극적 대처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몰성적 직업의식이자 성인지 감수성의 부재에 따른 결과라고 하겠다.

  범죄 피해자들을 현장에서 만나는 경찰은 피해예방에 대한 사회적 책무와 고도의 성인지 감수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불미스러운 사건보도로 안양시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은 안양시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의 상처를 준 점 또한 매우 유감스럽다. 따라서 안양동안경찰서는 이 사건에 대한 후속 조처로 피해 당사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 바란다.

  이에 우리는 안양시민의 성폭력 피해방지 및 예방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안양동안경찰서장은 피해당사자에게 진정성있게 공개사과하라.

  하나, 성범죄자(성폭력 범죄자, 불법촬영 범죄자 등) 수사에 성인지적 관점의 가이드라인 및 피해자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수사하라.

 하나, 전 경찰관을 대상으로 성평등교육 및 젠더폭력예방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피해자의 2차, 3차 피해를 막기 위한 현장 수사관의 성인지 의식 교육을 강력히 실시하라. 

 

2018년 6월 25일

안양YWCA, (사)안양여성의전화, 안양나눔여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