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날씨에 입맛도 없지요. 요럴때는 사각사각 소리나는 살얼음을 띄운 육수에 파와 갈은 무우를 넣고 모일을 말아먹는 판모밀이 제격이지요. 예전 8-90년대 안양에서는 안양 1번가에 '반촌'이라는 분식집에서 파는 판모밀이 최고였지요, 지금은 없어져 그때의 향수와 추억을 그리는 이들이 꽤 되는데요. 그 맛의 맥을 찾던중 안양 인덕원성당 골목길에서 옛 반촌에 버금가는 판모밀을 내놓는 집을 찾았답니다.
근처에는 얼마전 백선생의 3대천왕 돈까스편에도 나왔던 에버그린과 불과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지요. 두 식당앞에 동네놀이터가 있는 쌈지공원이 자리하고 있지요.
고향촌은 모밀뿐만 아니라 직접 만드는 커다란 왕만두도 맛이 좋습니다. 또다른 메뉴로는 비밀메밀과 냉메일막국수, 잔치국수, 비빔국수도 있는데 역시 여름인지라 판모밀과 메밀막국수를 많이들 찾지요.
고향촌은 이미 맛 누리꾼들에게 찍혀 알음알음 알려진 숨어있는 맛집이랍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몰려오고요, 밥시간이 아니더라도 멀리 안산에서, 서울에서, 인천에서까지 이집 판모밀을 맛보기 위해 오는 이들이 꽤 많지요. 따라서 이집에서 음식을 맛보려면 점심시간 12시쯤에는 밖에서 한 2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수고는 감수해야 한답니다. 그런데 냉모밀 겨울이 더 맛있는 거 아세요. 그래서 이 잡은 사계절 내내 판모밀을 판답니다.
특히 일식집처럼 자그마한 그릇에 육수가 나오는게 아니라 커다란 대접에 푸짐히 나오는 것도 특색이지요. 살얼음 동동 뜬 육수를 쭈욱 들이키면 시원함과 묘한 뒤끝에 배도 든든하고요. 식당 운영을 두 내외가 하는데 남자분은 대부분 주방에서 바쁘고 분주한 손길을 놀려 엃굴 보기가 쉽지 않은데 앰버서더호텔, 삼성에버랜드, 임페리어호텔 등에서 일한 내공이 보통이 아니지요. 아내분은 홀에서 잔잔한 미소로 손님을 맞아주고요. 바쁠때는 아드님이 엄마 아빠의 일손을 도와주는 모습이 보기에 좋아 미소를 짓게 만드는 행복 바이러스 까지 담아 전하기도 했는데 2014년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에 취직했다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아쉬운 것은 올해 들어 처음 찾아간 지난 2016년 5월 아... 글쎄 주인장이 바뀌었네요. 분위기도 왠지 낯설고... 비법(?)을 인수받은 새 주인장은 올 3월2일부터 새로 시작했다네요. 전 주인장 내외 인상이 참 좋았는데 새 주인장 내외도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 일단 첫인상은 좋네요. 그나 저나 맛은 어떨까. 메밀의 면발은 어차피 그럭저럭.. 가장 중요한 것이 육수(쯔유)이지요. 대접으로 나오는 푸짐함은 변함이 없는데 맛이 다소 변했네요. 단맛이 강하고 깔끔하고 시원함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무언가 빠진듯함. 그래도 안양에서는 이 정도 맛을 내는 곳이 없어 메밀국수 맛 보려면 여기를 찾울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왠지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저나 먼저 주인장은 어디로 갔을까. 수소문 했더니 사업 확장을 위해 서울로 진출했네요. 서울 방배동에 돈까스와 소바 전문점 '서울소바' 개업했는데 안양에서 출퇴근 하고 있다면서 단골 손님들께 조차 인사를 못하고 와서 죄송하다며 안부 전해달라고 당부합니다..새사업장 서울 방배동 835-21/ 02-533-2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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