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기억찾기 탐사팀이 2013년 10월 13일 제26차 탐사 여정으로 찾아간 곳은 안양 박달2동에 있는 안양천변, 삼봉마을, 그리고 전국 최초의 코하우징 주택단지가 있는 아카데미 테마타운입니다. 물론 이날은 안양에서 순대가 제일 맛있다고 소문난 만복순대에서 동동주에 직접 만든 순대와 따끈한 순대국으로 뒷풀이를 했지요.
삼봉마을은 안양-안산간 도로의 박달교에서 삼봉천을 따라 우측 삼봉 기슭에 위치한 마을로 1950년대 말부터 비닐하우스 재배가 시작되면서부터 취락이 이루어졌다. 안양시 자료에 따르면 예전에는 논 가운데에 큰 산소가 있어 일명 섬마을 이라 불렀는데, 마을 주민들은 이 산소를 말무덤이라 칭했다고 한다.
1970년에 주식회사 삼애기업(박달동 604-1)과 삼신아파트가 건설되고 인근에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과거의 삼봉마을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바뀌었지만 삼봉자락 옆쪽의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폐가처럼 버려진 한옥에서 부터 연립, 다세대, 다가구 주택 등이 혼재하며 1970년대 자연부락 '골목길'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산자락에는 말 그대로 다 쓰러져 가는 판잣집의 풍경 마져 볼 수 있다.
"제가 이곳에 온 70년대 초만 해도 삼봉지구에는 집이 몇 채 없었지요. 가난한 사람들이 군용지인 이곳을 불하받아 5인치 블록으로 허름하게 집을 지어 살았어요. 마을에서 가장 넓은 길인 중로가 6미터, 간선도로는 3~4미터 정도밖에 안 나와요. 소방차가 접근할 수 없는 동네라 화재 발생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충남 예산 출신으로 1971년 이곳에 정착해 안양시 공무원으로서 40여년을 재직하다 퇴직한 서정원(71) 전 안양시충청향우회장은 이곳의 재개발을 추진해 왔다.
무허가 건물이 난립하던 이 마을은 인근의 부대로 인해 군사보호구역시설로 묶여있어 제한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나마 88년에 자연녹지였던 이곳이 주거지역으로 풀려 개인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다. 하수구도 만들고 수도도 놓았다. 마을길도 새마을 포장에서 콘크리트로, 그리고 아스콘으로 조금씩 바뀌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주택의 노후화로 다시 재개발이 추진되어 왔다.
하지만 주택 경기가 좋지 않아 현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날 골목길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오랜시간 동네의 문제를 얘기하며 하루빨리 재개발지역에서 해제돼 집이라도 새로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 정보사 이전에 따른 부대로의 진입도로 문제로 마을앞 대로변과 삼봉천앞 복개도로에는 보상과 이전을 이전을 요구하는 플랜카드가 내걸리고 이날 탐사에서도 "사진을 왜 찍느냐"며 따져 묻는 등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경직된 모습이 드러난다.
이어 찾아간 아카데미 테마타운. 이 곳은 서울대 교수, 교사, 연구원 등 주로 학문 연구를 하는 경영, 경제, 사학, 문학 등 인문사회과학계열 전공자 19여 명의 ‘내 집을 가져보자’라는 뜻이 출발점이 되어 1992년에 건립한 전국 최초의 코하우징(Cohousing) 주택 단지다.
안양-안산간 대로변에서 살짝 들어간 자그마한 단지에는 아파트 11동의 건물과 88세대, 분양면적은 17평에서 37평까지 다양하다. 이 곳은 신축 당시 1동의 지하에는 놀이방, 7동 지하에는 공동 아카데미룸, 9동 지하에는 공동 문화체육시설 등의 공동생활시설까지 마련했으나 단지를 구상하며 입주했던 당초의 입주자들이 모두 떠나면서 사실상 '코하우징'의 기능을 상실한 단순한 주거지역이 되고 말았다.
'코하우징'의 의미보다 심각한 것은 관리주체의 부재에 따른 방치로 건물이 아파 신음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카데미 테마타운의 상세한 이야기는 이곳에서...(https://www.facebook.com/notes/최병렬/전국-최초의-코하우징-아카데미-테마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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