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이금순]수리산 자연친구들은 지금 우리에게 ‘SOS’ 중

안양똑딱이 2016. 5. 9. 15:31
[이금순]수리산 자연친구들은 지금 우리에게 ‘SOS’ 중

[06/20 군포시민신문]군포환경자치시민회 수리산자연학교


 

수리산은 우리의 심장이며, 생명줄이다. 그런데 그 수리산이 지금 아파하고 몸살을 앓고 있다. 정작 돌봐 주어야 할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수리산은 계곡의 물이 녹으며 흐르는 소리로, 버드나무 겨울눈 터지는 소리로, 생강나무 꽃망울 터지는 소리로 봄이 시작됨을 알린다. 물론 자세히 귀기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현상들이다.

그 중에서도 3월초에 노랑턱멧새가 앙징스러운 모습으로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사랑의 노래를 부르면 어김없이 개암나무의 꽃이 핀다. 연이어 생강나무, 산수유가 노오란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알리고, 너무 이른봄에 꽃을 피어야하기에 몸에는 털옷으로 무장을 한 노루귀, 복수초, 동의나물, 앵초들이 꽃을 피워간다. 따듯한 날씨에 꽃을 피워도 되는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 일찍 서두를까. 자연의 이치 때문이다. 큰키나무들이 잎을 피우면 그늘이 생기고 그늘이 생기면 햇빛을 받기가 힘들어 미리 꽃을 피우고 수분하고 열매를 맺어 자손을 이어가는 의무를 감내하는 것이다. 숲에도 소리없이 진행되는 치열한 그들의 삶이 진행되며 그 질서 속에서 인간도 일부인 것이다.

4~5월에 걸쳐 초막골 식생조사를 했다. 귀한자료가 될 것임에 모두는 열심히 자로 재고 기록하고 하나라도 빠뜨릴 새라 확인에 또 확인하며 식생조사를 진행해 나갔다. 나무와 풀, 그 속에 다른 생명들을 다시 느끼며, 소중한 그들을 어찌하면 지켜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조사했다. 한참 진행하다보니 새들이 둥지에 새생명을 키우며 낮선자들의 방문에 불안감을 느낀 탓일까 마구 나가달라고 소리낸다. 우리는 너희들을 지켜주고 싶어서 여기에 왔다라고 마음속으로 이야기하니 그 마음이 통했음인가 조용해진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저들도 인간과 다름없이 살아가야 할 권리가 분명히 있을 것인데 지켜질 수는 없는가?

수리산에는 황조롱이, 소쩍새, 청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은판나비, 사슴벌레, 하늘소, 깊은 산중에서 볼 수 있는 겨우사리, 깨끗한 물가에 사는 병꽃나무, 옥잠난초, 은대난초, 하늘말나리 심지어는 쐐기풀의 대군락까지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생명의 보고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한번 파괴되면 복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명들이 살아온 서식지가 필요한것이지, 인간들이 만들어준 인위적인 서식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초막골 근린체육공원 계획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으로 초막골의 운명을 결정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초막골에 근린체육공원은 불가하다는 얘기이다. 자연을 거스르는 행위는 자연의 재앙을 감수해야하는 큰일이기 때문이다. 숲이 사라지고, 물이 사라지고, 대기오염은 심각하다.

지난 3월31일 환경부는 우리나라가 OECD국가중 미세먼지(PM)농도는1위, 이산화질소는(NO2)는 2위를 차지했다고 했다.

초막골은 유일하게 미세먼지를 확산 시켜주는 유일한 바람골이며, 산본천의 원류가 시작되는 곳이기에 살려두어야 미래세대를 살아가는 생명의 젖줄이 될 것이다. 삭막한 도시를 촉촉하게 잡아주며 생명을 키울 습지와 도시와 산을 이어주는 유일한 고리, 하나남은 초막골은 우리가 지켜야 할 과제인 것이다.

시멘트로 발라버린 것은 뜯어내고 숨쉴 수 있는 자연형하천으로 다시 복원해야 할 것이며, 흙으로 메꿔 진 습지는 생명들이 다시 돌아 올 수 있도록 다시 복원해야함이 당연한 순서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생명을 체험 할 수 있는 곳으로 또한 어른들이 녹지공간에서 땀을 흘리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지함이 군포시의 정체성과 더불어 미래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도시로 한층 발돋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군포시민신문 발췌)

2003-06-22 02:4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