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5 군포인뉴스]논설위원/군포시민의 모임 대표
2010년은 여러 가지로 근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사건들을 되새기는 해다. 우선 한일합방이라는 치욕적 사건이 100년 전에 있었고 민족분단 한국전쟁이 60년째가 된다. 뿐만 아니라 2010년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전태일님의 분신 사건이 있은지 40년이 되는 해이며 광주민주항쟁이라는 국가적 사건이 있은지 3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짧게는 지난 정권 중 분단된 민족의 통일을 한층 앞당긴 6ㆍ15 공동선언이 있은지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렇게 근현대사에 족적을 남긴 일이 몰려 있는 해도 드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기념하고 무엇을 되새겨야 하는가? 아니 사실은, 현재 우리나라 상황으로 볼 때는 무엇을 기념하고 싶은가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 10대 국가에 진입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랑하고 있는 작금의 실태는 우리가 겪은 지난 근현대사를 무색하게 하는 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피하고 창피하다.
조상들은 일제에 합방된 것에 통분해 하며 자결했고, 민족전쟁으로 인해 희생됐고, 장시간 노동 저임금 노동으로 청춘을 보냈으며, 동포의 총칼 군화발에 민주화를 외치며 죽어갔고, 통일된 조국을 보지 못한 것을 원통해 하며 돌아가셨건만, 우리는 그런 피와 땀은 잊어버리고 구시대적 색깔논쟁과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지껏 싸우고만 있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우리 민족이 걸어왔던 근현대사의 족적들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명한 답이 나오리라 본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자며 은근 슬쩍 넘어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일제 치하에서 광복한 것을 기념하는 광복기념일을 기념하기는 커녕 ‘건국’이라는 이상한 개념을 들고 나와 조상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괴로운 일도 즐거운 일도 지우고 없앨 게 아니라 되새기고 기념하며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군포에서 소각장 반대운동이 많은 분들께 큰 아픔을 줬지만 그로인해 시민들의 뜻이 행정부에 올바로 전달되기 시작했고 그로인해 시민사회가 성숙하는 계기가 됐듯 우리는 잊고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새롭게 부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10년 6월 5기 지방선거는 시민의견의 총화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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