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키우던 메리가 한 번은 닭을 물고 왔다. 비포장 더푼물 고개를 털털거리며 올라가던 닭차에서 탈출한 놈을 메리가 잡아 물고 온 것이다. 그날 우리도 메리도 닭고기를 먹었다. 집 굴뚝 옆으로 얼기설기 그물망을 엮어서 병아리를 키웠는데 금방 중닭이 되고 어미닭이 되고 그랬다. 그런데 쥐의 소행인지 아니면 족제비의 소행인지 몰라도 가끔 아침에 가슴팍이 뚫려 내장을 쏟아 놓고는 헐떡이는 닭들이 나오곤 했다. 그런 날도 우리는 닭고기를 먹었다. 그 때는 닭잡는 게 참 쉬웠다.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느니 얼른 확... 안양 시내로 이사를 나온 뒤 닭잡을 일이 없었는데 어느날 뒷방 세들어 살던 민정이던가 정이던가 꼬맹이네 엄마가 나를 불러 내다봤더니 닭이 발을 묶인 채 꼬꼬댁 거리고 있었다. 총각. 닭잡아 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