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 #아카이브 #기록 #옛신문 #망해암 #안양역 #관악산/ 춘교명상-관악산편
[조선일보]1935.04.20
조간2면 기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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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교명산(春郊名山)
삼박자행각(三拍子行脚)
관악산편(冠岳山篇)
동천(洞天)은암벽(岩壁)에고현(孤懸)
유곡(幽谷)엔간수자명(澗水自鳴)
=청허감(淸虛感)에일행(一行)은잠시자신(暫時自身)도망각(忘却)=
"망해(望海)"부득(不得)"망해(望海)"암점경(庵點景)
【십(十)】
문(文)…촌석(村石)
화(畵)…웅초(熊超)
사(寫)…종옥(鍾玉)
떠나기전에 관악(관악(冠岳))에 대한 전설과 사적이라도 들추어보라는 권고도 잇섯스나 나는 차라리 한 장의 생생한 홉지(흡지(吸紙))가 되어서 전연 백지(백지(白紙))의 상태에서 관악이 주는 이모저모의 산인상을 빨어드리는게 나으리라하엿다
사람들은 명산대천마다 그들 자신이 지여낸 전설을 칠해노코는 나종에는 그전설의 좁은 안경을 통하여서만 그산과 그물을 즐기는 야릇한 버릇이잇다
바라건대 내가 차즈려고 하는 관악에는 아모러한 전실도 나는 준비하고 십지안타
그러고 준엄한 등산가의 풍속도 피하야 오직 평상의 차림차림으로 그야말로 하로 아츰 산보의 기분으로써 바람과 가티 그산에 노닐고 바람과 가티 도라오리라하엿다 어멈이 구지 싸준다는 점심도 그만두게하엿다 아모렴흥진이시려서 가는길이니 될수잇는데까지는 거리의기억이부터잇는물건 이란 떨어트리고가고십펏든 까닭이다 이날의량식이야 나는질아페 맛겨둔들어떠랴?
아츰여들시이십분 약속한 시간에 역에나가보니 동행중인화가김군과 사진반리군도 역시한개의단장과『카메라』외에는 아모것도업는 차림차리랴 엇지면이러케도간단한일행일까? 서로의기상통한데 놀라면서 이윽고 수원행(수원행(水原行))객차의『쿳숀』우에 화려한잡담의잔채를폇다.
차창을여니 뺨을스치는 바람이사월답지도안케 살결에서리다 노들강변 십리벌판에는 아직도아츰안개가 거두지안헛고 백사장에흐득이는 푸른강물은 바람을담북안은 힌□두엇을띄우고 유유히천애(천애(天涯))박그로흘러간다
맥주냄새나는 영등포역(영등포역(永登浦驛))도 어느듯지내보내고 벌서 시골풍정이 농후한 시흥역(시흥역(始興驛))도 긴방천의왼편에 남겨두엇다.
일흠모를 마을박 우물가에서는물동이를옴기는 녀인들의 거름거리가 자못밧부고 달려왓다가달려가는 연로의몃곳 과수원에는 일하는사람의모양이□물시안타.
쓰레기에 석겨사는 도시인의라그런지 시야에 드러오는그 어느것이고내게새로 □교훈을게시하지안는것이업다
나도 또한저들을 본바더대지의가슴을헤치고 촬촬쏘다저나오는 생물을퍼먹으리라또한입사귀무거운가지에서 날과일을 그대로따먹어보고도 십다모래와숫과 철관속을 끄을고단길대로 단겨서숨이다죽은물을 그나마 끄려서먹는우리다
과일가개의 적두에서 시들고시든 능금을사다가는 심한경우에는구어서 까지먹는우리들의 비겁한살림사리가 새삼스럽게 우숩다
아홉시 이십칠분에 안양역(안양역(安養驛))에서나는어느듯 생명찬미론자가되여서 차에서나렷다
모히고보니 세사람이 모도다초행이라 마을사람에게 관악사을무럿드니 그는안양역의 동쪽에이어잇는 그리놉지못한 신을터을가르첫다
예기하엿든것보다는너무나빈약함에 세사람은 실망한얼골을서로처다보앗다
산길에 익지못한다리가 조악돌박힌벼랑길을 약삼십분이나 더듬어서 겨우그산이마에 의지해부튼작은암자에 당도햇다
첨하에걸린 연판에서망해암(망해암(望海庵))의세글자를읽고 도라서바라다보니 일흠은바다를바라보는 암자이언만 바로정면에는 경기오악(경기오악(京畿五岳))의하나인 수리산(수리산(修理山))이 안게를가로막아돌아안젓고첩첩히둘린 크고적은 산빨이한을가에 이엇슬뿐 바다의그림자란편린도차즐길업다
세월을 이즌드시 멀리구름을처다보며 뜰악을거니는 늙은중다려망해암의 일흠의거즛됨을 책하니그는 대답하야가로되 이는안개의죄라하엿다
우리는다시 대체경기의 성봉이라는 관악이 겨우요것뿐인가□비우섯드니 로승은껄껄우스며 이도관악은관악이되 겨우 관악의초구요 관악의 상상봉은 아직도삼막사(삼막사(三幕寺))를 거처서 이십리의저편에잇스니 다시 길을따라서이산을 나려감이 조타고한다
정상에올라가서 동북방을 처다보니 아니나다를가 기푼골작을격하양다시 앗찔한험산이 몸을떨치고소사잇는데 허리에 두어채절간이 바위틈에 석겨보인다
발목을가추는 마른입사귀는 분명히 이곳에길이업스믈 일러주것만기왕궤도업시가는길이라 오직 골작미틀 숨어새는 물소리로향도를삼아서 수풀을헤치면서 산길을쏠고나려가기 시작햇다 우리는이윽고 산이다한곳에 좁은골작을우렁찬물소리로써 채우면서 굴러떨어지는 한갈래살진 시내까에나섯다금모래에 펴저나리다가는 다시바위돌에감겻다 풀리는이한폭 단결의 맑고아름다움에 세사람은잠시자긔를이겨버리고즐거히취하엿다
뭇노니 네 청아한목소리를가다듬어이기푼골작에서누구를위하야흘로목메여 노래부르는 게냐?아마도너를 사랑하는이 이곳에는오직바람과 달빗과그러고 산새가잇슬뿐인가한다 (계속(繼續))
◇사진은 망해사에서 안양시가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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