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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안양천 나무 무차별 벌목 시민환경단체 뿔났다

안양똑딱이 2024. 1. 31. 16:36

 

안양시가 홍수 피해 예방을 이유로 안양천과 지류(삼성천,수암천,삼막천,삼봉천,학의천)의 갯버들을 비롯한 나무 수백 그루 벌목한데 대해 생태계 훼손과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안양YMCA, )안양군포과천의왕YWCA, 안양여성의전화,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지역 환경·시민단체 활동가들은 31일 오전 안양시청 현관앞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하천의 생태를 무시하고 치수에만 집중하여 하천 관리를 하고 있음을 규탄하고 무차별적 나무 벌목에 대한 시장 사과와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지속적이고 생태친화적인 하천 관리 방안 수립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안양시는 2022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천의 나무를 베어왔으며, 그 자리에 자전거도로를 넓히고 인공구조물과 인공 꽃밭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안양대교에서 비산대교까지 2.4km 구간에 걸쳐 갯버들과 제방 사면의 나무까지 베어내는 등 무차별 벌목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안양천은 1999년부터 안양천 살리기 사업 이후 겨울이면 원앙 수백 마리를 비롯해 수천 마리 철새가 찾아오고, 지난 116일에는 학의천 상류에서 수달 흔적이 발견되는 등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지속적이고 생태친화적인 하천 관리 방안 수립, 안양천에 인공구조물과 꽃밭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시설 확장 중단 등을 요구했다.

 

특히 규탄 발언에 나선 안명균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우리는 하천의 준설과 벌목을 모두 반대하지 않는다""도시의 하천이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수변 나무 및 식생제거 시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후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안양시장실로 항의방문에 나셨다. 아 자리에서 최대호시장은 하천 각 분야 전문가와 안양 환경단체들과 협의하여 생태계를 고려한 자연 하천 관리 기준을 포함한 하천 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환경단체의 반발에 안양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천변에 자생적으로 자란 교목(키가 8이상 크게 자라는 나무)을 제거한 것은 국토교통부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이는 홍수 예방을 위해 해야 할 조치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환경 및 치수 전문가가 참여하는 하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소통하면서 하천별 특성에 맞는 관리 방안 수립, 생태계 복원 방안 수립, 꽃밭 조성 최소화, 생태이야기관 주변 하천을 조류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무차별 나무 벌목과 안양천 관리의 방향 전환을 내비쳤다.

 

안양천과 삼성천 생태계를 훼손하는 무차별 나무 벌목 규탄 및 지속가능한 하천관리 촉구 성명서

 

1999년부터 꾸준히 벌여온 안양천 살리기 운동의 결실로 생명이 사라진 안양천에 물고기가 돌아오고, 겨울에는 수천 마리 가까운 철새가 날아들고 흰목물떼새, 물총새, 백로, 원앙이 살아가는 하천으로 변모하였다.

 

전국 최악의 오염하천으로 악명 높았던 안양천에 과연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천변의 주차장과 도로들, 콘크리트 옹벽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갯버들, 물억새, 고마리, 창포가 자라는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자는 하나 된 민·관 협력의 결과였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하천관리 방식은 홍수 시 범람으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방을 높이고, 하천의 통수단면을 넓히고, 반복적으로 준설공사를 하고, 사행하천을 직강화하는 치수개념의 배수로 역할이 하천의 가장 주된 기능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환경선진국의 생태적 하천관리 관리 기법인 자연형하천복원의 개념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면서, 안양천에도 1999년 시민단체와 시민 중심으로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가 만들어져 둔치의 콘크리트를 걷어내 수변식생으로 복원하여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자연형하천으로 거듭났다. 안양천을 다시 살린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안양시와 함께 SBS 물환경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하천의 3대 기능을 치수’, ‘이수’, ‘환경이라고 한다. 치수기능은 홍수, 토사 이송 등에 의한 피해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고, 이수기능은 각종 용수의 공급, 수력발전, 어업, 골재채취, 여가생활 등을 물을 이용하는 것이며, 환경기능은 하천 수질의 보전, 자연생태계 보전, 친수공간의 이용 등 하천이 갖는 환경적 기능을 말한다.

 

하천 정비사업은 이 세 가지 하천 기능을 조화롭게 균형적으로 고려하여 체계적인 하천유역 관리가 가능하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안양시는 지역 환경단체나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하천 통수면적을 확보해서 홍수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갯버들과 수변 나무, 제방 사면의 나무들까지 잘라버렸다. 치수기능만 고려하고 환경기능은 깡그리 무시한 독단적 행위이다.

 

2022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의 시설물이 파손되고 갈대와 물억새가 물에 쓸려가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를 입었고, 안양시는 수문 관리에 소홀하여 일부 지역에 물이 범람하여 재산상의 큰 피해를 입었다. 이때 발생한 안양시민의 재산피해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

 

이를 복구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둔치와 제방의 키 큰 나무, 키 작은 나무는 대부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알록달록한 원예종으로 하천 생태계와 결이 맞지 않은 것으로 둔치를 채웠다. 하천 수변 식생과 나무에 의지해 터전으로 살고있는 곤충과 새들은 갈 곳이 없어 작년 안양천 모니터링 시 곤충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안양천에 곤충이 사라졌다!

 

반면 하천의 시설물은 재빠르게 원상복구를 하고, 하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혀 이수 기능을 강화했다. 안양시는 하천의 3대 기능 중 환경기능은 무시하고 치수와 이수기능에만 집중하여 하천 관리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는 하천의 준설과 자생수목의 벌목을 모두 반대하지 않는다. 2019년 안양시가 홍수 예방 목적으로 학의천 나무를 베어낼 때 학의천 전 구간을 걸으며 베어낼 나무를 정하는데 협조한 바 있다. 도시의 하천이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수변 나무 및 수변 식생 제거 시 체계적인 관리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 주기적인 하천 준설이나 벌목이 홍수 방지, 재해 예방 등 하천관리의 지속 가능한 답이 될 수 없다. 안양시는 남은 나무를 보존하고 둔치를 갈아엎고 꽃밭을 만드는 사업을 중단한 후, 환경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생물다양성과 경관을 고려한 하천관리 정책을 펼칠 것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안양시장은 안양천과 삼성천의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훼손한 무차별적인 나무 벌목을 사과하라!

 

둘째, 안양시는 물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 지원 조례에 따른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 책무를 준수하라!

 

셋째, 안양시는 물억새 갈대 등 수변식물로 식재하여 야생동물 이동통로와 쉴 곳을 보장하라!

 

 

2024. 1. 31.

 

안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