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8/ #기록 #역사 #옛사진 #경북의성 #성광성냥 #문화영
2013년을 끝으로 성냥 생산을 중단한 국내의 마지막 성냥 공장인 경북 의성의 성광성냥공장이 최근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보전할 예정으로 전해진 가운데 성광성냥 역사가 그동안 알려진 1954년보다 8년이나 거술러 올라가는것으로 확인됐다.
성광성냥업사는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 향교길 57-4(도동리 769-2)에 있다. 안양문화원 이사로 활동중인 문화영씨가 최근 친척으로부터 전달받은 성냥공장의 옛사진을 보면 1947년 8월 21일 1주년 창립기념 단체 사진을 담고 있다.
문화영이사는 "사진속 사진 두번째 줄 남자5명중 가운데 분이 본인 대구 고모부이신 차석수씨로 1946년 성냥공장을 만들어 운영하다 한국전쟁 직후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에게 공장을 양도한것으로 알고있다"며 "성광성냥 공장에 대한 기록과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한국전쟁 이전의 실질적 공장 설립 당시의 기록은 빠져있다"고 지적하며 "기록은 제대로 쓰여져야 한다"고 밝혔다.
성광성냥의 기록(출처: 나무위키)과 문화영님이 제공한 사진을 통해 옛발자취를 정리해본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성냥산업은 대호황이었다. 전국에 300곳이 넘는 성냥공장이 성업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성냥을 쓸 일이 많았을까. 성냥은 한때 ‘최고의 집들이 선물’이기도 했다. 그때는 성냥 브랜드도 다양했다. 팔각형의 유엔 성냥을 비롯해 비사표, 기린표, 아리랑표….등등
나무위키 기록을 보면 성광성냥공업사는 6·25전쟁 와중에 북한에서 정미소 경리로 일하다가 남쪽으로 내려와 과수원을 운영하던 실향민 양태훈 씨와 서울의 삼촌에게서 성냥 기술을 배워온 김하성 씨 그리고 피난민모임 회장 이문선씨가 연합하여 의성읍내의 성광교회 인근에 성냥공장을 설립한 것이 시초로 1954년 2월 창업한것으로 기록되어 있다(문화영씨 제공 사진에는 1946년 설립으로 되어있어 1946년부터 1954년 까지의 공장 변천사 기록이 빠져있다).
공장은 승승장구했다. 한창때는 공장 직원만 162명에 달했고, 하루 1만5000갑의 성냥을 생산했다. 그 무렵에는 의성읍 주민만으로는 일손을 대지 못해 일직, 단촌까지 통근버스를 운영했을 정도였다.
성광성냥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은 이후 잡화점인 '안흥상회'와 제과공장까지 설립하여 사세를 확장해 갔고, 1959년 8월 18일에는 의성군 원주민이 설립한 동광성냥공업사를 흡수 합병하여 본래 동광성냥 공장이 있던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
성광성냥 창업기에 직공으로 입사한 손진국씨는 이후 성실한 근무태도로 창업주들로부터 신임을 얻어 주주로 참여하게 되었고, 이후 창업주들이 성냥 제조업에서 손을 떼면서 성냥공장을 인수받아 대표로서 성광성냥을 이끌어 왔다.
1970년대만 해도 성광성냥은 종업원 160명에 1일 15,000갑(한갑 550개피 기준)의 성냥을 생산하였고, 2대의 통근버스를 운행하여 직공들을 출퇴근시킬 정도로 번성하며 당시 의성군 관내 상당수의 청년층들이 성광성냥에서 근무하거나 성광성냥과 관련된 일을 할 정도로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던 향토기업이었다.
의성의 성광성냥공업사에서는 네모난 나무 상자에 담긴 ‘향로표 성냥’을 만들었는데, 성광성냥의 특징은 다른 업체에서 만든 성냥과 달리 끝에 칠해진 두약(발화제)이 검정색이다. 이 성냥공장의 주 수요처가 경상도와 강원도 동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바닷가의 기후 특성을 고려하여 연통에서 나오는 그을음을 섞어 만들어 다른 지역의 성냥에 비해 바닷가의 습기에 강하도록 제조한것이다. 이에 바다를 끼고 있는 해안 지방이나 섬에서 특히 인기가 있었다. 특히 스프링 장치로 뚜껑이 자동으로 닫혀 습기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삼지실업의 '불티나' 1회용 가스라이터가 생산되고 1990년대 이후 중국에서 저가의 성냥들이 수입되게 되면서 국내 성냥업계는 성냥공업협동조합의 해체와 업체들의 업종전환 및 폐업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1990년대만 해도 100개 이상에 달하던 성냥 완제품 생산공장도 2000년에 들어서는 성광성냥공업사를 비롯하여 영화인촌산업사(경상북도 영주시 휴천동), 경남산업공사(경상남도 김해시 진영읍), 공작화학공업사(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4곳만이 남았다. 그나마도 공작성냥은 2001년에, 영화인촌산업사는 2002년에 결국 문을 닫아 국내 성냥공장의 맥은 성광성냥과 경남산업공사 2곳만이 힘겹게 이어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서 경남산업공사도 생산시설을 동남아시아에 처분하고 현재는 수입포장, 판매만 하고 있어 성냥 완제품 생산공장은 결국 성광성냥 한 곳만 남게 되었으나... 성광성냥 대표의 차남이 광고 기획사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을 성냥공장에 투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성냥들과 라이터의 공세로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자 결국 성광성냥은 2013년 11월 가동을 멈추고 무기한 휴업이라 쓰고 폐업이라 읽는다에 들어가고 말았다.
2013년 5월 경상북도는 성광성냥공업사 등 관내 27개 향토기업을 '경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 경상북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성광성냥에서 현판식을 가졌으나 뚜렷한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성광성냥의 무기한 휴업을 막지는 못했다.
사실 이전부터 손진국 대표는 의성군이 성광성냥 공장 부지를 매입해 근대문화유산 박물관 또는 체험학습장으로 만들 경우 공장건물과 기계를 의성군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 왔으나, 의성군측이 "성냥박물관 건립은 경제적 수익성이 없어 사업 시행후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며 "기계의 보존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군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사항"이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와서 성냥박물관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2016년 10월, 성광성냥 손진국 대표가 생산설비와 공장 건물에 이어서 공장부지를 의성군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김주수 의성군수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성광성냥의 영구 보존 및 박물관 조성의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이후 성광성냥공업사는 2018년부터 시작된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매력적이고 독특한 여행지로 재탄생했다. 성냥공장에서 일하던 주민들을 모티브로 ‘발화(發話), 남겨진 기억의 풍경’이란 주제 아래 마을미술 작업이 진행되면서 의성전통시장에서 성냥공장에 이르는 골목 곳곳에 쓸쓸하되 따뜻했던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는 예술작품을 세웠다. 지역 주민들에게서 수집한 성냥공장에 대한 기억이 다양한 미술작품이 돼 방문객을 맞이한다.
성냥공장 주변은 마을미술 작업으로 단장됐지만, 의성향교와 마주 보고 있는 성광성냥공업사의 철문은 아쉽게도 굳게 닫혀있다. 최근에서야 공장 가동 중단 10년 만에 공장 투어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했다.
산업유산으로 지정된 성냥공장은 2022년기준 '2019년 유휴공간문화재생 대상지 공모'에 선정돼 정부지원을 받아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총 178억 원을 투입하여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영상(유튜브); 불의노래-성광성냥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jkWwIemqhio
영상(유튜브):대한민국 마지막 성냥, 성광성냥 [옛것이 좋다 1회]
https://www.youtube.com/watch?v=_96QS6y9f-I
영상(유튜브); 성광성냥
https://www.youtube.com/watch?v=bRnAsZHKraM
영상(유튜브); 성광성냥
https://www.youtube.com/watch?v=28HPsoEingM
영상(유튜브); 한국의 마지막 성광성냥공장
https://www.youtube.com/watch?v=PcGqfA4lPls
영상(유튜브); 그 많던 성냥 공장들이 모두 사라진 이유는? 대한민국 마지막 '불꽃' 의성 성냥공장 다큐! (KBS 20130309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xDjApE-551Y
영상(유튜브); 의성 성광성냥공장, 문화관광 명소로…179억 투자 / SBS
https://www.youtube.com/watch?v=OHqaR5srL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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