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만안구청이 최근 청사앞 정원의 산책로를 걷기 편하게 보수하고, 정원내 의자 등도 리모델링 하는 등 만안구청 직원과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힐링과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다.
안양6동 중앙로변에 자리한 만안구청은 과거 안양시청(1975~1996)으로 사용하다 현재 만안구청으로 서용중인 곳으로 구청 정원에는 1950년대 경기도 임업시험장 시절 심어진 나무들이 수령 70년의 고목들로 자라면서 나무숲을 이루고 있다.
기록을 보면 만안구청 터는 과거 밤나무가 무성한 율원이었다. 일제강점기 현 만안구청부터 북쪽으로 국립농산물검사소(현 국립종자관리소)까지는 1937년 문을 연 안양식림묘포장(경기도임업시험장)이 처음 설치되었던 곳으로 1971년 묘포장이 오산으로 이전하기 까지 수리산에 임업시험림을 조성하고 우량묘목을 생산하고 시험하였으며 주변에는 경기도와 중앙정부의 농업 관련 연구와 행정시설들이 속속 세워졌던 곳이다.
1973년 안양읍이 시로 승격된후 안양1번가 있던 안양읍사무소를 시청사로 사용하면서 안양6동 경기도임업시험장 자리에 시청사 신축에 나서 1974년 기공식을 한후 1년후인 1975년 현재 모습의 건물이 완공됐다. 이후 안양시청은 1990년대 평촌벌에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부림동에 새 청사를 짓고 1996년 11월11일 안양시청과 시의회 청사를 평촌으로 이전해 11월 15일 준공식을 가졌으며 옛 안양시청사 건물은 만안구청사로 사용돼 현재까지 이어온다.
현재의 만안구청은 건축가 나상기(1927∼1989)씨가 30대 젊은 시절에 설계한 건물이다. 건축가 최승원 교수 글에 의하면 나상기 선생은 1961년 미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에 건너가 이구(李玖: 英王 李垠의 아들)의 도움으로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미술대학원 건축과에 입학하여 루이스 칸의 지도를 받으며 졸업한 후 그의 건축사무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1970년 귀국후 다시 홍익대학교 교수로 복직해 이 때부터 건축과 도시계획 등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많은 활동을 했는데 1984년에는 한국건축가협회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로는 부산타워(1973), 부산구덕총합운동장을 비롯 아주대학교, 하와이대학교에 작품이 있으며 안산시,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 설계에도 참여했다.
만안구청내에는 오래된 건물 연륜을 대변이라도 하듯 수령 80-90년은 됨직한 고목들이 줄비해 봄에는 연두색 싱그러움, 여름에는 푸른 녹음과 시원한 그늘을, 가을에는 멋진 단퐁을, 겨울에는 은백의 멋진 설경을 연출하는 도심숲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2000년 만안구청이 청사를 둘러싼 담장을 26년안에 허물고 푸른나무와 벤치가 있는 소공원같은 쉼터를 조성해 시민에 개방힌이후 직원은 물론 시민들로보터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안양시 공공기관중 담장 허물기에 나선것은 만안구청이 처음으로 당시 구청은 공청회까지 열었다.
만안구청은 2001년 3월14일 개최한 주민공청회에서 집단시위와 방범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도 컸지만 공공청사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시민곁으로 다가가는 열린행정을 위해 4천여만원을 투입해 담장을 허물고 정원을 쉼터로 조성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에 구청은 1차로 청사 남쪽 60여m와 서쪽 정문옆 20여m의 담장을 허물어 자연석으로 경계를 바꾸고, 퍼걸러 1조, 평의자 16조, 가로등 4조의 휴식시설을 마련했다. 이후 2차로 나머지 담장을 모두 제거하고 소나무 등 정원수 300여 그루를 추가 식재해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만안구청의 담장 허물기는 이후 관내 관공서 및 성당과 교회 등의 담장 허물기 사업으로 이어졌다.
또한 만안구청이 담장허물기를 통해 도심속 쉼터로 조성한 정원은 사단법인 한국조경학회가 2001년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경사업 평가에서 건설교통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상을 받앗으며 자연스럽게 도심숲으로 형성된 구청 정원은 직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쉼터는 물론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일조했다.
만안구청 정원이 더 나아가 도심 생태숲으로 변모하면 나무들은 바람길(치유) 숲, 미세먼지 차단 및 저감 숲, 녹음·향기·알뜰 숲 등의 효괴를 가져오면서 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일상의 스트레스를 털어 버릴 쉼터로,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이용되면서 공공청사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축으로 본 만안구청사-안양시사에서]
이 건물의 설계자는 나상기 건축가였다. 이 건축물의 대지는 남쪽은 도로가 반듯하게 나 있으나 북쪽의 도로가 상당히 급한 예각으로 꺾여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건축가는 이러한 대지 조건을 충분히 활용하여 ㅅ자형으로 건물을 앉혔다. 서쪽의 정문으로부터 접근하여 주현관 으로 집입하도록 동선을 유도하는 데 중간에 저층의 민원실 출입구를 두어 주현관까지 굳이가지않아도되는민원인들의편의를고려하고있다.
민원실은 층고가 높으며 주건물과 축의 방향이 다름으로 인해 서류접수대의 방향이 꺾이는 등, 다양한 시각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어, 관청의 단조로운 분위기를 덜어 주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주 건물의 동쪽 부분 2층에는 시장실이 있는데 이부분만 돌출되어 있다. 또한 그기둥이1층까지내려가 있어 그아래 1층 부분은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있다. 시장실은 이 부근의 도시 전체 축에 대하여 비스듬한 각을 이루고 있어, 남쪽으로 내다 보이는 전망이 조금은 다른 각도로 펼쳐져 색다른 느낌을 주고있다.
또한 이건물은 ‘ㅅ’자 본체로부터 민원실과 옥외비상계단이 마름모꼴로 돌출되어 있고, 중앙의 계단실과 옥탑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있다. 이러한 배치방법은 이건물이 세워지던 1975년경에는 관공서 건축에서 아직 채용하지 않던 방법이었다.
따라서 건물 외관에서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수평적인 띠창은 시로 승격되며 새로운 청사를 마련하는 시민들의 희망을 수직적 권위보다 시민사회의 수평적 연대를 표현하다고 볼수있다.
그리고 수평적인 요소만으로는 지루할수 있는 외관을 민원실의 수직기둥과 시장실 부분의 수직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는 형상으로 보정하여 형태적으로 완벽함을 만들어 내고있다.
이러한 유추는 설계자가 나상기이기 때문에 더욱 가능한 것이다. 그는 미국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루이스 칸을 비롯한 세계적 건축가들이 갓 펼쳐낸 작품의 현장에서 많은 감을 얻었으며, 도시의 문맥과 주변환경을 읽어내고 이것을 설계에 반하는 방법을 터득했던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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