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자료

안양지역시민연대 창립 선언문

안양똑딱이 2016. 5. 2. 21:58

▣ 안양지역시민연대 창립 선언문
날짜 2003-06-15 08:23:00 조회수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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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새로운 세기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 생활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21세기는 축복과 재앙의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는, 열린 미래입니다. 우리 모두의 평화와 행복이 실현되는 미래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겸허히 돌아볼 때 과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자문해보게 됩니다.
도둑처럼 덮친 IMF는 우리의 오만과 자만을 뼈저리게 깨닫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살림을 책임져 온 권력과 재력의 소유자들은 책임을 통감하여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구태에 연연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니, 대다수의 국민들도 이미 사치와 소비문화에 익숙해져버려 사회 정의와 공공선보다는 개인의 이익과 안락을 좇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전반의 문제는 우리가 사는 안양지역이라 하여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 지역은 철도가 도시를 가로지르고 상대적으로 좁은 땅에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어 교통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70년대 초만 하더라도 물고기를 잡고 멱을 감던 안양천은 무분별한 오수의 폐기로 죽은 하천이 된 지 이미 오래이고, 과도한 차량으로 인한 대기 오염은 전국에서 수위를 다투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생산 시설의 이전 대가로 평촌 지역에 수십만 명 규모의 신도시가 생겨났지만, 생산과 소비, 또는 문화의 공동체를 형성하기보다는 수도권 위성도시로서 단순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늘의 이러한 모습들은 단순히 누구의 잘못이라 꼬집을 수 없습니다. '우리'보다는 '나'만을 생각하고,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남 또는 정부와 관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며 살아 온 우리 모두의 책임일 것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한 지방자치가 실시되었지만, 시 행정이나 시의회 활동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주체를 형성하지 못하여 단지 단체장의 자치에 머무르게 한 것도 우리 모두의 안일과 무관심 탓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눈 앞에 다가 온 새로운 세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자세를 요구합니다. 우리에게 닥친 IMF 불행을 딛고 재앙의 가능성을 축복으로 전환시켜 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안일과 무관심, 의존적인 자세를 버리고 우리 지역과 사회의 주인으로서 책임 의식과 참여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주체적인 민주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파헤쳐진 기초를 단단히 다지고 무너진 담을 새롭게 복구해야 합니다. 주민을 위한 시정을 실현하고, 나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물론 이 일을 한두 사람이 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의 모든 시민, 나아가 우리 나라의 모든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안양지역시민연대'는 이 일을 위한 작은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 주민의 뜻을 모아 시정을 감시하고 문제를 찾아내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지역이 안고 있는 교통, 환경, 교육, 보건복지 등의 문제를 발굴하고, 합리적인 지역 개발의 실현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주민의 자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지역 안과 밖에 있는 여러 시민단체들과 협력하여 우리 사회를 좀더 밝고 깨끗하게 만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안양지역 시민 여러분!
이제 우리 모두 소극과 방관의 자리를 벗어나 우리 지역과 나라의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인으로서 다같이 일어섭시다. 어깨걸고 함께 나아갑시다.

 


1998년 4월 18일

안양지역 시민연대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