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6월이다. 역사적, 현재적 의미 조명을 위한 움직임이 전국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 6월이 더욱 감회 깊은 이유는 한국사회 대변혁의 분수령인 6월 민주항쟁이 30년이 지나 오늘날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한국 민주주의-30년의 넘나듦과 나아감이다.
1987년 6월 26일. 안양CGV앞(당시 안양 삼원극장) 사거리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2만여 시민은 서안양우체국(안양우체국) 사거리를 지나 만안구청(안양시청)과 성결대앞 사거리(안양경찰서)까지 행진하면서 '호헌 철폐, 독재 타도'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는 노동자, 학생뿐 아니라 어린아이를 무등 태운 일반시민까지 참여해 자발적인 거리 시위로 확대됐다. 민정당 지구당사에는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안양경찰서 담벼락은 무너지고 경찰관사가 전소되는 등 새벽 4시까지 이어졌다.
6월 19일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안양 조흥은행앞 도로에서 첫 번째 기습 시위를 한 뒤 두 번째로 진행된 26일 대규모 항쟁은 안양권 7·8·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졌다. 이날 투쟁으로 수많은 노조가 결성됐고 현재 시민사회 운동의 초석이 됐다.
30년전 안양 삼원극장과 일번가의 중앙로 거리를 가득 메웠던 이름모를 그들. 김밥과 물병을 나눠주던 중앙시장 아주머니, 거리마다 경적을 울려대던 버스와 택시기사 아저씨, 거리를 가득 메운 학생과 노동자와 이름도 모르는 시민들…. 그 주인공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그들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치열한 투쟁에서 평화적 축제로의 민주항쟁의 진화는 2016년 겨울과 2017년 봄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1700만 촛불 시민은 국민을 무시하는 독재 권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안양.군포.의왕시민들은 서울 광화문으로 달려가기도 했지만 안양의 안양역과 범계역, 군포의 중심상가, 의왕의 의왕역과 계원대앞에서의 촛불행사를 열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광장이, 모든 길이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민주주의라는 소중한 꽃을 활짝 피우고 민중이 함께 모일 때 불가능이라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무한한 상상력을 싹틔운 계기를 만들어 준, 세상을 바꾼 함성의 주인공 그들은 바로 시민들이다.
'안양군포의왕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상임대표 정금채)는 안양지역에서 있었던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 그 후의 노동운동, 청년운동, 여성운동, 문화운동, 환경운동, 시민운동 등과 2016~17년 촛불시민혁명에 참여했던 이들과 시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그 날의 교훈과 남은 과제, 함께 온 30년과 함께 갈 30년을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추진위는 오는 6월 12일부터 17일까지 안양역, 산본역, 의왕역에서의 6월 항쟁 30주년 기념 광장 사진전을 통해 6월 민주항쟁, 7~9월 노동자대투쟁, 91년 5월 투쟁, 2016~17년 촛불항쟁의 역사전 현장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또 17일 오후4시 87년 6월 그 날의 현장 및 안양중심가 역사 알기 탐방(안양역 출발)에서는 ①안양역(역의 변천사)-> ②학림사(유인물인쇄소)-> ③병목안채석장철길(일제강점기 경부선 자갈 채취)-> ④대동서점-> ⑤안양역전우체국-> ⑥안양CGV(옛 삼원극장과 미륵당이야기)-> ⑦6월민주화시위현장(당시 현장의 인물 증언)-> ⑧중앙시장-> ⑨중앙성당과 근로자회관-> ⑩항아리골목-> ⑪점집골목-> ⑫아단문고-> ⑬남부시장->구도로(⑭옛1번국도⑮안양양조장이야기)-> 안양1번가(⑯서이면사무소.⑰안양최초백화점.⑱1950~70년대 관공서거리/시흥군청.안양읍사무소.안양경찰서.의용소방서)-> ⑲안양행궁터-> ⑳안양역을 돌아보며 과거 시위 현장과 역사적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는다.
17일 오후6시 안양역 광장에서의 6월 항쟁 30주년 기념식 및 문화공연에서는 30년전 6월 민주항쟁과 현시대의 촛불항쟁에 참여했던 이들의 이야기와 자유발언을 통해 반성과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초청 가수의 문화공연도 곁들여져 오후 8시30분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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