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옛사진읽기

1992년 민중미술 펼쳤던 우리그림-우리들의 땅 회원들

안양똑딱이 2017. 4. 25. 17:47

 

1992년 6월 26-30일 안양문예회관에서 열렸던 우리들의 땅 3번째 작품전 리플렛에 실렸던 우리그림-우리들의 땅 회원들의 모습으로 박찬응 군포문화재단 문화교육본부장, 홍대봉 불성사 주지스님, 그림이야기 작가로 유명한 이억배, 권윤덕, 정유정, 도장과 전각.서예의 달인 진영근 등 젊었던 시절의 풋풋한 모습들이 담겨있다. 
1980-90년대 경기 안양에는 우리그림(걸개그림,판화), 민요연구회(굿.민요.풍물), 안양문화운동연합(문화), 휘모리(사물), 안양독서회(문화) 등 다양한 모임과 동아리들이 결성돼 활동을 펼치는 등 그야말로 지역 문화운동의 전성기였다. 
당시 안양을 중심으로 교류해 온 그림 작가들은 격동하는 정세 속에서 삶과 어우러진 미술문화를 위해 1986년 당시 안양근로자회관에서 미술교실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자들과 함께 한 것을 계기로 민중미술운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1987년 12월 그림사랑 동우회-우리그림(초대회장 홍대봉 스님, 사무국장 박찬응)을 창립해 1988년부터 2000년까지 활동하면서 시민미술학교를 운영하고 각종행사에 걸개그림과 만장 등을 제작하고 매년 ‘우리들의 땅展’ 기획전시회를 여는 등 대중활동에 적극 나서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수도권 일대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활동을 펼쳤다.
그 과정 속에서 <구름가족이야기>라는 그림책이 탄생되었다. ‘구름가족이야기’ 판권란을 보면 ‘옮긴이/정유정, 진경희, 권윤덕, 그린이/고은아, 유미선, 정승각, 권윤덕, 윤순종, 황용훈, 권애숙 만든곳/ 우리그림’ 으로 인쇄되어 있다.
이야기를 구성하고 그리고, 목판를 파고,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하고 , 손으로 제본하는 전과정을 공동작업으로 100권의 책을 만들어 냈다. <구름가족이야기>는 생활속에서 배우고 생활 속으로 깊이 천착하려는 공동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1989년에는 보다 전문적이고 전업적인 작업에 몰두하려는 지역작가들의 의지로 ‘안양지역 젊은 미술가 모임-우리들의 땅’을 결성하였다. 이때 대중활동으로 소진되었던 기량 연마 활동으로 드로잉 작업을 비롯 탱화에 일가견이 높은 관악산 불성사 주지스님을 모시고 태화 모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2000년 10월 3일, 안양지역 미술운동사에 기록될 ‘우리들의 땅’ 동인이 그 1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해체된다. 예술을 사회를 변혁해 나가는 강력한 무기로 보던 미술인들의 동인이었던 우리들의 땅은 한시대의 막을 내린 것이다.
회원중 한명으로 전시회 기획자였던 박찬응(전 스톤앤워터 관장) 군는 당시 지역신문괴의 인터뷰에서“이번 10회 전시회를 끝으로 우리들의 땅 전시를 마감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발전적 해체니 새로운 모색이니 하는 토를 달지 않아도 의미있고 발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들의 땅이라는 창립초기의 화두와 현재의 다변화된 작업형태간의 정체성에 대해 동인들은 오랫동안 고민하고 논의했다"며 "주변에서는 고별·해체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아쉽고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제 10년의 자기 역할을 다하고 마무리할 정확한 시점을 골랐다" 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심정들 때문일까, 회원들은 전업작가로 사는 것과 생활을 영위하는 문제, 대중성과 전문성을 획득하는 문제등의 심도있는 논의이후 창작그림책의 영역을 개척했다.
1994년 3월에 정승각의 <까막나라 삽살이>가 첫 출간되며, 연이어 권윤덕의 <만희네 집>이억배의 <솔이의 추석이야기>정유정의 <고사리손 요리책>이 1995년 11월에 동시 출간되었다. 이후 이들 네사람은 본격적이고 전업적인 그림책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당시 함께 교류하고 작업하던 김혜환, 김재홍, 양상용 등도 연이어 그림책을 출간하고 류충렬, 김시영 등이 그림책작업을 했는데 이처럼 특정지역, 특정시간 대에 그림책작가가 다수 배출되는 예는 드문 경우다.
특히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에 만들어진 ‘에스파스 앙팡 재단’에서 2년마다 전세계 어린이대상 책들 중 단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상을 주는데, 지난 2004년 김재홍이 그린 그림책 ‘동강의 아이들’이 ‘2004 에스파스 앙팡상’을 수상해 국제적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004년 1월 한달간 경기문화재단 아트센터에서 열린 "창작원화전, 그림책에서 소리난다"전을 통해 그림책으로 관객들과 만났으며 지난 2009년에는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경기지회 주최로 12월20일부터 27일까지 안양예술공원 내 알바로시자홀에서 열린 2009 경기통일미술전 ‘Space- DMZ’ 전시회를 통해 안양시민과 만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