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의 '君舟民水'(군주민수)를 선정했다.
교수신문은 20~22일 전국의 교수 611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에서 군주민수가 32.4%(198명)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고 24일 밝혔다.
군주민수는 중국의 고전 순자(荀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성난 민심이 대통령 하야를 위해 거리로 나섰고, 결국 대통령 탄핵안 가결까지 이끌어낸 상황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육영수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는 "역사를 변화시키고 전진시키는 첫 발은 촛불을 나눠 밝히려는 용기와 권리선언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더 이상 무조건 존경받는 군주도 없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착하고도 슬픈 백성도 없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는 176명(28.8%)이 꼽은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패망한다'는 뜻의 '역천자망'(逆天者亡), 3위는 113명(18.5%)이 꼽은 '작은 이슬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뜻의 '노적성해'(露積成海) 가 선정됐다.
2001년부터 교수신문은 매년 교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로 한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세태의 단면들과 부합하는 성어들이 경합했다"며 "올해도 역시 가파른 정국변화를 꼬집는 사자성어들이 꼽혔다"고 밝혔다.
'올해의 사자성어'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2014년 거세개탁(擧世皆濁)
▲2013년 도행역기(倒行逆施)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2009년 방기곡경(旁岐曲逕)
▲2008년 호질기의(護疾忌醫)
▲20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
▲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
▲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희망의 사자성어
▲2016년
▲2015년 정본청원(正本淸源)
▲2014년 전미개오(轉迷開悟)
▲2013년 제구포신(除舊布新)
▲2012년 파사현정(破邪顯正)
▲2011년 민귀군경(民貴君輕)
▲2010년 강구연월(康衢煙月)
▲2009년 화이부동(和而不同)
▲2008년 광풍제월(光風霽月)
▲2007년 반구저기(反求諸己)
▲2006년 약팽소선(若烹小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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