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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고장 역사/ 반월저수지와 운크라

이야기보따리/기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고장 역사/ 반월저수지와 운크라

 

국제구호 손길 닿은 논밭의 젖줄
본오뜰 포함 안산 지역 가뭄해갈
6·25 전쟁후 '유엔한국재건단' 맹활약
농업용저수지등 경제기반시설 투자도

안산 반월지역에는 개교한 지 90년이 넘는 반월초등학교가 있습니다. 그 학교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남산 뜰이 나오고 그 위로 더 올라가면 호수같이 넓고 예쁘게 단장이 된 반월저수지가 나옵니다.

그리고 넓은 저수지와 함께 어울려 우뚝 솟은 터미산성은 예전에 쌓았던 작은 산성이 있던 곳으로 역사적인 유래가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저수지 제방 동쪽 끝에 가면 돌판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는 '半月水利組合 운크라 韓美合同事業地區 竣功 4290年 12月 15日'라고 적혀있습니다.

이것은 반월저수지가 1957년 12월 15일 운크라의 지원으로 농업 기반시설 조성용 저수지로 만들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반월저수지 조성 이후 남산 뜰을 비롯해 오늘날의 본오 뜰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 중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 가뭄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젖줄이 됐습니다.

이 저수지를 지은 운크라는 어떤 기관일까요? 1950년 6·25 전쟁 이후 유엔이 전 세계 회원국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 민간 기구들에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을 도와줄 것을 호소하자 구호의 손길이 한국으로 밀려들어 왔습니다.

그 해 12월 1일 유엔 총회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유엔한국재건단'(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 UNKRA)을 창설했죠. 이후 한동안 활동에 어려움을 겪다가 1952년 말 비로소 유엔의 지원을 받아 운크라가 한국 경제 개건을 위한 대규모 부흥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운크라의 활동은 한국에 대한 구호 차원을 넘어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 경제를 전쟁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시켜 한국 경제 재건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를 했습니다.

한국 경제 재건을 위한 운크라의 지원은 원자재 도입하고 시설투자를 했으며, 이러한 지원은 한국 사회의 교육, 문화적 기반을 확충하는 데도 사용됐습니다.

또 한국의 농업 및 자연자원 개발을 위한 기반 시설투자도 이뤄졌습니다. 한편 연탄, 판유리, 제지, 농기구, 시멘트 공장들이 설립돼 한국의 공업 부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고, 공업발전의 기초가 되는 송·배전 시설의 확충과 전력 개발에도 기금이 투입됐습니다.

나아가 교통 운수, 보건위생분야에도 운크라의 지원금이 할당됐는데, 특히 전후 폐허가 된 학교시설·병원을 복구하고 수많은 고아를 보살피기 위해 고아원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60년이 지난 빛바랜 돌판을 바라보며 어려웠던 시절 어르신들의 힘겨웠던 삶을 되짚어 봅니다. 그분들이 흘리신 땀방울이 오늘날 우리에게 풍요로운 결실이 됐음에 감사드리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많은 나라가 있음을 보며.

/신대광 원일중 수석교사

※위 우리고장 역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6-09-06 제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