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개에서 친목동으로 넘어가는 곳에 정수장이 생겼고 그 아래로 안산가는 고속도로 고가다리 밑에 나 국민학교 1학년 무렵에 살던 집이 있었는데 그게 아직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좁은 마당 끝에는 무궁화나무가 서너 그루 있었고 그 너머로는 거머리가 득실거리는 논이었다. 일명 미나리꽝. 엎드려 팔 하나를 넣으면 거머리 한두마리가 득달같이 달라붙는데 살을 뚫기 전에 잽싸게 뜯어내어 손바닥에 때굴때굴 굴리면서 뒷집 미숙이한테 '야, 니네 집에 그거 핸들 좀 가져와.' 하면 미숙이는 부리나케 달려가서 여자들 아이샤도 바르는 솔 손잡이를 몇개 가져왔다. 이쑤시개보다는 약간 큰 그 프라스틱을 거머리 똥구녕부터 밀어 넣으면 거꾸로 홀랑 뒤집어 지는데 그걸 무궁화 나무 옆에 세워놓아 말리곤 하였다. 우리집에서 안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