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1/ #기록 #변산바람꽃 #안양 #수리산 #경기도립공원/ 안양 수리산 계곡에 살고있는 변산아씨들을 만나다. 안양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전환위원회 주관으로 변산바람꽃 자생지 실태 조사 및 보호운동을 실시하던날. 자생지 면적이 수년전보다 엄청 줄었으나 개체수가 작년보다는 좀더 보였다. 바람꽃은 맨 처음 봄을 알리는 야생화이다. 겨울의 끝자락에 돌과 낙엽 틈새를 비집고 올라와 차다찬 바람에도 가녀린 몸을 지탱하고 수줍은 듯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아씨들이 앙증맞기만하다. 그런데 어느 누가 만지고 건드렸는지 꽃잎이 떨어져 나가는 등 상처입은 아씨들도 보여 마음이 아프다. 5-6년전까지만해도 수리산이 변산바람꽃 최북단지 였으나 근래 들어 기후변화로 연천, 포천 등 한수 이북에서도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한다. 경기도는 변산바람꽃을 보호종으로 지정했다.
안양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안양지속협.상임회장 양숙정)가 안양9동 담배촌 끝자락 수리산 계곡에서 변산바람꽃 자생지 조사 및 보호운동에 나섰다.
안양지속협이 변산바람꽃 보호운동을 나선 것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9년째로 변산바람꽃 자생지 입소문을 듣고 꽃사진을 찍기위해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꽃이 마구 짓밝히는 등 훼손을 당하고 계곡이 몸살을 앓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안양지속협은 해마다 10-20여명의 위원들이 수리산 계곡을 찾아 변산바람꽃 싵태도 확인하고 현수막을 걸고 사진작가들에게 홍보전단을 전하며 변산바람꽃 보호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의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금년에는 안양지속협 생태전환위원회(위원장 정종호) 주관으로 15명의 위원들이 지난 11일 “경기도보호종! 변산바람꽃 ! 서식지 보호에 함께 해주세요" 현수막을 부착하고 서식지 주변 쓰레기도 줍는 등 정화활동도 전개했다.
변산바람꽃은 한국 특산종으로 지난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윤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하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학명도 발견지인 변산과 그의 이름이 그대로 채택됐다. 변산반도, 마이산,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지에 자생하며, 개체수가 많지 않아 보호해야 할 토종 야생화이다.
변산바람꽃은 땅속 덩이뿌리 맨 위에서 줄기와 꽃받침이 나오고, 꽃잎은 꽃받침 안쪽의 수술과 섞여서 깔때기 모양으로 솟아오른다. 꽃받침 길이는 3~5㎝, 너비는 1~3㎝이다.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이는데, 보통 우산처럼 생긴 꽃받침 5장이 꽃잎과 수술을 떠받들 듯 받치고 있다. 처음에는 꽃받침 끝이 위로 향하다가, 차츰 밑으로 처지면서 느슨하게 허리를 뒤로 젖히는 듯한 모습으로 바뀌며 꽃받침은 6~7장이다.
수리산에 변산바람꽃이 자생한다고 알려진 것은 2000년 초 무렵이다. 처음에는 사진작가들이 소수로 알음알음 찾아오고 꽃이 피는 장소를 감출 정도로 살짝들 다녀가는 덕분에 꽃 개체수도 늘고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 이후부터 변산바람꽃 최북단 자생지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은 물론 주말에는 수백명이 그룹 단위로 찾아와 촬영을 하면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수리산이 경기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경기도에서 산림감시원이 파견나와 현장을 통제하기도 했지만 감시원이 없는 오전 일찍 사람들이 촬영을 하러 오거나 산을 타고 내려오거나 계곡을 우회하는 등 사실상 찾아오는 사람들을 통제히기엔 불가능하다.
시기적으로 2월말에서 3월초가 되면 피어나기 시작하는 변산바람꽃은 계곡 바위 틈새에서, 아직 녹지 않은 얼음과 눈을 뚫고, 낙엽을 비집고 올라온다. 때로는 사람이 다니는 길에도 앙증맞은 작은 꽃이 올라와 조심스럽게 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끼를 뜯고, 눈으로 감싸고, 돌을 들어내고, 조명을 설치하는 등 연출하거나 장시간 혼자 촬영하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끼리도 눈살을 지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어떤 이는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온몸을 업드릴수 있는 깔개까지 가져와 펼치고 사진을 찍어 앙증맞게 피어오르던 꽃이 깔려 죽는 등 자생지를 훼손하는 행위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어제 와서 사진을 찍었는데 다음날 가보니 누가 파버려서 없어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기만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에 그런 행동을 한다니 놀랍고 마음 아픈 현실이다.
지각있는 행동으로 야생화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애정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경기도는 변신바람꽃을 보호종으로 지정했다.
[변산바람꽃((Eranthis byunsanensis B. Y. Sun) 이야기]
- 안양지속협 생태전환위원회 신영준 위원(경인교대 과학교육과교수. 한국생물과학협회장)-
2월부터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변산바람꽃. 전북 부안에서 1991년 발견하고 채집한 것을 1993년 학계에 보고하여 이름 붙여진 변산바람꽃이 남쪽 한라에서 경기와 설악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봄소식을 전합니다.
그런데 왜 변산에서 찾은 이꽃이름에 바람꽃이 붙었을까요? 그것은 이 꽃이 아네모네(Anemone)라는 속명을 가진 바람꽃과 꽃모양이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실 변산바람꽃은 원래의 바람꽃과 속명이 다릅니다. 변산바람꽃은 Eranthis속에 속하며, Eranthis는 Er(봄) anthos(꽃)에서 나온 말로 봄에 핀다는 뜻이지요, 아네모네 바람꽃은 주로 여름에 핍니다. 어쨋거나 사람들은 꽃도 꽃이지만, 변산바람꽃이 가녀린 몸매(꽃대)에 커다란 꽃을 달고 있어서 바람이 불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으니, 어원이야 어찌되었건 바람에 살랑이는 바람의 딸의 한 집안으로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변산바람꽃을 들여다보면 꽃받침이 안보이고 흰색 계통의 꽃잎이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5장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랍니다. 때로는 이 꽃받침이 때로는 5장보다 많은 변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 꽃잎은 어디로 갔을까요? 꽃잎은 꽃의 암술과 수술, 즉 꽃술을 둘러싼 깔때기 모양의 황록색을 띤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퇴화한 꽃잎이랍니다. 깔대기 모양의 꽃잎은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1개까지 다양한 변이가 있으며 끝부분이 약간 파여 있습니다. 꽃술을 들여다보면 연한 보라색을 띤 수술이 2~30개 정도 있습니다. 암술은 연한 보라색의 수술들 중앙에 있답니다. 가루받이에 성공하면 그 자리에 열매가 생깁니다. 꽃 아래쪽에서 꽃받침을 떠받듯이 꽃대마다 하나씩 돋아나 있는 여러갈래로 갈라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잎의 변이로 꽃을 싸고 있는 꽃싸개잎이랍니다.
그럼 진짜 잎은 언제 볼 수 있을까요? 꽃이 질 무렵부터 땅속에서 나옵니다. 흔히 그것을 뿌리 잎이라고 부릅니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의 많은 경우가 꽃이 피고 잎이 나중에 피는 것을 보면 변산바람꽃도 그런 종류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왜 힘들게 굳이 꽃을 따뜻한 봄날보다 추운 시기에 피울까요? 그것은 가루받이와 관련이 있답니다. 남들보다 좀 춥더라도 꽃을 일찍 피우면 가루받이 해줄 곤충들을 선점하고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잎없이 꽃을 피우기 위한 양분은 땅속에 덩이줄기로 비축해 놓았으니 그것을 밑바탕으로 쑥 꽃을 올려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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