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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안양6동 옛 검역원 정원에 있던 축혼비

안양똑딱이 2022. 11. 17. 09:40

 

 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 중앙로변에 자리했던 농림축산검역본부. 안양지역민들에게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란 명칭으로 더 친숙한 곳으로 지금은 안양시 땅이지만 시가 어떤 공간으로 활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아 빈 공간이다.

이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앞마당 화단에 세워져 있던 축혼비(농림축산검역본부가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가져갔다) 부터 이해해야 한다.

“열 목숨 얻기 위해 한 목숨 바친 그대 희생 빛내리. 넋이여 고히 잠드소서. 1969년 10월 20일”

인간의 안전한 식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동물을 대상으로 갖가지 실험을 한다. 결국 이 동물들의 생명을 끊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 시설에서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고 매년 제사를 지낸다. 꽃 피는 철에는 붉은꽃으로 에워싸이는 화단은 어찌 보면 이 연구소 구내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안양지역민들에게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란 명칭으로 더 친숙한 곳으로  1964년 건립된 안양가축위생연구소가 전신으로 국내.외 축산식품에 대한 위생관리와 검역 실시, 축산농민들을 위한 가축질병의 예방, 퇴치 및 해외 악성 가축 전염병의 유입방지 업무를 수행하는 농림수산부식품부 산하 기관이다.
역사를 보면 검역원은 1909년 부산에서 수출우검역소와 1911년 우역혈청제조소가 설립돼 가축위생시험소로 통폐합된후 1942년 안양으로 이전해 왔으며 1964년 안양가축연구소, 1998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2011년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2013년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2009년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100주년 기념식을 갖기도 했으나 2005년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74년만에 안양을 떠나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기 위해 이삿짐 꾸리기가 한창으로 일부 오래된 조형물들과 꽤나 멋진 조경용 나무들을 옮기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다.안양시민들은 오랫동안 이 공간이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되었으면 희망해 왔다.
특히 시도 부지가 일반에 매각될 경우 도심 난개발이 우려되어 매입을 추진했는데 단체장이 바뀌면서 정책이 번복되는등 난항을 겪다가 다행히 안양시가 어려운 재정 여건속에도 마래를 위해 1천293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안양시는 2018년 5월까지 매입 대금을 나누어 낸 뒤 소유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검역원은 2016년 4월까지 이전할 예정으로 이후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 2년 동안은 안양시가 부지 원형을 변형시키지 않는 조건으로 사용한다.
검역원은 만안구 원도심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규모 공간으로 총면적 56,309㎡(약 1만7천평) 부지내에는 건물 27개동(2만8천612㎡)이 있으며 잔디밭, 수목원, 운동장 등이 있다. 안양에 검역원이 자리한 것은 일제강점기로 추정된다.
1961년 남부지방을 강타한 사라호 태풍으로 부산에 있던 가축위생시험소가 초토화되자 농업연구기관을 수원을 중심으로 집결시킨다는 정부(농사원)의 벙침에 따라 미국 USOM의 협조자금으로 지소였던 안양(본소이전 1962년)에 1963년 10월 대규모 현대적인 종합시설을 건립하였다. 당시 신축한 가축위생시험소(현재의 검역원 본관 등)는 서울대학교 공대 이광노 교수가 설계와 공사 감독을 맡아 완성했다.
특히 본관 건물 전면부의 3층에는 여러 동물들의 형상이 양각으로 새겨진 부조물이 있는데 이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대표적 조각가인 김문기의 작품이다. 오른쪽 위 한 켠에 ‘LABORATORY’라고 씌어 있어 이 건물이 실험시설임을 알려 주고 있다.
한편 건물을 설계한 이광노 교수는 1949년부터 1987년까지 ‘현역’ 시절 남산 어린이회관, 국회의사당, 서울대 캠퍼스, 삼성빌딩, 서울대학병원, 주한중국대사관, 아산재단 중앙병원 등 170여 점에 달하는 내노라하는 건축물들을 설계한 인물로 1955년 그의 아호를 딴 무애(無涯)건축연구소를 설립해 한국 현대건축을 이끈 한국 건축학계의 원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74년만에 안양 떠난다. 안양에서 김천으로 2015년 이전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14년 11월19일 '축혼비',앞에서 마지막 위령재를 지내고  '100주년 기념비' 등 기념물과 조경수 등에 대한 이전 작업을 시작하며 이삿짐 싸기에 들어갔다. 이날 본관앞 정원내 '축혼비(畜魂碑)'앞에서 열린 마지막 위령제에는 노수현 본부장(직무대행)과 검역본부 직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람을 위해 희생된 동물들의 넋을 빌고 100주년 기념비앞에서 전직원이 기념사진을 찍는 등 김천으로 이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