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옛지도읽기

[지도]기억을 더듬어 그린 어릴적 장내동골목 고샅길 그림지도

안양똑딱이 2022. 10. 25. 18:43

마을길과 집사이를 연결하는 앞마당길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할것 같은데 지난시절의 내가 살던곳은 지금의 기준으로보면 시골이었고 그 시골의 작은 장안 골목, 내가 기억속에서 찾고자 한 그길을 "고샅길"이라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것이다. 그 고샅길을 수없이 넘나들며 뛰어놀며 감정의 변화 쌓아갔을텐데, 언제부터인지 그 골목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었다.
자동차가 불편하지 안게 다닐 수있는 몇십메타짜리 대로를보며 차가 움직이는데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과 어느날 십충짜리 이상의 새로운 건물이 보이면 유심히 건물의 이름이며 용도를 알아보건만, 내 소중했더 기억들이 잊혀지고 없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수가 없었다.

그많큼 바쁘게 살아왔을터이고 한편으로는정신을 놓고 살아왔다는 말이다.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에 대한 구별을 할수 없었던건 아닐까? (2009.10.09. 안양 장내동에 살던 어느 시민) 

안양 장내동(안양4동 중앙시장 부근) 골목을 표현한 그림지도 (https://htree.tistory.com/205)

 

누구도 알수 없는 지명이며 관심도 없을테지만 나름대로 길에 이름을 붙여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싶은 충동이 들어 나름.. 순번을 부여하고 이름을 붙여 보았다.

 

장내동 고샅길 - #1
국민학교를 들어갈까 말까 하던 시점에 방두개에 일곱식구가 옹기 종기 모여살던 기억이 전부다.

 

장내동 고샅길 - #2
국민학교 저학년을 잠깐보낸 그 골목집에 개략 열두어집이 모여 살고 있었다. 이층은 꿈에도 꿀수 없었던 시절이니, 참 좁은 공간에 많은 가구들이 지냈다는것을  돌아보며 새삼 실감한다. 식수는 지하수로 마중물을 부어 뽑아올리는 수동펌프에서 받아 사용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장내동 고샅길 - #3
국민학교 졸업 전후한 시점에 살던곳으로 시장임에도 현재와 비교하면 화려한 상점이 별로 없었다. 구슬치기며 딱지치기를 하던 겨울이면  털실로 짠 빵모자를 벗어 한자루나 되는 구슬을 담아 동상이걸려 터져버린 손으로 구슬치기를 하다가 어머님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려 그 많은 구슬을 하수구에  몽탕 털어넣으시던 어머님이 원망스러웠던 기억이 남아있다. 두명이 지나가면 옷깃이 스칠정도의 골목길에서 술래잡기를 하던 공간으로 오늘 그곳을 둘러보며 그 작은 공간에 어디 숨을곳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기억속의 그 공간은 그렇게 넓고 커보이던 공간이..

 

장내동 고샅길 - 4
중학교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것 같다. 퇴근하시는 선생님이 보면 공부 안하고 논다고 할까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놀기에 흠뻑 빠진적도, 그리고 주위에 조금은 불량끼가 덕지덕지붙은 친구들과 같이 놀다가 선생님의 눈에 띄여..

 

"넌 전혀 그럴 거 같지 않더니~~" 하며

이상한 눈초리로 처다보는 선생님의 눈총에 섭섭해 하던 때가 있었다.
일본 적산가옥집에 살던 종태는 나보다 한살 위였었는데..사십여년 동안 잊고지내다가 갑자기 오늘 그친구 이름이 떠오른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어느저녁 시장안에서 장사를 하시던 부보님께 용돈(당시 10원)을 얻으러 갔다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거절을 당하고 터덜 터덜 돌아오던길의 쓸쓸함이란..

십리를 걸은것 만큼이나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곳을 지금 서둘러 간다면 불과 삼분거리였다.

 

장내동 고샅길 - 5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을 보내던곳으로 제법 성장해버린 때문에 "어린날의 아련한 기억"이란 단어를 쓰기에는 무리가 있던 시절이다. 밖으로 돌아다니기 보다는 방안에 더 오래 머문시절이기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가 보다.

 

예나 지금이나 난 단독주택(다가구)에 산다.

우리세대의 사람들이라면 대다수가 특별한 여건이 아니면 공동주택을 선호하고 있지만, 지도에 나와있는 내가 살던 동네는 아직도 개발과 변화에서 제외되어져 있다. 우연일수도 있고 어찌보면 내자신이 잠재적으로 선택한 방향일수도 있다. 세태의 흐름에 쉽게 편승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

 

지난 모든것을 잊고 편하고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것이 보통사람들의 생각이겠지만, 우린 어쩔수 없이 그 과거로부터 와서 가끔은 그 과거로 되돌아 가고싶을수 밖에 없는 뇌 구조를 가지지 않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09년의 가을초입에서 돌아다 본 허허롭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내 기억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