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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초월, 인터넷 통해 보는 1960년대 안양모습

안양똑딱이 2016. 6. 11. 08:17

[03/02/28 시민연대]

인터넷통해 태평양 건너온 1960년대 후반 안양모습

미국인이 개인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시공초월 확인
석수동과 안양역.유원지.안양시내 등 생생한 기록들 남겨

▲Neil Mishalov's씨의 홈페이지 메인화면

60년대 후반 안양시 석수동에 자리한 미군부대에 근무했던 미군병사가 우편전령으로 서울과 인근 도시를 오가며 찍은 당시의 풍물과 생활상이 담긴 수백여장의 사진을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 시공을 초월해 지난 과거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Berkeley)에 거주하는 닐 미샬로프(Neil Mishalov)씨의 개인홈페이지(http://mishalov.com)에 담겨있는 이 사진들은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1968-69년 근무지에서의 부대생활뿐 아니라 당시 서울의 반도호텔, 광화문, 용산 등 거리와 시민의 생활모습과 함께 한강의 풍경을 비롯 수원, 인천, 오산시가지와 일부 도시의 항공사진 등 다양하고 생생한 장면들을 컬러사진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1968년 당시 근무부대가 자리했던 안양 석수동마을의 농촌풍경과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안양시내의 여러 건물들의 모습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카메라에 담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 있으며 무엇보다 마을의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당시 주민들의 살아있는 삶을 렌즈에 담아 지난 과거속으로 여행하게 하고 있다.

기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안양 석수동마을 모습이 담긴 Suck-su Dong village 갤러리 웹페이지에는 당시 마을 풍경과 함께 시골 여인과 노인, 어린아이들과 초.중학교 여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담겨있으며 모심기, 물대기, 쟁이갈기 등 농사짓는 농촌의 생활상뿐 아니라 당시 싸전(쌀가게)의 모습도 담아 안양지역의 주변 농촌과 미군부대 인근의 생활상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또한 지금은 흔적조차 사라진 옛 안양역의 모습과 역광장에서 삼원극장까지 이어지는 거리의 풍물도 담겨있는 가운데 특히 당시 몇대밖에 없었던 안양역 광장의 옛날 버스의 모습이 눈길을 끌며 한산한 버스정류장 주변의 건물과 간판들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어 역앞 중국음식집이었던 순흥관,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드나들던 폭포수다방, 금강다방, 양복점의 간판과 건물도 눈에 들어온다.

이와함께 안양 최초의 영화관이었던 읍민관(현 외환은행자리)의 건물에는 당시 상영했던 영화 "에밀레종"의 대형홍보판이 만국기와 함께 매달려있으며 당시 새시장(현 안양4동 중앙시장)입구로 추정되는 신작로에는 아이스크림과 빙수를 파는 리어커, 수리산중턱에 세워진 근명여상의 초창기 건물도 보인다.

특히 안양 중심가에 자리한 안양우체국 사거리에서 시내쪽으로 찍은 사진은 도로확장후 흙먼지에 덮인 채 2차선만이 아스팔트 포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스레트 공장의 굴뚝과 중앙감리교회의 뾰족한 종탑까지 나타나고 있을뿐 아니라 만안로변 인근인 안양 남부시장과 4동의 당시 건물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당시의 시가지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안양 석수동 미군부대 주변의 풍물을 소개한 웹사이트 화면

또 다른 사진에는 안양1번국도가 지나는 안양유원지앞 석수동다리옆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길아래 밭으로 미끄러져 떨어진 버스의 교통사고 모습과 여름철 물놀이를 즐겼던 안양유원지의 모습 또한 담겨있으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제1풀장에서의 물놀이 장면뿐 아니라 대형풀, 왕실여관,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컬러화면으로 담겨있다.

이 밖에도 이 홈페이지에는 서울의 반도호텔, 광화문거리와 용산 미8군인근의 모습, 한강다리와 인도교 등 서울과 김포, 오산, 수원 등지의 풍물뿐 아니라 당시 수원시의 항공사진도 담겨있어 그 가치를 돋보이는 가운데 미샬로프씨가 사계절의 모습과 함께 기록한 수백여장의 사진들은 지난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한편 이와같이 소중한 추억의 옛 사진들이 나타나게 된 계기는 인터넷 웹서핑을 하던 한 네티즌이 외국인의 사이트에서 1960년대 안양의 여러 모습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컬러사진으로 담긴 것을 발견하고 지난달 28일 안양시홈페이지 게시판에 사이트주소를 소개하면서 밝혀졌다.

글을 올린 이 네티즌은 당시의 주민들의 생활모습, 어린이들의 모습들이 많이 실려있어 그 사진속의 고운 아가씨들은 어느덧 할머니가 되었을테고 그 어린이들이 지금은 40대에 가까운 나이를 먹었을 것이라며 따라서 이 사진들은 석수동 주민들에겐 너무나 소중한 재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은 안양시민이 아니지만 사진속의 주인공을 찾는 행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당사자들에게도 뜻깊은 일이고 안양시로서도 의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 시에 제안하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남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안양시 승격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외국인의 눈으로 본 지난 시절 안양 곳곳의 사람들의 삶, 풍물은 안양의 숨결이 담긴 소중한 자료들로 그 때의 모습들이 이렇게 시공을 초월해 다시금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기록문화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우리와 달리 이땅과 문화에 호기심을 가졌던 한 이방인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울러 안양시민도 아니고 또한 당시 안양에 살지도 않았기에 자칫 스쳐갈 수 있으면서도 사진 기록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관심을 갖도록 일깨워 준 네티즌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지난 과거의 역사가 담긴 각 지자체 역시 미국의 "Neil Mishalov"씨에게 연락을 통해 사진들의 사용허락을 득한 후 사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안양지역시민연대 www.ngoanyang.or.kr)

▲ 한국관련 사진 소개 웹페이지 화면

■ 닐 미샬로프(Neil Mishalov)씨 홈페이지 바로가기 클릭!

2003-06-12 01: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