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기록 #기억 #역사 #피서 #안양유원지 #닐미샬로프/ 1968년의 안양유원지(현 안양예술공원) 풍경으로 당시 석수동 미군부대(83병기대대)에서 우편병(전령)으로 근무했던(1968년 3월-1969년 4월/ 1년 1개월) '닐 미샬로프(Neil Mishalov)씨가 찍은 사진이다.
사진속 위치는 현재의 벽면분수가 있는 벽천광장 끝자락으로 연주암, 불성사, 망월암, 천인암, 삼막사, 염불암 등의 사찰 이름이 적힌 화살표 팻말이 걸려있다. 삼성산과 관악산에 자리한 사찰들에 지금은 등산객이나 찾지만 당시에는 안양유원지로 소풍온 나들이객들이 평범한 옷차림에 운동화, 고무신을 신고 비포장 산길을 올라 사찰까지 들렸을 만큼 관광지나 다름없었다.
1960-70년대의 안양유원지는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의 여름철 피서지였다. 1972년 발행된 중앙지 신문들을 보면 안양유원지에 한해 평균 100만 인파가 몰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안양유원지에는 국립도서관 임간문고, 우표 간인까지 별도로 있는 임시 우체국, 임시 경찰서까지 있었다. 또 1번국도(현 만안로.구도로)에서 안양유원지로 들어오는 경부선 철길(현 굴다리)에는 안양유원지 임시역이 설치돼 완행 열차들이 이 곳에 정차해 피서객들을 실어나를 정도였다.
사진 오른쪽 한 귀퉁이에 안양맘모스풀 간판이 세워져 있는데 사진속에 보이는 현장에서 50미터 올라가면 왼쪽에 어린이 놀이시설과 함께 수영장이(맘모스풀장)이 있었다. 수영장은 1980년 초반에 철거됐으며 어린이 놀이시설만은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운영을 했으나 2017년 3월께 없어졌다. 2017년 5월 현재 수영장이 있던 자리에는 커다란 건물을 짓느라 공사가 한창인데 주거형주택 빌딩이다.
안양시는 과거 신중대 안양시장 시절 낙후된 안양유원지를 안양예술공원으로 리모델링 하면서 운치있고 멋진 카페 거리를 만들겠다며 apap(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는 등 야심찬 계획을 세워 진행해 왔는데 정작 10년이 지난 지금 안양예술공원 뒷길에는 5년여전 3층의 원룸형태 도심생활형주택들이 이미 들어서고 지금은 대로변 곳곳에 3-5층의 주거형건물들이 우후죽순식으로 들어서고 있다.
[자료]안양풀 - 안양유원지 - 안양예술공원 http://anyangbank.tistory.com/2340
한편 이 사진을 찍은 닐 미샬로프씨(현재 나이 74세)는 1968-69년 안양 석수동 미군부대 주변 석수동 사람들과 안양의 풍물을 비롯 한국사회의 생활상을 당시로서는 매우 귀했던 컬러슬라이드와 흑백필림에 담아 이제는 시공을 초월하여 아주 귀중한 역사 기록을 남긴 아나키스트로 불리운다.
그는 한국에서 촬영했던 사진들을 2002년 개설한 자신의 홈페이지(www.mishalov.com)에 올렸는데 웹 서핑을 하던 누리꾼 단호섭씨에 의해 처음 발견돼 이 소식을 전달받은 안양지역시민연대에 의해 지역사회와 언론에 공개돼 인천일보,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처음 소개되면서 국내에 알려지게 됐다.
닐 미샬로프는 안양과 서울 용산 미8군 사령부, 오산미군기지 등을 오가며 주한미군의 생활상을 비롯 당시 서울 광화문, 용산 거리, 한강과 인천, 오산, 평택 시가지의 모습을 컬러슬라이드와 흑백필림에 담았는데 그가 찍은 기록으로 남긴 사진이 무려 1천300여장에 달한다.
그가 필림에 담은 기록들을 보면 1960년대 서울, 인천, 수원, 안양 등지의 시가지 및 당대 한국인들의 일상 모습을 폭넓게 담고 있다. 주한미군 부대 내 모습과 미군의 방직공장 시찰 및 노동자들의 모습, 한국노무단(KSC) 등을 비롯 1960년대 말 오산, 안양 등지의 항공사진은 당시 해당 지역의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중요 기록으로 평가된다.
또 서울시 구(舊) 청사와 보수 중인 서울역 및 영등포역, 장충체육관, 한강 나루터, 기계·부품 가게들이 늘어선 청계천의 모습 등 1960년대 서울의 주요 건물과 다채로운 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반도호텔의 모습도 눈여겨볼만 하다. 1930년대 후반 일본인이 세운 반도호텔은 미군정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하지(John R. Hodge) 중장의 사무실, 미 대사관 등으로 사용됐다.
또한, 일제시기 건물들이 즐비한 인천 시가지와 개발되기 전 인천항만의 모습에서 과거 인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튿히 그가 근무했던 석수동 미군부대가 있었던 안양읍 곳곳의 모습을 가장 많이 기록으로 남겼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안양시내 극장과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들, 수원 인근의 초가집 등에서도 50여 년 전 소소한 우리네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지역사나 다름없다.
안양유원지 풀장, 안양 시내에 있던 영화관인 읍민관(안양극장), 안양역과 거리의 모습, 헬기로 이동하며 찍은 안양 항공사진에는 안양 시가지의 전경과 도로, 건물의 모습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을뿐 아니라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보게 한다.
특히 읍민관에는 당시 상영했던 영화 "에밀레종"의 대형홍보판이 만국기와 함께 매달려있으며 안양4동 중앙시장(당시 새시장)입구인 신작로에는 아이스크림과 빙수를 파는 리어커장수의 모습과 근명여상의 초창기 건물, 안양 1번국도 교통사고, 여름철 물놀이를 즐겼던 안양유원지의 모습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제1풀장에서의 물놀이 장면뿐 아니라 대형풀, 풍선장수,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옛추억을 생각케 한다..
Suck-su Dong village 제목의 갤러리 웹페이지에는 그가 하숙을 했던 미군부대 주변의 동네 풍경과 사람들을 담았는데 까까머리 코흘리개들과 흰 저고리 차림의 동네 아낙, 찧은 쌀을 자루에 담는 한 농부, 남루한 옷차림의 상인들, 하드통(빙과)을 든 소년, 농촌의 촌로(村老)나 어린아이들의 모습 등 서정성 짙은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은 지역사나 다름없다.
닐미샬로프의 사진들이 2003년 무렵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시선을 모으자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홈페이지를 찾으면서 한때 다운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미군사전문지 성조지가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닐 미샬로프는 한국을 떠난지 34년만인 지난 2003년 10월에 안양시 초청으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당시 안양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안양시민축제에서 안양의 역사와 과거를 담은 '닐 미샬로프 특별전'을 열었으며 그에게 명예시민증을 전달했다.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후에도 국내 사진작가들의 도움으로 과거 자신이 촬영했던 곳이 현재 어떻게 변했는지 변모한 모습을 사진을 그의 홈페이지에 올려 비교하는 흥미로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닐 미샬로프는 그가 보관했던 한국 관련 자료들을 최근(2017년) 국가기록원에 기증했다.
닐 미샬로프 웹사이트 가기: http://www.mishalov.com/korean-japanese-photo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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