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옛사진읽기

1943년 안양역앞 주막집 풍경

안양똑딱이 2016. 5. 10. 15:03

 

 

안양지역에 음식점(주막집)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아마도 한양을 오가던 삼남대로가 지나는 길목인 인덕원 사거리 일대에 자리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남아있는 기록은 없지요. 그렇다면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은 없을까. 
1943년 2월 20일 민속학자 송석하(宋錫夏) 선생이 안양역을 지나가다 역 앞에 있는 미륵당과 미륵불을 3장의 흑백사진으로 기록합니다. 
그중 한장의 사진에 안양음식점이란 상호의 간판을 내건 주점이 담겨져 있습니다. 주점 출입문 위에는 '술'이라는 글씨도 보이네요.
1926년생으로 안양3동에서 태어난 이용구 옹은 어린시절의 풍경을 눈썰미있게 기록한 [양지마을의 까치소리]에서 1930년 당시 안양은 안양역을 중심으로 밀집된 곳에만 겨우 전깃불이 있을 뿐, 그 외에는 밤이면 희미한 석유 등잔불만이 가물거리는 고장으로 하루에 기차가 수회 지나며(단선) 서울~수원간 경수(京水)버스가 몇 대 지나던 촌락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안양역 건물은 까만 기와지붕에 몇평 안 되는 성냥곽 만한 역사(驛舍)에 대합실과 개찰구와 집찰구뿐이었으며, 역 앞 국도 건너에는 미륵당(彌勒堂)이 있고, 그 주위에 수백 년 된 노향목(老香木 ) 두 그루가 안양의 내력(來歷)을 다 아는 듯 우뚝 서 있었고, 바로 그 밑에 두 개의 목로주점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진속 주점은 이옹이 말씀하는 두곳의 목로주점중 한곳으로 현존하는 사진중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 사진으로 시간을 넘어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