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12.20/ #기록 #의왕 #청계동 #의왕문화원 #아카이브 #전시회
의왕문화원과 만나게 된 것이 2020년. 의왕문화원, 박철하 소장님, 그리고 사진기록가분들과 동네사진아카이빙을 진행한 것이 2021년부터. 초평동 새우대, 고천동.오전동, 왕곡동 그리고 바로 2025년 12월. 청계동 작업이 빛을 보게 되었네요.
청계동 사진으로 기록하다
'양지편,청계골,옥박골,한직골,원터'
_의왕문화원
사진집이 발간되었습니다.
또한 2025년 12월 16일부터 2026년 1월 31일까지 의왕문화원 1층 로비에서 2025 청계동 사진전이 진행됩니다.
스마트폰 들고, 청계동 길 따라 시민기록가들과 함께 걸어 본 청계동의 시간들
박김형준 (사진가)

2025년 2월부터 11월까지, 우리는 겨울에서 가을까지 네 계절 동안 청계동을 찾았습니다. 때로는 격주로, 때로는 매주 수요일마다 시민기록가들과 함께 스마트폰을 들고 청계동 길을 따라 동네를 탐방하며, 계절이 바뀌는 속도에 맞추어 동네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거창한 장비 대신 손에 익은 스마트폰을 들고, 눈에 띄는 것들을 하나씩 기록해 나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첫 모임 날, 우리는 하우현성당에서 출발해 동양원터 비석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었습니다. 오래된 종교시설과 보육원, 대안학교와 텃밭이 어울려 있는 풍경은 청계동이 한 가지 얼굴만 가진 동네가 아니라는 것을 처음부터 보여주었습니다.
3월에는 청계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청계사와 청계산맑은숲공원까지 오르내리며, 산과 들, 사찰과 공원이 어떻게 한 동네의 배경을 이루는지 몸으로 느꼈습니다. 우리가 찍는 사진이 단지 풍경을 넘어서 역사와 신앙,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 온 사람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4월에는 시선을 조금 더 촘촘하게 낮추었습니다. 성현 정공준 모 선생 공덕비와 묘역, 청계예수성심성당을 돌아보고, 이제는 편의점이 된 이희승 생가터와 덕장교회, 청계천을 따라 이어진 작은 공원들을 차례로 둘러보았습니다. 새터길의 성황당터와 채세영 묘역까지 발길을 옮기며 청계동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들을 찾아다녔습니다. 덕장로를 따라 덕장초·중학교, 안양청계정수장, 청계천까지 이어진 길에서는 ‘지금의 청계동’과 ‘앞으로의 청계동’이 겹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초여름의 어느 날에는 청계4통 경로당과 사통이네 작은도서관, 청계자유발도르프학교, 카페 451(곰팥빙수)을 거쳐 옛집과 창녕성씨 종가집터, 성주복 묘역, 청계동 마을회관터, 장군탑까지 이어지는 길을 걸었습니다. 오래된 집과 새로 들어온 카페, 대안학교와 경로당이 한 화면 안에 동시에 들어오면서, 세대와 시간이 뒤섞인 청계동의 결이 사진 속에 천천히 쌓여 갔습니다.
한여름에는 다시 하우현 일대로 돌아갔습니다. 하우현성당에서 독정마을과 휴게소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우리가 겨울에 걸었던 길을 전혀 다른 온도로 다시 보여 주었습니다. 같은 장소를 다른 계절에 다시 찍어 보는 일은, 스마트폰 사진 아카이브에서 사진이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깊어지는지 직접 느끼게 해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가을에는 청계동주민센터를 출발해 배와 닻 모양의 육교가 있던 자리와 의왕시니어클럽(성현서당 옛터)을 거쳐 다시 주민센터로 돌아오는 길을 걸었습니다. 이어서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청계동의 일상적인 저녁 풍경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그날의 공기와 빛이 그대로 사진 속에 담겼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청계동 곳곳을 따라 걸어 보니, 청계동은 행정구역 이름 하나로 묶기엔 너무 다양했습니다. 성당과 사찰, 묘역과 성황당터, 학교와 공원, 보육원과 경로당, 낚시터와 식물원, 오래된 집과 개발 예정지까지 다양한 장소들이 한 동네 안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시민기록가 한 분이 “여기서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 줄 몰랐다.”고 하셨던 말이 오래 남습니다. 손에 익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작은 이미지들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이 쌓아 온 시간과 앞으로의 변화를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초평동, 고천동·오전동, 왕곡동에 이어 청계동까지. 의왕 시민기록가들의 발걸음은 계속해서 의왕 곳곳을 잇는 하나의 긴 선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선 위에 2025년의 청계동이 한 장면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추운 2월부터 선선한 가을까지 함께 걸어 주신 시민기록가분들, 길 위에서 사진 찍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신 청계동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기록이 언젠가 청계동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줄 작은 참고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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