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마을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졌지만 대농단지와 안양월드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한 번씩 댕리단길에서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할 때면 안양월드 앞을 지나게 된다. 26년 전 모습이 거의 대부분 남아있는 오래된 동네는 잊고 있었던 기억과 추억을 불러온다. 당장이라도 함께 놀던 동네 친구들이 내 이름을 부르면서 골목에서 뛰쳐나올 것만 같다. 매일 보면서 각인된 풍경은 때로는 기억보다 더 선명하게 남는다. 기억 속의 안양월드는 대농단지의 유일한 쇼핑센터로서 일종의 랜드마크였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친구들과 안양월드 앞에서 자주 만났다. 대농단지는 비슷하게 생긴 다세대주택이 늘어선 동네였으므로 눈에 띄는 건물은 안양월드 밖에 없었다. 집에서 가까운 것도 좋았지만 쾌적한 점도 한 몫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