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승만 전 대통령은 원자폭탄에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로(연구용 원자로)를 서울에서 떨어진 진해, 안양 등지에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측의 반대로 결국 서울공대가 있던 공릉동에 지어졌다.
서울대 김성준 연구원(과학사 및 과학철학협동과정)은 2005년 5월 28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과학사학술대회에서 ‘1950년대말 두 미국인 과학자의 한국 원자력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연구원은 이 논문에서 “이대통령이 원자폭탄을 염두에 두고 연구용 원자로를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지으려 했다”고 밝혔다. 김연구원은 그 증거로 물리학자로서 초대 문교부 원자력과장을 지냈던 윤세원 박사의 개인 비망록 등을 들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윤박사는 원자력과장에 부임한 직후 이승만 대통령을 만났다. 이대통령은 윤박사에게 “우리나라도 원자탄을 만들 수 있느냐”고 물었으며 “연구소를 지을 장소는 진해도 좋아. 더 좋은 곳이 필요하다면 찾아보게”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윤박사는 안양 박달리를 원자력연구소 후보지로 점찍었다. 박달리는 일본군 탄약고가 있던 22만평 부지로, 정락은(鄭樂殷) 국방과학연구소장의 안내로 최규남(崔奎南) 문교부장관, 박철재 기술교육국장이 현지를 답사해 크게 만족했다는 것이다. 윤세원 부장은 박익수 전 위원장의 비망록에 이러한 증언을 남겼다.
“1958년 4월 미국 극동과학담당관(미국 주재)인 페닝턴(W. H. Penning-ton)이 서울에 왔는데, 부지를 선정해 놓았다고 하니까 가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와 동행한 미시간대학의 G. H. 위플 교수와 함께 박달리를 구경시켜 주었는데, 이곳을 본 이들의 첫마디가 ‘왜 이런 오지에다 정하느냐. 대학 근처에 사람들이 왕래하기 편한 곳에 정하는 것이 좋을 텐데’ 하면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우리들이 ‘대한민국은 발전속도가 빨라 머지않아 서울에서 30~40분 거리가 될 것이다. 일본의 도카이무라(東海村)도 처음에는 시골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박익수 전 위원장의 말이다.
그러나 휘플은 한국 방문 보고서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서울대 근처에 원자력연구소를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1958년 8월 한국을 방문한 곰버그 교수(미시간대 피닉스프로젝트 책임자)도 “서울밖에 원자로를 짓는 것은 연구소가 더 발전된 다음에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냈다.
윤박사는 같은 해 8월쯤 미국을 다녀와보니 부지 선정을 했던 그곳에 철조망을 쳐놓고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미군 팻말이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군사적 관심으로 끊임없이 원자로를 외진 곳에 지으려 했고 미국 정부는 그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실무자들이 현지를 다시 답사했습니다. 어느 사이 미8군 팻말이 붙어 있었고,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하게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었어요. 5부장관회의에 이 사실을 보고했더니 당시 김일환(金一煥) 국방부차관이 ‘미8군에서 사용하겠다는 청원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미국 측의 강력한 반대로 원자력연구소 부지는 서울대 공과대학이 있던 공릉동의 육군공병대 불도저연습장으로 낙점됐다. 국방부가 나서 여러 후보지를 놓고 안보평가를 한 끝에 그곳에 짓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가 부지를 선정한 것은 한국 정부가 원자력연구소를 안보시설로 보았다는 뜻이다.(경향신문 기사 2005.05.03)
https://www.archives.go.kr/next/newsearch/listSubjectDescription.do?id=000105&sitePage=
관련 글 한국원자력신문(승인 2010.01.18 14:44)에서
우리나라 원자력 역사에 첫 씨앗 심은 산 증인대한민국 원자력 뿌리를 찾아서-(1)
문교부 초대 원자력과 과장 윤세원 박사
http://www.knp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0
원자력 연구를 주도한 학자들 https://www.kps.or.kr/content/50years/html/kps33.htm
[월간조선]2016
비망록을 통해 본 대한민국 원자력 창업 스토리〈1〉 1950년대 태동기
李承晩 대통령, 초대 원자력과장 불러 “원자폭탄 만들 수 있나?”
글 :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nNewsNumb=20160210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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