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지역얘기/담론

[박찬응]유휴공간의 예술적 활용을 위한 제안

안양똑딱이 2016. 6. 30. 15:26
[박찬응]유휴공간의 예술적 활용을 위한 제안

[206/02/14 시민연대]스톤앤워터 관장


 

이 글은 2006년 2월13일 안양천프로젝트 운영위원회와 안양지역시민연대가 주최한 2004 '안양천프로젝트 F.L.O.W' 출판기념 행사의 1부 '유휴공간의 예술적 활용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표된 박찬응 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의 발제문 요약 글이다.[편집자주]

-석수시장에서 작은 공간을 임대하여 ‘이것이 생횔 속의 예술이다’를 외치며 리빙퍼니처전 을 개최한 이후 지속적인 문화예술 바이러스를 배양(培養)하고 전염(傳染)과 전이(轉移) 활동을 해온지 3년8개월에 접어들었다. 이름하여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이다.

‘안양의 문예부흥을 꿈꾼다’라는 모토로 2003년 구 안양경찰서유치장(신필름 예술센터 )에서의 ‘리바이벌전’ 석수시장의 저잣거리와 빈 점포를 활용하여 ‘생경-익숙하게 낮선풍경전’ ‘2005석수시장프로잭트’를 개최하고 삼덕제지공장터와 종이창고를 전시장으로 활용한 ‘2004안양천프로젝트’는 지역내의 유휴공간을 예술적으로 활용한 작은 사례이다. 이런 류의 활용은 가장 소극적인 방법이지만 지역사회에 예술의 공공성과 문화 예술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하였다고 본다.

-비싼 임대료에 밀려 도시에서 자꾸만 변두리로 밀려가는 젊고 가난한 작가들에게나 한국을 찾는 국외의 작가들이 도심에서의 유휴공간을 창작공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매력적인가? 도심에서의 유휴공간의 예술적 활용은 단순히 가난한 창작자를 위한 배려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안양시가 아트시티를 표방하며 2004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행사를 추진하였고 해마다 지역을 바꾸어 가며 거리의 스트리트 퍼니쳐를 공공예술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한다. 참 신선한 발상이다. 여기에 늘어나는 유휴공간들을 연계하여 연차적인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또한 공공예술의 중요한 영역이다.

-1905년 안양역사가 생긴 이래 100년 만에 현대식 민간역사가 들어섰다. 잘 다듬어진 안양역 광장의 벤취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8년째 추한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되어 있는 ‘현대코아’빌딩이 보인다. 사적소유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구 하나 손쓰지 못하여 오래 동안 방치되어 녹슬고 부서지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건 더 이상 사적인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공공적이다.

-안양8동의 경기도 가축위생시험소부지는 1999년 이전된 이후 활용방안을 놓고 공전의 공전을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는 동안 장소성, 역사성, 생태성이 부분적으로 파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하벙커와 물탱크, 동물소각장, 연구동, 사무동이 아무 쓰임새 없이 방치되어있다. 문화예술공원이냐, 근린운동형공원이냐는 문제는(만안근린공원 조성계획/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 연구용역 보고서 참조)

다방면으로 검토되고 사회적 합의에 의해 실행되겠지만 한시적으로라도 국내외적인 창작자들을 위한 프로그램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한국석유공사, 국토연구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국립수의과학연구원,식품품질관리원, 국립종자연구소, 국립 식물검역원 등 6개 공공기관 뿐 아니라 대규모 공장들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었는지 궁금하다.

“공공기관 이전 부지는 균형발전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경쟁력도 함께 제고할 수 있는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 지역주민이 참여한 위원회를 구성하여 결정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부지는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등 인구가 유입되는 시설 부지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이전 부지는 반드시 도시계획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경기도 관계자의 말이 (내일신문 2005/12/29일자 신문기사 참조)천편일률적인 원칙론에 머물고 있다.

예술의 힘과 예술의 사회적 역할은 이런 경계지점에서 그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된다고 믿는다. 당연히 사회적 합의에 의한 활용과 개발이 필수적이다. 공공기관이전에 따른 사회적 합의와 방안이 모색되는 동안 한시적으로 열악한 창작환경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을 입주시켜 활용하는 레지던시프로그램을 (일정기간동안 창작자들을 입주시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검토해줄 것을 경기도에 제안한다.

-안양시가 추구하는 ’아트시티‘와 ’공공예술‘의 메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공세적인 문화 예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공공미술을 물리적 형태로 바라보는 협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뉴장르 공공예술‘로 확장된 개념에서 바라보면 다양하고 차별화된 공공 예술적 활용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

‘빈 수fp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다. 외부의 힘에 의존한 비경제적이고 외형적인 행사만을 유치할 수는 없다. 작금의 늘어나는 유휴공간을 총망라하여 연차적이고 지속적인 ‘레지던시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의 문화적 토양을 건강하게 살찌우는 것이 진정한 ‘아트시티 가 아니겠는가?

2006-02-14 16:5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