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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6]국립수의학검역원 100년의 역사 현장(안양)

안양똑딱이 2023. 2. 26. 01:56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발자취

1장 살아있는 역사 현장

 

1. 본관 부조물

의술이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면, 수의술은 인류가 짐승 길들이기 시작한 때부터 행하여 왔다고 전해진다. 멀리는 단군신화에서 보듯이 초기의 수의술은 기도, 주원, 금기, 저주 등의 방법과 침구, 마늘 같은 약제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그리고 조선시대에 이르 기까지 수의에 관련되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9년은 일제강점기였다. 일본은 품질 좋은 한우를 가져가고자 했으나, 당시 우리나라에서 우역이 발생하였기에 본국의 가축 보호를 위해서 철저한 검역이 필요하였다. 이 에 우역혈청소를 만들고, 소에 대한 철저한 검역으로 우역의 방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후,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과 북으로 나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게 되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식량을 생산할 기반마저 무너진 우리의 참담한 상황을 주한미군이 본국에 보 고하여, 기아 해방을 위한 원조사업이 전개되었다.

미국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 농업연구기관의 복구를 우신사업으로 결정하고, 특별원조를 위 해 미네소타대학 학장을 단장으로 하고 농과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실사조사단을 만들어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체계적인 원조를 위해 Agricultural Research Improvement and Rehabilitation Projects 또는 Agricultural Improvement Projects to Horticulture Improvement, Livestock Improvement Pmject 등의 명칭으로 구분하고, 프로젝트별로 미국의 전담 문고문관을 배치하였다. 가축위생 관계는 Veterinary Improvement and Rehabilitation Project에 의거하여 경제원조처 (ECA: Economic Cooperation Admistation)가 제공하였고, 미국대외원조기관(USOM: Unite States Operations Mission)이 수행하였다. 그 때 한국인으로서 USOM에서 근무하던 미국 코넬대 학교 수의과대학 출신인 이규명 박사가 많은 기여를 하였다.

미국에서 파견된 고문단은 그동안 일제가 수탈을 위해 시행한 강압적인 농업으로부터 탈피하여 자주 직인 농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폈다. 특히 농민과 농촌을 위하여 봉사하는 농업기구를 신설하였는데, 오늘날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농사원이었다.

 

1958년 농사원이 설립되었고, 농과대학과 수의과대학 졸업자를 직원으로 선발하여 새로운 농법을 농민에게 보급하도록 하였으며, 새로 채용하는 연구 또는 지도직의 보수는 미국 원조자금의 환독자 금으로 지급하도록 하였다.

필자는 농과대학의 추천을 받아 공개 경쟁시험에 응시하여 농사원과 인연을 맺게 되어, 농사원 시험 국 기획과 산하의 동물관련 연구기관인 축산시험장, 가축위생연구소, 잔업시험장 등을 맡게 되었다. 한편 국회를 통과한 농사교도법에 의거, 농림부 산하 모든 농업관련 연구기관은 농사원 산하기관으 로 이관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농림부 수의분야인 가축위생연구소도 농사원으로 귀속되어야 하였으 나 이관을 꺼려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당시 중앙가축위생연구소의 소장은 김영한, 그리고 미경제원조서 수의분야 담당관은 수의사인 Dr Gourly와 이규명 박사였다.

1961년 늦은 가을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사라호는 부산가축위생연구소에도 극심한 피해 를 주었다. 부산가축위생연구소의 건물은 소장실이 있는 서무과, 본관과 도서실을 제외하면 거의가 목조건물이었다. 특히 병독과의 동물사는 1923년에 지어진 건물이었기에 피해가 가장 심하였는 데, 복구를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및 예산국과 여러 차례 접촉하며 지원을 요청하였 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농사원 시험국 기획과에 근무하면 필사는 사라호로 인한 피해 조사를 위해 현장에 출장을 다녀 온 후 전국에 산재한 농업관련 연구기관의 복구사업 종합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와 함께 6.25 전쟁 으로 피해를 입은 전국 농업관련 연구기관의 복구사업 담당하게 되었다.

당시 가축위생연구소는 부산에 본소가 있었고, 안양에는 지소가 있었는데, 가축위생연구 개선 및 복구(Veterinary Research Improvement and Rehabilitation)를 위한 미국의 원조사업에 의해 본소가 안양으로 이전하게 된다.

안양가축위생연구소는 당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의 이광노 교수가 설계하고, 미 고문관인 Johnson의 감독 아래 1961년에 착공하여 1962년에 완성하였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본관 전면에 뜻있는 부조물()을 새기도록 하는 특별한 배려가 있었 다. 전국에 있는 농업관계 신축 연구시설 중에 가축위생연구소에만 구조물을 설치하도록 한 데는 그 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필자는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의 나이였지만 전후 복구사업을 담당하 있으며 이광노 교수와는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기에, 부조물 설치를 위해 많은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작업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우리 연구소의 사업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었기에 나는 연구소의 역할과 담당업무를 설명을 하였다. 즉 지구상에 있는 모든 동물의 존재와 이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수많은 병원 미생물의 존재를 파악하고 백신을 만들며, 선진국이 개발 연구한 정보를 입수하여 연구하는 곳이라고 자세한 설명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혹시 내 설명이 부족하여 잘못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스케치를 할 때부터 많 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조각은 마치 성서에 나오는 천지창조를 옮겨 놓은 것 같았다. 궁장에 구름이 있고 비가 내려 바 다가 생기고, 높이 뜬 태양 아래 나무가 자라며, 말과 양, 돼지와 계란까지 있었다. 그리고 플라스크 와천징. 두꺼운 책, 핀 등・・・ 성경에 기록된 천지창조와 다름없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 의 신은 수면을 운행하시니라. 첫째 날에 빛을 둘째 날에 궁창. 셋째 날에 바다, , 식물, 넷째 날에 해, , 별을, 다섯째 날에 조류와 어류, 여섯째 날에 동물과 사람을 만들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 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하시니라. 그리고 일곱째 날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 그 지으시던 일 이 다하므로 안식에 들어가셨다"

본관 전면의 천지창조 부조물은 우리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계시와 함께 오늘날 우리들에 주어진 사 명을 다하고 그 업무를 충실하게 계승할 것을 전하고 있다.

이러한 뜻을 새기며 우리의 역사와 창의성을 후배들로 하여금 이어 나아가도록 하는 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작성: 박근식)

 

2. 축혼비()

 

1911년부터 우익청제조소가 있던 부산광역시 서구 암남공원로 270번지에는 현재 국립김의원 잉 남지원이 있고, 본관 뒤쪽 연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사람 키 정도 높이의 석비가 서 있다. 검은 빛을 발하는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비석에는 "일살다생 나무아미타불 추풍"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한 몸 죽어 많은 목숨 살렸으니 아미타불께 귀의하라. 가 올바람이여"라고 해석되는 사뭇 의미심장한 글귀가 새겨진 이 석비는 실험용으로 희생된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운 축혼()이다.

축혼비는 대정() 5년 즉, 19161118일 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시에 연구소에 근무했으 며, 후에 영남대학교에서 후배를 양성한 이학철 교수는 비문에 대한 감상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한 몸 죽어 여럿을 살렸으니 아미타불 귀의하라는 것은 생과 사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보다 높은 김억원의 창립 100주년을 맞으면서,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48년 전에 지금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해야 할 일들을 그대로 표현되었는지, 조각가에게 제대로 듯이 전해졌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차원의 생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불교의 독특한 생명을 이야기한 것이다. 마지막을 '가을의 바 답이라고 매듭짓고 있는 것은 지고한 선의 경지를 표현한 것이며, 인간을 위해 죽은 죄 없는 동 물이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영남지원과 마찬가지로 안양본원에도 축혼비가 있는데, 이는 19691020일에 세워진 것으로 우 리의 손으로 세운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으며, 또한 흥미로운 사연이 얽혀 있다.

1968년 농림부의 이계순 장관이 안양의 가축위생연구소(199881일 국립동물김소와 수의과학 연구소가 봉합되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 개칭되었다)를 방문했다. 이 장관은 농림부 3급 이상 연 구관급 직원들에게 농민경제 발전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공교롭게도 그 때 과학기술처로 파견을 가서 방사선 교육을 받느라 뒤늦게야 이 소식을 들은 최재윤 박사는 평소 자신의 구상과 그 동안의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전업축산의 필요성과 축종별 전문가를 육성하여 농촌 현대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내용을 정리하여 체계적 축산단지 조성'이라는 제목의 보 고서를 제출했다.

최 박사는 당시 가축위생연구소의 문재봉 소장과 함께 장관앞에서 브리핑을 했고, 의견이 채택되어 1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되었다.

상금을 의미있는 일에 사용하고자 여러 생각을 하던 최 박사는 축혼비의 건립을 제외했고, 문 소장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이며 "기왕이면 최 박사가 추혼비에 새길 문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열 목숨 얻기 위해 한 목숨 바친 그대 희생 빛내리 넋이여 고히 잠들라

최 박사가 인간을 위해 생명을 바친 동물을 기리는 애틋한 마음을 담아 작성한 문안을 본 직원 모두 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둔소장이 직접 글씨를 써서 측혼비에 새기도록 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직원들은 매년 추혼비 앞에서 축혼제()를 지낸다. 안양 본원은 45일 식 목일 행사 전에, 영남지원은 가을에 지내는데, 희생된 동물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진혼문 낭독, 현화 의 순으로 진행된다.

형식은 일반 제사와 비슷하지만, 한가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모두 채소 이라는 사실이다. 동물의 닛을 기리는 제사를 치르면서 그들의 살로 만든 음식을 올릴 수는 없기 때 문이다.

이 같은 동물 위령제를 지내며 김여원 전 직원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되새기고, 동물의 과학적 윤 리적 사용을 소중히 여기는 연구 문화를 조성하고, 동물 보호와 복지증진을 위한 제도와 조직 및 시 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작성: 최재은. 이학철/소병재)

 

 

3. 안양시 건축문화상 수상

 

1962년에 세워진 국립수의김여원 본관 건 물은 2003년 안양시건축문화상에서 '아름 다운 건축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건축문화적 가치가 우수하고 아름다운 도시경관과 조성에 기여한 건축물 총 266점이 응모하여 28점이 선정되었는데 1962년 가축위생연구소가 안양으로 본소를 이전함에 따라 한미협조(USOM)에 의해 세워진 본관 건물은 당시 국내 최대의 현대적인 종합연구시설이었다. 840, 지상 3층의 T자형 평면으로 실험실, 무균실 등으로 설지된 우리나라 동물질병연구의 산실이다.

설계를 담당한 이광노 교수(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무에건축연구소 대표)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과 건 물이 조화되도록 하였으며, 모던한 의장 표현을 시도하였다. 특히 정면 3층 상단의 부조물에는 조각 가 김문기 씨가 소, , 돼지, 토끼, , 마우스(쥐), 알 속의 병아리 등 동물과 이글거리는 태양, 펜촉, 시험관 등을 통해 수의분야의 업무를 천지창조에 비유하여 여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작성: 신유정)

 

4. 100주년 기념식

 

'건강 한국! 청정 한국! 2의 도약이라는 기치 아래 국립검역원 100주년 기념행사가 200979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국립김이원 본원에서 개최되었다.

1909년 부산에서 수출우김여소와 1911년 우여협청제조소의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 리나라의 수의과학업무 100년을 되돌아보는 본 행사는 역사적으로 뜻이 깊은 것은 물론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했다는 데에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주관 및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부가 후원하여 사흘 동안 이어진 행사 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풍 성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행사 첫날인 9일에는 기념식 개 회식을 비롯하여 주요 내빈 격 려사, 비전 선포 및 기념비 제 마시 등과 함께 김여원 발전을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연사 및 연제는 김옥경 박사(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 '한국의 동물 검역 발전방안' 배상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 한국의 가축방역 발전방안, 안수환 박사(국립 수의과학검역원 연구부장) '수의과학 기술개발 연구의 미래 발전전략' 박종명 박사(국립수의과 학검역원장) '축산식물 안전관리 대응전략이었다.

둘째 날인 10일에는 주한수 교수(미국 미네소타대학)'양돈관련 질병 최근 발생등과 타카시 요코야마 박사(일본 동물위생연구소) 'Transmission study of L-type and H-type atypical BSE' 등 해외 과학자 초청강연회를 가져 국제화. 실용화 시대에 대응하는 김익원의 적극적 인 노력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도록 했으며, 새로운 정보 및 연구기술을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 되 도록 하였다.

마지막날인 11일에는 수의축산관련 대항 친선축구경기를 개최함으로써 미래 동반자로서 기관간 우 호협력을 다지기도 하였다.

행사기간 내내 검의원 체험 한마당, 가족초청 축제, 김익원 6대 기능별 홍보 및 체험행사, 검이탐지 견 시인 및 포토존 즉석사진 촬영행사, 수의 축산관련단체 친선 축구대회 등 김익원 가족 및 일반 인과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하였으며, 특히 국악과 클래식, 해프닝 뮤지컬 '아이러니' 그리고 힙합댄 스매직쇼, 그룹사운드 등 풍성한 공연으로 모두에게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하였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원장이자 100주년 기념사업대회장인 이주호 박사는 "검역원 전 직원이 우리나 라 수의과학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것이며 국내외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전문 수 의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약속했다.(작성: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