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안양3동 율목마을과 수암천 풍경
#안양 #기록 #기억 #역사 #원도심 #동네 #골목#1960년대 #안양3동 #수암천 #율목마을 #율목동 #피난민촌 #철길 #채석장 #율목주공/ 1960년대 안양9동 새마을 올라가는 길 옆 개천(수암천)의 풍경으로 사진 오른쪽이 현재 율목2교와 한숲작은도서관과 주차장 주변이며 사진 중앙의 개천 건너 뒷쪽의 산자락 아래가 과거 율목동이라 불리오던 율목마을로 현재의 율목주공아파트가 줄어선 자리이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어린이들 왼쪽 뒷쪽으로는 안양역에서 병목안채석장까지 놓여진 철길이 있었고, 자동차가 한대 정도 다닐 정도의 도로 앞으로는 삼진알미늄과 한국아트제지(현재의 프라자아파트, 1986년 신축)가 있었다.
사진속 동네는 수암천변을 '피난민촌'이라 부른다. 피난민 촌은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 평강에서 온 피난민들을 집단 거주시키면서 붙여진 지명이다. 주민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어 이곳에 정착하게 된다. 평강이 휴전선 이북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977년 안양 대수해 당시 인명 피해가 가장 컷던 지역으로 7월 8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불과 4시간 동안 쏟아진 집중호우로 해발 110m의 노적봉(현재 안양예고가 있는 곳으로 산봉우리를 잘라 학교 부지를 만듦)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천변에 살던 8가구 29명이 몰사(沒死)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전쟁에서도 살아남은 피난민들이 수해로 인해 어이없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을 간직한 곳이다.
당시 사진속 오른쪽에 보이는 천변의 판잣집같은 집들은 하천으로 쏟아져 내려가는 엄청난 물살에 부서지고 파괴되고 떠내려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이후 안양시 최초로 정부의 주거환경개선정비사업을 통해 노적봉옆 율목마을에 1999년 율목주공아파트(안양동 969-1, 2000년 입주, 339세대)가 들어서 지금은 과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부언해 노적봉에 대한 옛날 얘기를 하면 안양하면 과거(1950-70년대) 당도 높은 안양포도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했는데 그 이전에는 밤나무가 많았었다. 안양3동은 노적봉 인근을 밤 나무가 많은 곳이라 하여 율목동(栗木洞) 이라 칭했는데, 기록을 보면 일제강점기인 1933년과 1934년에는 동아일보사와 그 자매지인 신가정<新家庭>>(현재의 여성동아 전신) 주최로 전국 부녀자 밤줍기대회가 노적봉 자락 일대에서 열려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안양으로 밤줍기 소풍을 나오기도 했다.
병목안은 많은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한국전쟁 때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고, 일제 강점기에는 채석장이 있었다. 이곳에는 단단한 자갈이 많아 1934년 경부선 복선화 공사와 수인선 선로를 보수하는데 사용됐는데, 채석한 돌을 나르기 위해 안양역에서 병목안까지 철길을 놓았다. 해방 이후에도 철도청은 수도권 일대에 건축용 골재로 제공하기 위해 1주일에 두세 차례 철도운반 화물열차를 운행했다.
당시 안양9동과 새마을에 살던 아이들은 열차가 지나갈 때를 기다렸다가 화물차 맨 뒷칸에 몰래 매달려 안양시내로 또는 집으로 가기도 했다.(종종어른도 있었음) 또 철도 레일에 못을 놓아 기차가 지나가 납작하진 못을 갈아 연필 깍는 칼로 쓰기도 했는데 당시로서는 최고였다.
애환이 담겨 있던 열차 채취용 화물열차 운행은 80년 초반에 중단하고 이후 철길에 놓여져 있던 레일이 전부 철거됐으며 그 이후에는 도로로 사용되고, 도로 확장으로 없어지고 사라지면서 이젠 기억속에만 남아 있다.
병목안 채석장은 대규모 골재 채취로 산 한쪽이 흉칙하게 깎인채 그대로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안양시가 2004년부터 사업비 260억 원을 투입해 산림을 복원하고, 인공폭포, 잔디광장, 사계절정원 등을 갖춘 가족단위 공원인 안양 병목안시민공원(총 면적 101,238㎡/30,624평) 으로 변신을 꾀해 대규모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시민공원에는 당시 철길의 일부를 복원했으며 채석장내에서 운행하던 돌을 실은 화물차량도 보존되어 있다. 특히 벽에 물이 흐르는 벽천(壁泉)으로 입구를 만든 화장실과 높이 65m, 폭 95m의 인공 폭포가 있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즐겁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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