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옛사진읽기

1970년대 안양유원지와 비봉산.수리산 풍경

안양똑딱이 2017. 4. 11. 15:08

 

#안양 #기록 #기억 #역사 #안양읍 #원도심 #동네 #골목 #안양유원지 #밥아후어한/ 1970-72년 무렵의 안양유원지 계곡의 풍경으로 당시 석수동 미군부대(83병기대대)에 근무했던(1969년 9월–1972년 6월/2년 10개월) 'Bob Auerhahn'씨가 찍은 것이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한얀 눈이 내린 산은 수리산이며 왼쪽에 보이는 산은 안양8경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이 아름다운 비봉산으로 당시 안양유원지 계곡에 있던 수영장과 당시 산 중턱에 까지 자리하고 있던 집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사진이다. 

비봉산 정상에는 콘크리트로 축조한 둥근 시설물이 보이는데 많은 이들이 비상용 또는 군용헬기장일 것이라 말하고 있으나 사실 둥군시설물 중앙에는 흰색의 안테나 시설이 우뚝 서 있어 헬기가 착륙하지 못하는 시설물로 '안양항공무선표지국'이라 불리우는 곳이다.

항공무선표지국은 'VOR(뷔오알)'이라 부르는데 VOR이란 VHF Omni-directional Range 라는 뜻으로 VOR 지상국은 360도 전 방향으로 전파를 방사하여 항행하는 항공기에 방위정보를 알려 주는 장비로 육지에 길이 있고 각종 안내표시판이 있듯이 하늘의 길목에도 이를 가리키고 유도하는 등대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일종의 '무선국'으로 등대는 불빛을 보내는데 비해 VOR은 전파를 발사하는 등대로 인근을 항행 중인 항공기에서는 이 전파신호를 받아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목적지 공항의 방향과 남은 거리 등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된다.

안양무선표지국이 있는 관악산 상공은 지도상으로 보아도 우리나라의 한 가운데에 있고 여러 항로가 만나고 갈라지고 있어 가장 붐비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우리나라 항로의 간선 교차로가 되는데 도로로 치자면 광화문 사거리 정도에 해당한다. 관악산을 중심으로 하여 서쪽으로 가면 인천공항이나 중국으로, 동쪽으로 가면 강릉, 일본, 미주로 가는 항로가 되고 남쪽으로는 제주, 광주, 동남아, 호주 방면으로 이어지는 항로가 된다. 즉 관악산 상공은 가장 혼잡한 비행기 교차로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비봉산에서 사진 왼쪽의 안양유원지 계곡으로 이어지는 계곡같은 길 아래 수영장 시설물이 보이는데 당시 안양유원지에 있던 맘모스풀장으로 현재의 안양파빌리온 앞이다. 당시 안양유원지에는 대영장, 맘모스풀장, 만안각수영장, 관광호텔수영장 등 4개의 인공풀(유료수영장)이 있었다.

비봉산에서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누런색의 계곡은 1977년 안양대홍수시 산사태가 난 곳으로 산에서 집채 만한 바위가 굴러와 지금 안양유원지 삼성천 계곡에 자리하고  그바위는 물이 쏟아지는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에 자리하다' 공공예술작품으로 만들어졌다. 

한편 사이버공간에 용량이 큰 사진과 많은 사진들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생기면서 오래된 옛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사진도 구글+에 올려진 'Bob Auerhahn'씨의 앨범(https://plus.google.com/photos/... )속 200여장의 사진중 하나다.
83병기대대는 삼성천옆에 자리했던 대규모 부대(현재 석수 이편한세상아파트)로 1970년대 중반까지 있었다. 이 부대는 특수탄약을 관리하던 부대로 박달동 수리산 자락의 군용지라 불리우던 탄약 벙커에 있던 전술 핵탄두와 로켓을 관리.운용했다. 부대내에 PX는 물론 영화관, 소방대까지 있을 정도였다. 당시 부대 주변 동네에는 양복점, 양화점, 잡화점, 병원, 여관(Hotel) , 고깃집, 식당 등이 있었고 미군을 상대로 하숙까지 치면서 안양시내 못지 않게 상권은 물론 생활에 있어서도 여유가 있던 동네였다.
당시 비포장도로였던 안양-안산간 도로에서 허큘리스미사일을 싣고 가던 대형트레일러 트럭을 목격했었다. 간혹 트레일러와 호위 차량이 지나가면서 사탕과 쵸콜렛 등을 아이들에게 던져주기도 했다. 어느날 던져주는 노란 과일을 받았는데 껍질에 영어로 'Made in USA'라 덕혀 있었는데 당시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미깡(귤감)이었다.
석수동 미둔부대는 1970년대 중반쯤 철수하고 현재 그 자리에는 안양 석수대림아파트 단지로 변모했고 경부선 철길에 있던 건널목도 없어졌으나 대림아파트와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단지 사이에는 옛 동네와 골목길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다.


사진을 찍은 'Bob Auerhahn'씨 소개
https://www.linkedin.com/in/bob-auerhahn-2560b04b


밥 아후어한이 근무했던 이 부대에는 앞서 1968-69년 전령으로 근무했던 닐 미샬로프(Neil Mishalov)가 있다. 그는 이 부대에 근무(1968.3-1969.4)하던 1년동안 석수동 빌리지, 사람들 등 안양의 다양한 풍물은 물론 서울, 평택, 오산, 인천 등의 당시 모습을 900장의 컬러슬라이드, 흑백사진에 담아 기록으로 남겨 국내외에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안양시는 지난 2003년 10월 안양시민축제때 그의 사진들로 '특별사진전'을 개최하면서 그를 초청했으며 안양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