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청계동에 한재굴이란 동네가 있다. 지금은 고가도로가 얼기설기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마을이 되었지만 우리 어릴 적에는 덕장초등학교에서 남쪽으로 개울 건너에 한재굴이란 마을이 있었다. 길가에 늘어선 동네였다. 판교ㆍ성남으로 나가는 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안양에서 가끔씩 들어오는 버스의 종점이었다. 당시에는 대단한 터미널이었다. 한재굴에서 청계ㆍ 청계사, 학현ㆍ원터, 백운호수ㆍ능안 방면 등의 세 길이 만나서 안양 쪽 한길로 이어지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한재굴’이라 했었다. 그것을 어떤 근거에선지 ‘한직동’이란 조금 딱딱한 한자 이름으로 고쳐 썼다. 마음이름, 특히 그 작명 이유를 살펴보는 데 다음과 같은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대부분의 마을이름은 순수한 우리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