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둥이와 독구 우리집 개 이름은 검둥이였다. 옛날 어린애를 낳으면 1 년이나 2 년 기다려봐서 호적에 올렸었다. 면사무소에 가는 사람 편에 부탁하면 가는 사람 마음대로 즉물적(卽物的)으로 작명해서 호적에 넣었던 시절도 있었다. ‘검둥이’란 이름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그냥 부를 때는 ‘워리 워리’ 하였는데, 지금도 그 뜻을 알지 못하고 있다. 검기 때문에 검둥이였다. 고유명사이기에는 싱거운 이름이었으나 검둥이라 부르면 꼬리를 치고, 잘 따랐으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토종 잡견이었다. 잡견이란 말이 개에게 조금 미안하므로 보통개라고나 해 두자. 얼굴이 넓적하고, 귀는 아래로 덮여 있고, 무언가 애원하는 눈빛으로 온순하게 생긴 개였다. 아무 것이나 잘 먹었다. 특별한 볼 일 없는 개여서 밤이 되면 달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