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청 정문을 들어서 우측의 민원실이 있는 별관앞 정원에는 오래된 향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150년이 넘는 나이 만큼 사연도 깊다.
이 나무는 1940-60년대 안양1동(현 안양1번가)에 있던 시흥군청 마당에 심어져 있던 것인데 1978년 안양6동에 시흥군청(현 만안여성회관)을 신축해 이전하면서 이식되었다가 1996년 평촌에 안양시청사를 신축한 후 2001년 4월 10일 다시 이곳 시청 마당으로 재이식한 것이니 참으로 이사를 많이 다녔다.
이 향나무를 살펴 본 나무 전문가인 나무읽어주는남자 김학송 선생이 sns에 쓴소리를 올렸다.
안양시청 청사 앞에는 유서 깊은 향나무가 하나 있다. 이 향나무는 옛 시흥군청사에 식재됐던 거였으니 말만 들어도 오래돼 보이는데 수령 150년이라고 한다. 이처럼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나무이지만 자리 복은 잘못 타고나 그간 두 번이나 이식을 당해야 했는데 1978년 군청사 신축 이전시 이식되었고 그 자리에 장애인종합복지관 건물이 들어서 현재 시청사로 또 한 번 이식되어야 했다. 기구한 운명의 향나무인 셈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자리에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개선할 게 있어 보인다. 이 향나무는 수령도 오래됐지만 여러 갈래로 구불거리며 자라는 그 모양도 참 아름답다. 조형미가 빼어난 향나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멋진 경관을 향나무 아래로 밀식해 심어 놓은 철쭉과 회양목이 향나무 아래쪽을 다 가리며 경관을 해치고 있다. 박물관에 진귀한 보물을 전시해 놓고는 그 앞에다 잡동사니를 펼쳐 놓고 관람을 방해하는 격이나 마찬가지이다. 상황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장소를 메꾸려고 철쭉, 회양목 같은 관목을 밀식 조경하는 건 고질적인 병폐인데 여기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향나무 주변으로 밀식해 놓은 철쭉, 회양목을 옮겨 아름다운 향나무가 온전히 보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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