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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8]친일파 작곡 '안양시민의 노래' 제창 중단해라

안양똑딱이 2019. 2. 27. 22:49

 

"안양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안양시민의 노래를 아십니까." 

안양시의 공식 행사에서 시가(市歌)로써 불려져 온 안양시 대표 노래로 안양시 홈페이지 '안양시소개'( http://www.anyang.go.kr/anyang/m05/m05_01/m05_01_05.jsp )에도 올려진 이 노래는 안양시 승격 당시인 1973년 무렵 만들어진 노래로 지은이를 보면 작사 김대규, 작곡 박동진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작곡가 김동진이 민족문제연구소 발간 친일인명사전에 공식 등재된 친일음악가라는 점이다. 김동진은 1940년과 50년대 일제 괴뢰국가인 만주국을 위한 연주 활동을 자행했다. 또한 일제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곡을 만드는 등 부일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일보>(2.26일자)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이흥렬, 김동진, 김성태 등 친일파로 알려진 작곡가들의 곡으로 지자체 대표 노래를 제정, 도·시군 자체 행사에서 제창하는 등 활용하고 있는 곳은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를 비롯 무려 12개 시.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작곡가 이흥렬(1909-1980)은 음악단체인 대화(大和)악단을 지휘했으며, 일제시절 음악으로써 일본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음악보국(音樂報國)’운동을 펼쳐 온 친일 작곡가로 ▶경기도(경기도의 노래) ▶수원(수원의 노래) ▶평택(애향가) ▶안성(안성의 노래) 등 지자체 대표 노래를 작곡했다.

작곡가 김동진(1913~2009)은 194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일제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노래를 작곡하는 등 친일행위를 한 인물로 ▶안양(안양시민의 노래)  ▶의정부(의정부시 시가) ▶동두천(동두천시민의 노래) ▶안산(안산시민의 노래) ▶고양(고양시의 노래) ▶오산(시민의 노래) ▶포천(포천시민의 노래) ▶여주(여주의 노래) 등 지자체 대표 노래를 작곡했다.

이밖에도 지휘자 김성태(1910-2012)는 ‘아세아의 힘’, ‘미영(美英)격멸가’ 등 친일 음악을 부른 경성방송혼성합창단의 지휘를 맡은 인물로 ▶파주(파주의 노래)의 노래를 작곡했다. 

이같은 보도를 접한 고양시는 지난 27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고양시의 노래’를 시가로서 사용하는 것을 일단 중단하고 시민 공론화 작업을 거쳐 새로운 시가를 보급한다고 발표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역사의 청산은 정치적 논쟁이 아닌 성장의 토양을 다지는 작업”이라 강조하며, “시간이 흐르며 점차 잊혀져 가는 일제의 흔적은 역사의 아픔으로 생생하게 보존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항일운동의 정신은  3.1운동 100주년을 기점으로 남북이 하나 되는 평화의 정신으로 승화해 그 불씨를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안양시도 당장 이 곡 사용을 중단하고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친일잔재 청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안양시민으로 애국지사의 한 후손은 "안양시 노래가 친일 인물이 작곡한 노래인 것을 처음 알았다"며 "안양시는 공식행사 노래 제창하는 것을 당장 중단하고, 시민 공론화 작업을 거쳐 새로운 시가를 새롭게 만들어 불려져야 돌아가신 선조들께 떳떳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시민의 노래를 작곡한 김동진은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로 시작하는 ‘가고파’로 유명한 인물이다. 고인이 남긴 가곡만 100편이 넘는다. 군가·동요 등을 합해 500편 이상을 작곡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종신회원, 국민훈장 모란장, 3·1문화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하지만 1939년에 만주의 신경교향악단에 입단하여 제1바이올린 연주자 겸 작곡가로 활동하면서 만주작곡가협회에 가입하고 만주국 건국을 찬양하는 음악을 작곡하는 등 일본 제국의 만주 정책에 협조한 행적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하기 위해 정리한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명단 음악 부문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