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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34년간 새벽 두시까지 문여는 수암약국

안양똑딱이 2017. 2. 18. 18:57

 

34년간 새벽 두시까지 문여는 약국을 아십니까?"(2015.11.25  약업신문 발췌)
안양 1번가 소재 '수암약국', 인근지역 주민건강 파수꾼 역할

 지난 1982년부터 유흥가인 안양 1번가에서 어느 네온사인보다 밝고 환하게 빛나는 약국 간판이 있다. 그 주인공은 국민의 의약품 구입의 편의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82년 1월 6일 통행금지와 함께 35년 세월동안 새벽까지 문을 열고 있는 수암약국 박동규 약사(71세, 중앙대 약대 13회)이다.
박동규 약사는 지난 2006년까지 새벽 4시까지 문을 열다 그 이후부터는 새벽 2시에 문을 닫고 있다. 수암약국은 안양인근 소도시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유명한 약국이다. 최근 들어서 주요 지역에 심야약국이 운영되고, 부작용이 경미한 안전상비약을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2-3년전까지만 해도 야간시간대 운영되는 약국은 전무했다.
예를 들어 심야시간대 어린아이가 열이 날 때 가정에 구비해 놓은 해열진통제가 없을 경우 병원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지만 안양 인근 지역 주민들은 수암약국을 찾아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으며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심야시간대 응급실 이용료가 부담이 가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1/5도 안되는 비용으로 질환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 주민들의 입을 통해 널리 알려져 현재는  안양 인근 소도시에서는 유명한 약국이 됐다고 한다.
유흥가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고 해도 수임약국에서 심야시간대 팔리는 제품이 숙취해소 관련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숙취해소 관련 제품 구입은 뜸한 반면, 감기약, 해열제, 진통제 등의 일반의약품을 찾는 환자들이 대다수이다. 실제로 기자가 수임약국을 찾았던 11월 어느날 12시를 전후한 한시간동안 약국을 찾은 10여명중 숙취관련 제품을 구입한 사람은 2명에 불과했다.
"1982년 1월 통행금지가 해제될 때 지역 주민들을 위해 새벽까지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 어떠냐는 보건소장의 제안에 따라 늦게까지 문을 연 게 어느덧 35년이 됐다“며 ”가끔은 피곤하고 손님이 없을 경우에는 일찍 문을 닫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심야약국으로 홍보가 되다 보니 사명감 때문에서라도 새벽 두시가 되어야 문을 닫게 된다"고 박동규 약사는 말했다.
박동규 약사에 따르면 새벽 시간 약국 위치를 묻는 전화가 대여섯 통에 이른다고 한다. 119, 1339 등을 통해 심야약국으로 알려졌으며, 114 안내를 통해 약국 위치를 묻는 환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동규 약사는 약사사회 원로이자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로서 약사들이 사명감과 전문가로서의 책임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한다. 약국이 공공성을 다하고 국민건강 파수꾼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소 불편이 따르더라도 지역주민들을 위해 희생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자기 편의만 앞세우다 보니 약국 문을 빨리 닫고 그로 인해 주민 민원이 커져 국은 안정상비약이라는 명목으로 일반의약품이 편의점에서 판매되게 됐다는 것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일반의약품이 수암약국은 안정상비약이 편의점으로 판매되면서 야간시간대의 매출이 20%이상 감소됐다고 한다.
박동규 약사는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에 따른 매출 감소는 감내할 수 있지만 약사직능이 점차 축소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한다. 또 한 두품목이 약국에서 빠져나가게 되면 봇물처럼 약국 밖으로 나가는 일이 우려된다며 더 이상 의약품이 약국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약사회와 악사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칠순을 넘긴 박동규 약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심야약국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며 주위 약사들에게 "책임감과 의무감을 갖고 약국을 운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아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