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1960년대 안양읍내 중심에 놓인 '신작로' (신작로 길) 언덕너머에 신작로 길이 생겼다. 동네 사람들이 다들 신작로라 불러서 나는 그 길 이름이 신작로인 줄 알고 지냈다. 신작로는 필요해 의해 새로 만든 길이다. 문명의 길 실크로드와도 같이. 문명세계에서 필요는 빠른 시간을 전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그 길은 미루나무 마냥 시원스럽게 쭉 뻗어 있으며 문명에 편리하도록 반듯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 길은 새로운 사물이나 새로운 사람들을 대동한다. 마을길이 끊기면 마음의 길이 열린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은 첩첩산중에 갇힌 마을의 적막함을 이를 때 하는 말이고 문명 길에서는 길이 끊기면 황량함 내지 황당함이 되고 말 것이다. 촌로들은 바깥세상을 기웃이라도 할 양으로 으레 신작로 길 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