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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안양 석수동 수호신 <서낭할아버지> 느티나무

안양똑딱이 2024. 11. 25. 19:45

 

2024.11.25/ #도시기록 #느티나무 #보호수 #쌍신제 #안양 #석수동 #삼막골/  안양 석수동 느티나무(일명 서낭 할아버지나무)/ 안양시 석수동 689번지에 있는 이 서낭 할아버지 느티나무는 1982년 10월 15일에 경기도 보호수(경기-안양-1)로 지정됐으며 수령은 약 500년으로 추정된다. 높이는 약 25m이고, 가슴높이 둘레는 5.3m 가량이다. 2019년 태풍 링링에 의한 강풍으로 가장 굵었던 주 가지가 부러지는 등 크게 상처를 입어 지금은 모양새가 많이 훼손된 상태다.

 

이 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서낭 할아버지나무’라고 불린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떠나 외지에 일을 보러갈 때나 또는 중요한 시험을 치르러 갈 때면 어김없이 이 나무에 와서 인사를 하고 다녀온다고 한다. 그저 큰일이 없어도 마을을 들고날 때 마을의 수호신인 할아버지 나무에게 인사를 하고 마음의 정성을 드린다.
이 할아버지 나무 옆에는 곧게 뻗은 고사목 향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원래 할아버지 나무는 이 향나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향나무가 생명을 다하고 새로운 느티나무가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긴 세월을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일까. 얼핏 보면 느티나무의 한 가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할아버지 나무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한국전쟁 직후에 어느 미군이 이 느티나무 가지를 땔감으로 쓰기 위해 가지를 잘라 가려고 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신성한 나무라 안 된다고 말렸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끝내 땔감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그날 밤 부대에 원인 모를 불이 나 피해가 컸다. 사람들은 서낭할아버지의 노여움을 산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때마다 정성껏 제사를 올리고 있다.
할아버지 나무에서 삼막사방향으로 10m쯤 올라가면 할머니 나무가 있다. 할머니 나무는 은행나무이다. 할아버지 나무에 비하면 그렇게 수령이 오래된 것은 아니다. 이 할머니 나무도 원래 할머니 나무는 아니다. 원래 할머니 나무는 은행나무 옆에 자리한 고사목 향나무이다. 할아버지 나무 옆에 있는 고사목 향나무와 비교하면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은 향나무이다. 할머니 나무는 1977년 대홍수 때 뿌리 채 뽑혀 떠내려오던 것을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다시 심은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그 옆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은행나무 옆의 고사목 향나무의 생김새가 워낙 멋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사 가려고 했으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수호신이며, 신성한 나무라 팔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할아버지 나무나 할머니 나무 옆의 고사목 향나무들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스러지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막 마을 사람들은 매년 음력 7월 1일과 10월 1일이 되면 이 두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삼막골 당제 또는 삼막골 쌍신제라 불리우며 유구한 역사성과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 내려오는 무형문화유산이다.
마을 사람들은 삼막골 당제를 통해 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제사를 지내고 음복을 할 때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불러 복을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