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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2]안양 옛검역원 본관 "이곳만은 지키자!" 수상작 선정

안양똑딱이 2024. 10. 23. 00:04

 

안양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응모자 김원영김한별이후성팀)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10월22일 발표한 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수상작 7곳중 하나로 선정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기자클럽이 후원하는  이 상은 보존가치가 높지만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선정해 알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 캠페인은 올해로 22회를 맞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전국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보전 활동을 벌이는 시민 사회단체와 법인 그리고 개인()을 대상으로 응모작을 신청받는다. 접수된 응모작은 1차 누리꾼 평가, 2차 서류평가, 3차 전문가 현장 심사를 통해 이곳만은 지키자!’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된다.

 

금년도 이곳만은 지키자 응모 대상은 - 보존가치가 우수하면서도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환경으로는 우수 자연생태지역/경관이 아름다운 자연환경 농촌마을/중요 동,식물의 서식지/학술적 연구 가치가 있는 지형/생태교육 장소 및 시민 휴식지로 이용되는 자연공간(, 공원 등) 등이며 - 사라질 위기에 처한 비지정 문화유산으로는 역사문화유적/전통마을 및 가옥(골목길, 마당, 전통정원 등)/근대 건축물/교통, 통신, 군사시설 등이다.

 

지난 5월1일부터 6월19일까지 접수한 응모에는 전국 각지에서 신청한 가운데 1차로 6월15일-20일까지 네티즌평가(20점)에 이어 2 6 14일-30일 서류심사(40점)를 통해 19곳의 현장심사 대상지를 선정하고 3차로 전문가들이 7 10일-8월까지 현장심사(20점)를 거쳐 최종적으로 7곳을 선정했다.

 

전문가들의 현장 심사(검역원 본관앞)
전문가들의 현장 심사(검역원 본관 실내)

제22회 "이곳만은 지키자" 선정작(가나다순) 은 다음과 같다.

1. 낙동강 하구 백조의 호수와 하늘연못 _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2.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_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3. 산청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 일원_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

4. 세종보 상류의 금강_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5. 안양 ()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_김원영, 김한별, 이후성

6. 제주 함덕곶자왈 상장머체_제주참여환경연대

7. 태백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_한국탄광문화유산연구소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1123() 오후 3,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지하 1모이다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내셔널트러스트 대상 1개작(100만원), 환경부장관상 1개작(100만원), 근대문화유산상 1개작(50만원), 한국환경기자클럽상 1개작(100만원), 아름다운(소중한)자연(문화)유산상 1개작(100만원), 네티즌상 1개작(30만원) 등 7개 부문에 대한 수상작의 발표와 시상이 이뤄진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발표한 수상작  심사결과에서  ‘안양 (구)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에 대한 심사평은 다음과 같다.

 

이후성, 김원영, 김한별 씨가 팀으로 응모한 안양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1942가축위생사업소라는 이름으로 안양에 터를 잡고, 1964년 지금의 청사가 건립된다. 그리고 2013, 현재의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명칭이 바뀌게 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수입 동물이나 축산물을 검역하고 수입 축산식품의 위생검사를 담당하던 곳이다. 그 밖에 가축의 질병 방역사업과 축산식품 검사 관련 업무를 김천 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전인 2016년까지 총괄했다. 본관 건물의 설계는 1960년대 초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이광노 교수의 설계로 지어졌다. 본관 건물은 2003년 안양시 건축문화상을 수상했고, 2014년 경기도가 발간한 지도로 보는 아름다운 경기건축에도 수록되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응모자들이 2022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본관 건물을 접하고, 외벽에 설치된 동물 형상 부조작품 보전에서 출발해 건축물 보전과 활용 그리고 주변 환경 보전으로 인식을 넓혀갔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근대건축유산으로서 본관동 그리고 부조작품 보전 및 활용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진행한 협업 활동 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응모작에 대해 네티즌이 평가하는 게시판을 보면 안양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에 대해 무려 15만2466명이 조회를 하면서 이곳을 지켜야할 사유를 살펴보고 176명이 추천하고 83명이 댓글을 다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과 보전을 지지하는 의견이 엄청나다 싶을 정도로 뜨거웠다.  응모작살펴보기(https://nationaltrust.or.kr/bbs/board.php?bo_table=B13_req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심사 결과에 다음과 같이 표명했다.

 

"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보전을 위해 제22 이곳만은 지키자!’에 응모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22회 캠페인에서 전국 각지의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 다수 응모되었습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응모작들에 대한 자연·문화적 가치를 고려하여 각각의 대상들이 처한 훼손 위험성 시급성을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 보전 운동의 추진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하였습니다. 향후 현장 심사를 통해 응모된 내용과 일치 여부를 판단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도 이곳만은 지키자!’ 수상작으로 선정돼 해당 지역 보전에 실제적 효과의 발생 여부를 중요한 판단의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지역에서 많은 NGO와 뜻을 가진 개인분들이 응모하셨습니다만, 한정된 수의 현장 심사 대상지를 선정한 점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22회 캠페인에 선정되지 않으셨다 하더라도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은 차기 행사에도 재응모가 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향후 각 지역의 더 많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에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안양지역 유휴공간의 자연적.문화적 가치의 소중함을 인정한 사례를 보면 안양8동에 자리했던 구 가축위생시험소(현 명학공원) 공간이 지난 2000년 11월23일 산림청과 생명의 숲 운동본부가 주최한 제1회 전국 아름다운 숲 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숲으로 선정되어 장려상을 수상하고 2000년 12월에는 내셔널트러스트 콘테스트 금상(환경부장관)을 수상한바 있다.

 

 

 

[ 안양 (구)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 응모 내용 살펴보기]

 

 

응모자 소개:

2022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만난 연구자 김한별, 이후성과 김세중미술관의 학예실장 김원영은, 안양에 위치한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의 작품을 보전하기 위해 함께 연구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상지 명칭:

경기도 안양시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

 

대상지 개요:

경기도 안양시에서 3년에 한 번 개최되는 공공예술프로젝트로 만나게 된 연구자 2인은 실내 전시가 열렸던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본관동에서 처음 작품을 목격했던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처음 검역원 부지를 방문하던 날 내비게이션에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야 할지 몰라 검역본부, 검역원, 안양 연구소 등을 입력해 보았습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어렵사리 검역원 근처에 다다르니,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빨간 벽돌 외벽이 부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벽돌 외벽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50미터 정도 이동했더니 정문이 보였는데,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회색 외벽의 3층짜리 낮은 건물이 보였습니다. 뒤죽박죽 주차되어 있는 건물 마당에 차를 대고 내리자마자 왼쪽으로 보이는 야외 정원에는 족히 50년이 되어 보이는 나무 몇 그루와 주민들이 보였고, 반대편 건물 제일 상단 외벽에는 동물 형상과 함께 알파벳으로 ‘LABORATORY’라는 단어가 쓰여있는 부조 작품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56,309에 달하는 검역원 부지는 안양시에서 가장 큰 유휴지 중 하나입니다. 검역본부가 김천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2010년 안양시에서 약 1,300억 원을 들여 땅을 매입했고, 이후 검역본부의 이전이 완전히 이루어진 2018년에 안양시로 소유권이 완전히 이양되었습니다. 매입이 결정된 2010년 이후로 세 차례의 검역원 부지 활용계획 용역이 이루어졌지만, 별다른 방향성 없이 지지부진한 상태였습니다. 그저 여러 소문만이 주민들에게 떠돌았는데, 부지 내 건물을 다 없애고 안양시청이 이전된다거나, 기업이 들어온다거나, 아파트가 세워진다는 등의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만 2년간의 연구를 통해, 본관동 부조 작품을 광화문 이순신상으로 잘 알려져있는 조각가이자 문화행정가인 김세중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60여년의 세월 동안 안양로 175의 자리 그대로 지켜온 작품과 본관동이 앞으로도 그대로 자리를 지켜줬으면 하는 안양시민 등 개인의 바람이 모여 내셔널트러스트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전 운동을 진행하고자합니다.

 

대상지 가치

역사적 가치

 

- 본관동 벽면 부조 작품

검역본부 부조의 제작자는 여러 매체 등을 통해 김문기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그 배경이 명확하지 않아 2022년부터 연원을 찾아왔고, 다양한 당대 근대 조각가들이 거론되었지만 유족 및 미술관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김세중 도안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김세중 , < 최후의 심판 >, 1961,  혜화동성당 ,  화강암 부조

 

성당 입구 전면(파사드)의 거대한 직사각형 벽에 새긴 '최후의 심판도'는 화강암으로 조각한 대형 부조 물로 1961년 김세중 서울대 교수가 원도를 작성하고, 장기은 교수와 함께 조각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로라(요한 14.6) 천지는 변하려니와 내 말은 변치 아니하리라(루카 21,33)'는 성경 말 씀은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를 내포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지녀야할 신원 의식과 삶의 방향을 잘 나타내고 있다.

성경 말씀 아래 상징으로 표현된 예수 그리스도의 상에서 손가락 세 개가 펴져 있는 것은 하느님의 자비 와 용서를 의미하고 품에 안고 있는 지구의는 인간 세상을 뜻하며 그 위의 십자가는 세상의 죄에 대한 구세주의 승리를 표상한다. ,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날개를 단 사람과 동물이 주님을 호위 하며 공경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는 네 복음서를 상징하는데 사자는 마르코 복음서, 독수리는 요한 복음서, 사람은 마태오 복음서, 황소는 루카 복음서를 가리킨다.

김세중의 작품이 있는 혜화동 성당은 서울에 세워진 3번째 성당이자, 서울에서 첫 번째로 지정된 근대문화유산 국가등록문화재 제230호이다. (참조: 혜화동성당 홈페이지, 엄앤드건축사사무소)

 

부조가 제작된 시점(1964)과 비슷한 시기(1961)에 검역본부 부조와 유사한 혜화동 성당의 <최후의 심판도>가 제작되었던 점, 검역본부의 건축가인 이광노 교수와 김세중이 생애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던 점, 마지막으로 가축위생연구소(당시 명칭)의 부조 제작 담당자였던 () 박근식 소장 자서전 및 2006년 발간된 수의과학검역정보 32호에 부조의 제작자가 김세중이라고 표기된 점을 그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

다만 박근식 소장 자서전에 김세중이 도안을 그렸고 미상의 인물이 제작을 했다는 내용을 토대로 후속 연구를 진행 중 입니다.

동물 부조는 전면에 주로 실험체로 사용되는 양, , 병아리와 같은 동물들이 양각으로 새겨져있으며, 오른쪽 상단에 ‘LABORATORY’라는 글자가 영문으로 쓰여있어 당시 건물 성격을 반영한 당시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부조 작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광화문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조각가 김세중(1928-1986)1949년 국전 첫 회 특선을 수상한 이후 작고하기 전까지 공공조형물과 가톨릭 조각 등의 현대 조각사에 족적을 남긴 예술가입니다. , 서울대학교 조소과의 교수를 거쳐 미술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으로도 재직하며 예술가이자 교육가, 행정가로 평생을 헌신하였습니다.

 

- 건축물

1964 년 개소 당시의 가축위생연구소 ( 건축 당시 명칭 )

 

1969 년 한국수의학회 총회 모습

 

건물 위에 부조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부조를 품고 있는 건물은 본관동으로 불리던 건물이었으며, 다수의 연구동 사이에서 직원들의 사무가 이루어지던 명칭 그대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연구의 첫 단계로서, 웹 자료 중 사실 관계가 확인된 정보들만을 수집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다수의 단행본, 신문 기사, 기관에서 발간한 자료집 등을 조사하였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관동 건물의 건축가는 이광노(1928-2018) 서울대 명예교수이며, 당시 미국의 원조를 받아 건물이 건축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한국인들의 생활을 바로 세우기 위해 주둔하던 미군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당시 미국 외의 국가에서 원조를 받는 사업 추진은 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USOM에서 수행하였고, 이를 통해 설립된 것이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신인 농사원입니다. 농사원은 농업의 진흥을 위한 사무를 관장하며, 기존 농업 관련 기관이 점차 이관되었고 그 중 하나가 가축위생연구소였습니다. 가축위생연구소의 본소는 부산에 있었지만 1961년 태풍 사라호의 피해로 부산 본소가 복구 사업을 통해 완전히 안양 지소로 이전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안양에서의 연구소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됩니다.

 

김천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이전한 이후에도 건축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3 안양시 건축문화상, 2014 경기도가 발간한 지도로 보는 아름다운 경기건축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건축적인 설명은 '경기도 근현대 생활문화 (2019)'의 설명으로 대체하고자 합니다.

 

(중략) 국립수의과학검역소의 본관 건물도 아름다운 건축으로 손꼽히던 작품이다. 2003년 안양시 건축문화상을 수상했고, 2014년 경기도가 발간한 지도로 보는 아름다운 경기건축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관은 건축가 이광노李光魯(1928~2018)가 설계했다. 이광노는 남산 어린이회관, 국회의사당, 서울대 캠퍼스, 삼성빌딩, 서울대학병원, 주한중국대사관, 아산재단 중앙병원 등 한국건축사의 중요 건물들을 설계하였습니다. 이광노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과 교수로 있던 1960년대 초반 국립수의과학검역소(당시엔 안양가축연구소) 본관의 설계를 맡았습니다. 다음은 안양시사에서 언급한 국립수의과학검역소의 내용입니다.

 

건립 당시 아직 미개발 상태였던 뒷산을 배경으로 자아내는 아름다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이다. 옆으로 긴 2층의 주 건축물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기둥을 벽면 밖으로 돌출시켰으며, 그 사이의 창들이 리듬감을 더해 주고 있다. 중앙 현관의 차양 지붕은 돌출되어 있는데 V자 모양으로 하늘로 치켜 올라가 있어 더욱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중앙 현관 주변을 외줄 기둥과 경쾌한 지붕으로 디자인하는 것은 1950~1960년대 한국 건축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것으로, 당시에 모더니즘 경향이 넓게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내부의 바닥과 기둥의 마감은 인조석 테라죠 물갈기로 하였으며, 그 바탕을 연분홍, 살구색 등 온화한 계통으로 배색하여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실험실의 내부에 온기를 주고 있다. 또한 현관 내부 중앙 기둥에 1950년대 한미경제원조 조치에 의해 이 건물이 지어졌음을 나타내는 표식 동판이 붙어 있다. 평면을 살펴보면, 북쪽에 복도를 배치한 평복도형으로 남쪽에 실험실과 사무실을 배치하였다. 서쪽에는 계단실을 두어 높아지는 대지에 맞추어 옥외로 통하는 출구를 두었다. 이 건물은 계단실의 창을 옆으로 길게 내고 열려 있는 공간도 세밀한 창살로 구획하여 르 코르뷔제에를 비롯한 근대 건축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국제주의 양식이 짙게 배어 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전면은 콘크리트 마감으로 하였는데 측면과 배면 등 뒤편의 외벽만은 붉은 벽돌로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전쟁 직후부터 이어지는 전쟁 복구사업의 연장에서 본다면 풍족하지 못한 재료의 생산 및 수급,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당시 상황으로 인해 완벽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 내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것에 기인한다. 따라서 전체의 형태는 국제주의 양식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구조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재료는 이에 미치지 못하여 건물의 뒤편에서는 현장의 재료를 활용하여 겉모양을 맞추어 나갔음을 알 수 있다. 콘크리트로 미끈한 형태를 빚는 요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1960년대 서울에서 한참 떨어진 한적한 농촌이었던 안양의 교외 현장에서는 재래 재료인 붉은 점토벽돌로 근사한 외양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 건물에서 또 하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건물 전면부의 3층에 새겨져 있는 부조물인데, 이 부조물에는 인간의 안전한 식생활을 확보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들의 형상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중략) 이 실험실 건물 뒤편(서쪽)에도 굴뚝 등 소각시설을 갖춘 적색벽돌의 부속시설들이 1970년대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 또 검역원 직원들의 사택이 있던 자리에는 안양세무서(현 만안세무서)가 들어서면서 모두 없어져 옛 모습은 사진기록으로만 남아있다.”(안양시사)

 

생태적 가치

- 2015년 검역본부 부지에 방문한 최재천 교수에 의해 검역본부 앞뜰(정원)에 대규모 일본왕개미 초군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국립생태원은 군체가 하나의 군체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지점을 설정한 후 개체를 채집하고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였습니다.

국립생태원의 조사 당시 , 14 개 채집 지점

 

- 연구 결과,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내에는 일본왕개미(Camponotus japonicus)와 곰개미(Formica japonica)가 함께 서식

2)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분석 결과로 일본왕개미 군체 내에서는 종 내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곰개미 군체 내에서는 종 내 변이가 발견되었음

3) 따라서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내 일본왕개미 군체는 하나의 초군체(supercolony)로 간주하여도 무방할 것으로 보임

4) 검역본부가 지어진 지 100년 이상이 된 것으로 보아 일본왕개미 군체는 5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음

 

- 또한,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지 내 대규모 일본왕개미 초군체의 의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문화재·유물 보존 수십년 된 개미 제국 보존(생각의 전환)

2) 해외에도 개미 초군체가 발견된 사례는 있으나, 보존의 노력을 기울인 사례는 없음

3) 따라서 앞으로 군체 보존을 통하여 연구와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한다면 세계 최초 사례가 될 것이며 본보기가 될 것임

4)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보기 힘든 살아있는 생태 교육·전시의 장이 될 것

5) 교육·전시·연구 모두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큰 이점

6) 안양시의 생태·환경 친화적 이미지 제고

7) 안양시민에게 생태문화적 휴식처 제공

 

대한수의학회 3차 총회(1969) 사진. 왕개미가 초대형 군체를 이루고 있는 야외정원에 현재도 남아있는 연석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훼손 또는 위험요인

 

20101,300억원을 들여 안양시에서 매입한 토지로, 세차례의 개발 계획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이렇다할 개발 계획은 확정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전 계획대로라면 기업 유치, 청사 이전, 아파트 건축 등의 방안으로 부지가 개발되고, 이렇게 되면 본관동과 김세중의 작품 또한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또한, 본관동과 부조 작품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작품의 보존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부조 작품은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박락과 손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즉각적인 조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향후 작품의 보존에 영향을 줄것으로 사료 됩니다. 따라서, 내셔널트러스트 공모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알리고 향후 보존/보전에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부조와 벽면 사이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음
작품의 정기적인 세척이 이루어지지 않아 곳곳에 얼룩이 진 모습

 

 

보전활동 및 보전방안

 

보전 활동을 위해 2023년 연구진은 개인 활동으로 <경기 지역문화 활성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민 인터뷰, 학술조사,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연구자료집을 펼쳐냈고, 이와 더불어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고 사용하기 위해, 2023<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건축물 정밀안전진단 등을 통해 건축물의 보존과 향후 사용에 대한 기본적인 건축물 조사를 실시했고 안전진단 상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 자문을 받았습니다.

 

또한, 2023년부터 지속하여 김세중 작가에 대한 전문적이 자문이 가능한 김세중미술관의 김원영 학예실장과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부조 작품에 대한 현황 파악과 함께 부지 보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보전 활동을 위한 사전 협의에 돌입했습니다.

 

지역의 근대건축유산과 작품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민의 옹호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여, 안양예술인총연합회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공간 활용 및 공간 보전활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김세중미술관 및 대학 건축과 교수, 안양시 시민기록가(운동가) 등 여러 건축·예술 전문가들과 현장답사와 자문활동을 15회 이상 진행하였습니다.

 

이 부지에 현재 안양시의 계획대로 복합행정타운의 설계가 들어간다면,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몇 년 안에 발생할 일입니다. 또한, 검역원이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부조작품을 따로 떼어내서 앞 정원부지에 재설치하겠다는 안양시와의 논의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이 마저도 작품의 현 상태를 보았을 때 빠른 보수와 보전작업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과 인력, 행정의 문제는 검역원 본관동 건물과 작품을 방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2024년 현재 안양예술인총연합회 및 김세중미술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근대건축유산으로서의 본관동과 부조작품의 보전 및 활용을 위해 정기적인 모임을 조성하고 본격적인 학술연구를 지난 3월부터 시작하였으며, 이를 위해 정기적인 학술대회, 포럼, 현장 답사 워크숍 등의 학술 문화행사를 조직하여 이 유산과 작품을 보전하려합니다.

 

또한, 건물과 함께 앞 정원의 생태부지 또한 지역민들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장소성을 살린 문화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지역민의 관심을 끌어내는 활동을 진행하려 합니다.

 

<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에게 60년 만에 개방되었던 근대건축유산인 본관동 건물과 부조 작품은 이제 다시 문을 굳게 닫고 말았습니다. 한 명의 문화 기획자로서 우리가 이 장소를 계속해서 연구하지 않는다면, 이곳은 머지않아 사진에서만 보는 곳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60년 만에 시민에게 돌아온 이 장소가 이제 다시 시민과 호흡하며 안양의 대표적인 공공예술 효시로서 지역의 브랜드 정체성으로 기억되고, 시민들이 찾는 문화예술공간이 될 수 있도록 내셔널트러스트 공모를 시작으로 행하려 합니다.

 

소유 및 관리현황 - 명칭 및 지번: ()농림축산검역본부 본관동 부지(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로 175)

- 본관동 면적: 1,950

- 정원 면적: 8,120

- 소유자 및 관리자: 안양시 신성장전략과

협조여부: x

소유주 동의여부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