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법인이 오는 30일 정식 출범함에 따라 태광그룹이 1987년 케이블TV 안양방송을 시쟉으로 거대 MSO로 성장해 오던 케이블TV 티브로드가 33년만애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오는 30일 합병을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통합법인 명칭은 아직 미정으로 인수합병 절차를 위해 당분간 가칭으로 SK브로드밴드를 사용하지만 합병법인 출범 이후 사명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티브로드는 고객에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안내하며 합병법인 명칭을 SK브로드밴드(가칭), 법인주소는 현재 SK브로드밴드 본사(서울시 중구 퇴계로 24)로 공지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기업이미지(CI) 교체를 위해 내부 수요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합병법인 명칭이 확정되면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브로드 임직원은 합병법인 출범을 전후해 수원에서 합병법인 본사로 이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SK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최종 승인됐다.
양사 합병 논의는 지난해 2월 양사의 모회사인 SK텔레콤과 티브로드가 합병 추진을 발표하고, 5월 9일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티브로드 계열법인의 합병·인수 관련 변경허가·인가 등을 신청하면서 시작한이후 8개월만이다.
과기정통부는 다만 ▲ 공정경쟁 ▲ 이용자편익 ▲ 지역성 강화 ▲ 고용 안정 등 조건을 부과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어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 SO의 합병 변경허가에 대한 사전동의를 요청했으며, 방통위는 지난 20일 14가지 조건과 3가지 권고 사항을 부과한 사전 동의안을 의결했다.
방통위가 제시한 조건별 주요 내용은 ▲ 합병 법인 공적 책임 제고 ▲ 지역성 강화 ▲ 공정경쟁 거래질서 준수 유도 ▲ 시청자 권익 보호 및 확대 ▲ 실효적인 콘텐츠 투자 유도 ▲ 인력 운용 및 협력업체 상생 등이다.
방통위는 권고사항도 제시했다. 합병법인은 방송분야 전문가를 일정기간 동안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방법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역방송, 지자체, 시청자미디어센터 간 협력체계 구축으로 지역밀착형·시청자참여 프로그램 제작 지원, 시설이용 개방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합병법인은 사회경제적 약자의 시청권을 위해 아날로그 상품의 가격 및 채널 수와 유사한 디지털케이블TV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같은 합병 승인에 SK브로드밴드는 입장 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합병(M&A)은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IPTV(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와 케이블TV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을 선도함과 동시에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달 15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이번 합병으로 KT 계열의 점유율이 31.1%, LG유플러스 계열의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합산 점유율이 23.9%로 3사 경합 국면이 조성돼 미디어 시장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합병으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기존 13%에서 24%로 확대했다. KT 계열(31.8%), LG유플러스 계열(25%)에 이어 시장 3위 사업자다.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KT 계열 1093만명, LG유플러스 계열 863만명, SK브로드밴드 822만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매출은 각각 3조1760억원, 6385억원이다. 합병법인은 매출 4조원대 기업으로 덩치가 커진다. 직원 수 또한 2281명(SK브로드밴드 1761명, 티브로드 520명)으로 확대됐다.
서비스 지역의 커버리지도 확대 됐다. 티브로드의 경우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등 대도시 지역의 케이블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온 만큼, 지역 기반의 네트워크가 탄탄해졌다.
보급형 케이블 상품과 프리미엄급 IPTV 상품을 아우르면서 방송 서비스 제품군이 풍부해진 점도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할 수 있는 강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덩치가 커지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지역 채널을 강화해 광고 효과 등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가 몸 집을 키워 체력을 강화했지만, 시장 3위에 그쳤다는 '한계'도 분명하다. '성장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안고 새 출발선에 선 SK브로드밴드가 성공적인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합병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1,2위 사업자와의 가입자 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1위 사업자인 KT 계열과는 300만명 가까이 가입자 수 차이를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가입자 확대를 위해서, 케이블 추가 인수 합병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이애 동맹을 확장할 여지도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매물로 나온 현대HCN, 딜라이브 등의 추가 인수로 SK텔레콤이 유·무선 1위 자리 욕심을 내고 있다고 봤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 이후 IPTV와 케이블TV를 포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우선 준비할 계획이다. 새로운 콘텐츠 제작보다는 IPTV와 케이블TV 각각의 특성을 반영한 상품을 추가 출시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이 밖에 Btv 디바이스의 모바일 확장, 키즈 상품 재정비, 인공지능(AI)기반 편성·추천 기능 고도화 등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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