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사진기록/오래된곳

[20190915]안양 삼막마을 500년 할아버지 느티나무

안양똑딱이 2019. 9. 15. 12:03

 

2019.09.08/ #안양 #느티나무 #500년 #석수동 #서낭할아버지나무 #/ 안양시 석수동 삼막마을에는 마을의 수호신 나무가 2그루 있다. 바로 할아버지 나무와 할머니 나무이다.
할아버지 나무는 500년이나 된 느티나무로 군데군데 상처를 치유한 흔적에서 500년의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시원하게 쭉쭉 뻗은 가지들이 아직도 늠름한 모습을 자아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변화로 나뭇잎의 모습이 달라지면서 할아버지 나무의 모습도 사뭇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이 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서낭 할아버지나무’라고 불린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떠나 외지에 일을 보러갈 때나 또는 중요한 시험을 치르러 갈 때면 어김없이 이 나무에 와서 인사를 하고 다녀온다고 한다. 그저 큰일이 없어도 마을을 들고날 때 마을의 수호신인 할아버지 나무에게 인사를 하고 마음의 정성을 드린다.
이 할아버지 나무 옆에는 곧게 뻗은 고사목 향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원래 할아버지 나무는 이 향나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향나무가 생명을 다하고 새로운 느티나무가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긴 세월을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일까. 얼핏 보면 느티나무의 한 가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할아버지 나무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한국전쟁 직후에 어느 미군이 이 느티나무 가지를 땔감으로 쓰기 위해 가지를 잘라 가려고 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신성한 나무라 안 된다고 말렸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끝내 땔감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그날 밤 부대에 원인 모를 불이 나 피해가 컸다. 사람들은 서낭할아버지의 노여움을 산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때마다 정성껏 제사를 올리고 있다.
할아버지 나무에서 삼막사방향으로 10m쯤 올라가면 할머니 나무가 있다. 할머니 나무는 은행나무이다. 할아버지 나무에 비하면 그렇게 수령이 오래된 것은 아니다. 이 할머니 나무도 원래 할머니 나무는 아니다. 원래 할머니 나무는 은행나무 옆에 자리한 고사목 향나무이다. 할아버지 나무 옆에 있는 고사목 향나무와 비교하면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은 향나무이다. 할머니 나무는 1977년 대홍수 때 뿌리 채 뽑혀 떠내려오던 것을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다시 심은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그 옆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은행나무 옆의 고사목 향나무의 생김새가 워낙 멋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사 가려고 했으나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수호신이며, 신성한 나무라 팔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할아버지 나무나 할머니 나무 옆의 고사목 향나무들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스러지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막 마을 사람들은 매년 음력 7월 1일과 10월 1일이 되면 이 두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삼막골 당제 또는 삼막골 쌍신제라 불리우며 유구한 역사성과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 내려오는 무형문화유산이다.
마을 사람들은 삼막골 당제를 통해 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제사를 지내고 음복을 할 때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불러 복을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삼막골 동제

나무(수목)를 신앙하고 섬기는 삼막골 동제는 약500년의 역사성을 자랑하는 마을민속신앙으로 조선시대(세종 조) 영의정을 역임한 하연(河演, 본관 진주)공의 후손이 500여년 전, 삼막마을에 정착하면서 자생적으로 태동한 마을제례문화로 분석된다. 따라서 조선전기 수목(삼막골 느티나무)의 식재와 더불어 마을이 형성되고, 마을제 제례의식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 말(우왕 2)에 태어난 하연 선생(1376년~1453, 정치가, 행정관료)은 1396년(태조 5)에 문과에 급제, 우의정·좌의정을 거쳐, 세종 31년(1449)에는 황희 정승에 이어, 영의정까지 오른 역사 속 인물이다.
마을제는 오전 11시 우물 신에게 우물고사(우물제)를 먼저 지내고, 오후 3시 석수1동 마을회관(2통 소재)앞 할아버지나무(향나무와 느티나무)와 삼막교 옆(1통소재, 소공원내) 할머니나무(향나무와 은행나무)에서, 2개소의 제신인 고목을 대상으로 고목제를 올린다.
할아버지향나무(숫나무)와 할머니향나무(암나무)는 고사되어 고사목이 되었지만, 삼막골에서는 할아버지향나무(숫나무) 옆 느티나무와 할머니향나무(암나무)옆 은행나무에 제를 올리며, 무형문화유산인 마을제의 원형을 유지하며, 복수의 자연신(나무)에게 제를 올리고 있다.
삼막골 동제는 제신인 수목을 암수(음·양)로 구분하여, 할아버지나무와 할머니나무에서 거의 동시에 오후에 지내고, 수목고사에 앞서 오전에 우물신에게 우물고사를 지내, 모두 3개소에서 마을제사를 지낸다.
우물고사는 여름에는 1통 주관 하에 제관이 우물제를 지내고, 가을에는 2통 주관 하에 우물제를 번갈아 주관한다.
삼막골 동제는 동네를 수호하는 마을신인 성황나무 앞에 소머리, 통북어, 떡, 제주(술) 등 갖은 제물을 바치고, 수목제사를 올린다.
당고사는 △강신례 △초헌례 △독축 △아헌례 △종헌례 △기원례 △사신례 △소지 △철상 및 음복례 순으로 진행되며, 할아버지나무와 할머니나무 앞 각각 제단(신과 만나는 장소)에서 거의 동시에 열린다.
삼막골 마을고사는 마을을 아래 마을(2통)과 윗마을(1통)로 구분, 마을단위로 동시간대에 마을신(수호신)인 신성한 2개의 당산목(서낭할아버지나무, 서낭할머니나무)을 대상으로 각각의 나무에서 서낭제를 올리는데, 할아버지 나무를 살짝 먼저 지낸다.
삼막마을 아랫마을 2통장은 초헌관이 할아버지나무(숫나무 향나무, 느티나무)에 제주(술) 한잔을 올린 후, 바로 윗마을 1통장에게 통신(전화)으로 할머니나무(암나무 향나무, 은행나무)에게 고사를 지내라고 신호를 보내면, 이윽고 할머니나무 당제는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