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淸溪山)은 어릴 적 우리들 마음속의 청산(靑山)이었다. ‘살어리랏다’ 청산이었다. 나무와 풀들과 온갖 덩굴들이 어우러져 숲이 되고, 숲이 수해를 이루어 우리들은 파도를 타듯이 울렁대는 수림 위에서 자맥질했다. 아니 운해가 되어 스펀지 구름 위에서 텀블링을 하듯이 했었다. 아프리카에만 따로 밀림에 타잔이 있는 것이 아니었고, 너구리나 고라니만 우리와 아주 다른 산짐승이 아니었다. 머루랑 다래랑 널려 있었다. 우리들은 청산에 청사슴이 되어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거나, 아니면 그곳에 청벌레가 되어 나뭇잎 뒤에 붙어 있어도 좋았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푸른산에 살고 싶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푸른산에 살고 싶다. 「청산별곡(靑山別曲)」첫 연 청계산 깊숙한 속에 청계사 절이 있었다. 한직골, 새말, 토..